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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집어 놓는 것들

◇ 21세기를 지배하는 키워드/이인식 지음/김영사 펴냄

멀쩡한 성인 남자를 3개월 동안 거세시키는 피임약이나, 바보를 단번에 천재로 만드는 머리 좋아지는 약(스마트 약)이 앞으로 10년안에 개발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아무리 과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도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과학저술가인 이인식씨에 따르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씨는 ‘21세기를 지배하는 키워드’에서 스마트 약과 피임백신과 관련된 기본적 동물실험이 이미 성공을 거뒀으며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1세기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21세기를 조망한 사전형식의 키워드 칼럼이다. 성, 과학, 경제, 인터넷, 종교,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인류문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80가지의 용어목록을 만들고 그것의 파급효과를 풍부하게 해석했다. 요컨대 지적 호기심과 흥미만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정된 시각에서 21세기를 바라보지 않고 경제부터 섹스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미래 서적과 달리 21세기에 대한 넓은 안목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도록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를 한 권의 책에서 충실히 다루고 있다. 다음은 ‘21세기를 지배하는 키워드’가 예상하는 미래의 모습.

우선 21세기는 시간의 개념이 지금과 뿌리부터 다르게 된다. 사람마다 일하는 시간대가 달라지며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작업하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진다. 결코 잠들지 않는 인터넷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자가 자기 고유의 시계로 생활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표준시간은 거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부문도 대변혁이 예상된다. 고등학교가 사라지고 중학교를 졸업한 15~16세의 청소년이 바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21세기의 10대는 20세기 청소년보다 신체적으로 성숙할 뿐 아니라 인터넷과 자동차로 좀더 독립된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성인의 삶도 ‘유목민’의 생활방식으로 바뀐다. 많은 사람이 국경에 개의치 않고 일과 부를 찾아 세계 곳곳으로 동분서주하게 될 것이다.

생물복제와 ‘맞춤 아기’가 사회적으로 수용된다면 침대보다 시험관에서 아이들이 만들어지고 태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자식을 낳기 위해 구태여 성행위를 하지 않아도 되며, 성은 오로지 쾌락을 추구하는 오락행위에 불과하게 될지도 모른다. 2003년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인간이 생명의 설계도를 그릴 수 있게 되면 알츠하이머, 암 등을 치유하는 백신과 나아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 조작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아직까지는 황당하게만 들리는 미래의 모습을 각 개념마다 스타일로 묶어 쉬우면서도 현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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