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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역사앞에 무너진 인간의 삶

‘만약 당신의 인권이 철저히 유린되고,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민족과 애국을 논할 수 있겠는가’

3월1일부터 동숭홀 무대에 오르는 연극 ‘MADE IN JAPAN/부제:배정자를 아시나요’는 우리 역사의 비극적인 시대상과 그 시대를 처절하게 살아온 한 인간의 원초적인 갈등과 고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새천년 첫번째 3·1절을 맞아 극단고향(기획:열기획)이 선보인 이 작품은 일제시대 여자의 몸으로 일본 침략의 악잡이 노릇을 했던 배정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혼자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폭압적인 현실, 그 속에서 나약한 한 여인이 택할 수 밖에 없는 어쩔수 없는 인간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배정자는 1870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한 평범한 여인이다. 본명은 배분남.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처형돼 집안이 산산조각나자 눈먼 어머니는 어린 그녀를 데리고 거렁뱅이 생활을 전전하다 결국 밥이라도 편히 먹고 살라고 관기로 만들었다. 남자의 노리개로 살아야 하는 운명을 거부한 그녀는 여승이 될 것을 결심하고 통도사로 들어간다.

그러나 비구니가 되어서도 남자 중들의 성적 희롱을 받아야했던 그녀는 이땅의 삶을 포기하고 아버지 친구인 밀양부사 정병하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녀는 일본에서 개화파 인물인 안경수와 망명중인 김옥균의 천거로 이토오 히로부미의 양녀가 돼 철저한 밀정 교육을 받는다. 이름도 배정자로 개명한다.

1894년 귀국한 배정자는 일본세력의 비호를 받으며 한국 침략의 앞잡이 노릇을 한다. 1910년 이후에는 아카시의 앞잡이로, 1920년 일본군의 시베리아 출병때는 군사 첩보자로 활동하며 일본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후 조선총독부의 지령을 받고 항일독립투사를 붙잡는 일과 1940년 태평양 전쟁 이후에는 종군 위안부를 징집하는데 앞장선다. 결국 배정자는 1948년 국회본회의에서 반민족행위자 처벌법이 통과되면서 감옥살이를 하다 1951년 한국전쟁때 서울에서 8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비록 매국노였지만 배정자는 뛰어난 미모와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평생 숱한 조선 갑부와 지식인, 그리고 일본 고위간부들과 염문을 뿌리며 인생을 즐겼다.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파머 머리를 하며 당당하게 생활했다.

이 작품은 조선에서 버림받아 일본인으로 다시 태어난 배정자가 고종 시해 명령을 받고도 인간적인 갈등 때문에 실패하는 모습, 그러면서도 이토오 히로부미의 강압에 못이겨 계속적인 친일 행위를 하는 약한 인간의 이중적 모습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문세 무용발표회

대중음악과 현대무용이 만나 ‘살아있는 무대예술’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감미로운 감수성을 가진 대중가수 이문세씨와 현대무용의 거장인 육완순(사단법인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 여사가 노래와 춤으로 꾸미는 무대는 어렵게만 느껴져온 현대무용을 보다 친숙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공연은 1부 ‘간이역에서의 꽃다발…’과 2부 ‘빗물을 위한 작은 전람회’로 나눠지는데 역동적인 무대 전환과 화려한 뮤지컬적인 연출로 공연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음악은 9인조 밴드가 맡고 50여명의 댄서및 무용수가 무대에 올라 이문세씨의 노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춤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이를 위해 현대무용은 물론, 재즈댄스, 살사, 삼바, 힙합댄스 등이 동원되고 뮤지컬과 연극, 마임 등의 요소도 음악과 춤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특히 슈퍼모델 출신의 이소라씨가 게스트로 출연해 이문세씨와 듀엣으로 ‘슬픈사랑의 노래’도 들려준다. 만능 탤런트 박상원씨가 1996년 이문세 콘서트에 이어 또다시 연출을 맡았다.

3월3일(오후 8시), 4일(오후 5시, 8시)/국립중앙극장 대극장


영화

· 01412(부제 파사신검)

최근 부쩍 관심이 높아진 인터넷 영화팬들을 위해 제작된 본격적인 인터넷 무협 영화. n세대의 감각을 체득한 CF감독출신의 박태찬씨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이용, 새로운 영화 형식을 선보인다. 고난도 액션이 볼만하며 각종 ‘특수 효과’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특수 의상도 준비했다. 오렌지씨씨 제작. 02)3442-1551. 3월중순/인터넷을 통해 공개.

· 아메리칸 뷰티

무기력한 중년남자가 딸의 친구를 통해 삶의 열정을 되찾으면서 전개되는 한 가정의 비극에 초점을 맞춘 작품. 어느 순간 찌그러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 보통의 남자, 레스터 버냄역을 맡은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아내역)의 연기가 볼만하다. 정적인 카메라 워킹으로 소박한 일상의 삶을 마치 그림을 그리듯 화면에 담았다. 아름다움은 멀리 있지않고 바로 우리 옆에 있다는 교훈을 던져준다. 2000년 골든 글로브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2월26일개봉/명보 허리우드 시네코아

· 고(go)

용감하다 못해 무모하기까지 한 젊은이들의 삶을 코믹하게 그렸다. ‘내일은 뭐하고 놀지’를 고민하다 차에 치어 다리를 절게 된 로라, 훔쳐먹은 마약에 취해 죽다 살아나는 매니, 인간담보로 잡혀 곤욕을 치르는 클레어 등 마냥 고(go)만을 외치는 젊은 세대의 질주를 테크노 음악으로 포장했다. 등장인물간의 서로 물고 물리는 구성이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들을 더욱 스릴있게 만든다. 대형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 게 약점.

2월26일개봉/


공연

· 이몽 2000-마네트 마임

오래간만에 무대에 오르는 본격 마임극. 상업화로 치닫는 대학로 공연문화속에서도 진지한 자세로 예술성을 추구한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임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김봉석씨 등 5명의 배우가 나서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Love is…’을 비롯해 ‘현대인’, ‘진달래꽃’ 등 5편을 공연한다. 몸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마임극의 특성을 감안해 청각장애자들을 특별초청했다.

3월3일~12일 오후 7시30분(금토일은 4시30분, 7시30분)/대학로 강강술래극장

· 컬트개그-머리에 꽃을

‘정신이 온전치 못한’ 자들이 모인 정신병동에는 어떤 웃음이 있을까. 컬트개그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극단 연극세상이 제4탄의 무대로 정신병동을 선택, 공연중이다. 미친 자(환자)와 미치려하는 자(정신과 여의사), 그리고 그 속에서 탈출의 꿈꾸는 모습(간호원) 등이 어우러진 정신병동의 일상을 아이러니한 웃음으로 엮었다. 3월31일까지, 평일 1시30분부터 5회, 주말은 6회/ 대학로 미리내 소극장


인형극

· 삼국지

중국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삼국지를 대형 인형극으로 꾸몄다. 일중 합작 작품. 3세기경 ‘한’이 멸망한 뒤 중국대륙을 장악하기 위해 다툰 ‘위’, ‘촉’, ‘오’등 삼국이 주무대. 촉의 유비가 전략가 제갈량을 찾아가는 삼고(三顧)의 예를 다룬 1막과 걸출한 영웅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적벽대전의 2막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 인형미술의 대가인 가와모토 기하치로가 인형미술을 맡고 일·중 양국의 인형기술자들이 연기를 담당했다.

2월25일~27일 오후 2시, 6시/호암아트홀


콘서트

· 메가데스(megadeth) 라이브 인 서울

세계적인 헤비메틀 그룹 ‘메가데스’가 또 서울에 온다. 새 앨범 ‘리스크(Risk)’를 통해 예전의 사운드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은 메가데스는 1998년에 이어 두번째 한국공연에서 음악적 완숙함을 과시할 예정이다. 1985년 기타리스트 데이브 메스테인을 중심으로 조직된 4인조 그룹 메가데스는 첫 앨범 ‘Killing is business… And business is good’을 시작으로 ‘Rust in peace’, ‘Holy wars… The punishment Due’등 많ㅇ느 히트곡을 발표했다.

3월1일 오후 7시30분/올림픽 공원 펜싱경기장


전시

· 문정숙 회고전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영화 명배우 회고전 제 1탄으로 ‘문정숙 회고전’을 마련했다. 1964년에 제작된 ‘검은머리’가 3월6일에 상영되고 7일에는 ‘마의 계단’, 8일 ‘예라이샹’, 9일 ‘귀로’, 10일 ‘내가 반역자냐’순으로 공개된다. 6일에는 문정숙씨가 직접 나와 관객과 만남의 시간도 갖는다.

3월6일~10일/한국영상자료원 시사실(예술의 전당 예술자료관 1층)


음악회

뉴욕주립대학(스토니브룩)출신인 플루이스트 배종선씨가 3월2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플루트 독주회를 갖는다. 1998년 10월 귀국독주회를 가진 후 두번째 공연. 이진영씨가 피아노를 담당한다.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에서는 남기영씨의 작곡 발표회가 열린다. 중앙대학출신으로 폴란드와 러시아에서 수학한 남기영씨는 ‘맑은 영혼의 목소리’를 음악속에 표현한다는 평를 듣고 있다. 2월27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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