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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자원의 한계를 극복한 '여행대국'

‘언리미티드 싱가포르(Unlimited singapore)’

흔히 싱가포르를 여행지 혹은 휴양지라고 인식하지는 않는다. 서울 정도에 불과한 작은 땅덩어리,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는 오히려 도시생활의 고달픔을 떠올리기에 알맞다. 변변한 절경이나 리조트가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는 ‘여행대국’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연평균 700만명. 싱가포르보다 훨씬 아름답고 4계절에 따른 관광상품도 풍성한 한국의 경우 지난해 46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700만명이 넘으려면 2003년께나 가능하다. 관광자원이 ‘전혀 없는’ 싱가포르가 매력적인 여행지가 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탈도시적이다. 푸르다. ‘나라 전체가 정원’이라고 말 할 정도로 녹지가 곳곳에 발달해 있고 거리는 온통 숲길이다. 30년간의 ‘그린 앤 클린’정책의 결과이다. 건물을 지으려면 기존의 건물과 설계가 달라야 한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모든 건물은 외양이 다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건물의 숲이다. 콘크리트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은 2~3층짜리 목조건물도 내부만 현대식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도로의 전면에 버티고 있다. 100여년 세월의 흔적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도시의 모습은 푸근하다.

환경에 대한 인식 또한 각별하다. 길바닥에 붙는 껌은 아예 수입금지 품목이다. 자가용을 굴리려면 차값의 10배가 넘는 세금을 물어야 하고 거리에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면 엄한 처벌을 받게 된다. 도시의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도시의 지혜는 스스로를 더욱 싱그럽게 만든다.

싱가포르 관광의 주요 테마는 공원이다. 자연공원이 없어 100%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공을 들였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 많다. 가장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는 곳은 센토사 공원. 서울의 여의도만한 센토사섬 전체가 공원이다. 역사박물관, 나비박물관, 해양박물관과 바다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언더워터월드 등이 이곳에 있다.

북부 주롱지역에 있는 주롱새공원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전세계 600여종 8,000여마리의 새가 모여있다. 공원 언덕 꼭대기에 30㎙ 높이의 폭포를 만들었는데 인공폭포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또하나의 자랑은 싱가포르동물원. 야생의 정글을 살린 개방형 동물원이다. 2,000여종의 동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철창없이 구경할 수 있다.

인구(380만명)의 두 배인 700만명이 다녀가는 우수한 관광지이지만 싱가포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관광중개업’이다. 스스로의 자원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싱가포르는 인근 동남아의 고급휴양지를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배를 타고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휴양지 빈탄은 이미 대규모로 개발이 완성되어 가는 곳.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은 물론 한국의 제주도 협재해수욕장 부근에도 해상 호텔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들이 무역중개업으로 돈을 벌었듯이 싱가포르를 정점으로 인근의 휴양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2000년대의 관광기조가 되고 있는 ‘언리미티드 싱가포르’정책이다. 산업자원이 전혀 없이도 큰 돈을 벌어들인 나라 싱가포르는 이제 남의 나라 관광자원을 이용해 봉이 김선달이 될 욕심이다.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나라이다.

권오현 생활과학부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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