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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자동차, RV·대형차 ‘질주’

‘RV와 대형차’

2000년 국내 자동차업계의 동향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단어이다. 올들어 1, 2월 두달 동안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는 다목적·레크리에이션 승용차(RV)와 대형 승용차의 판매 증가율이 각각 10~20%에 달하는 등 판매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집계한 1월말까지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승용차 시장(8만3,614대)에서 RV(3만1,959대·통계상으로는 다목적형 승용차로 분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38%로 지난해의 29%에 비해 9%이상 증가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올해 RV시장의 규모는 전체 시장의 34%, 대수 기준으로는 36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급승용차 없어서 못판다

IMF체제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급감했던 고급 승용차의 판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쿠스, 체어맨 등 기존 대형차의 크기를 20~25㎝이상 늘려 뒷좌석을 안락하고 편안하게 만든 소위 ‘리무진’차량의 인기는 대단하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기본 판매가격이 3,000만~7,000만원대인 최고급 차종인 에쿠스가 1월 한달동안 835대나 팔려 나갔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20.8%나 늘어난 수치이다. 현대자동차는 “세단과 리무진을 포함, 최소 보름정도는 기다려야 원하는 색상과 옵션의 차량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시판에 들어간 대우자동차의 중형차인 매그너스도 1월 한달 동안 2,290대가 팔릴 정도로 탄력을 받고 있으며 기아자동차의 엔터프라이즈와 포텐샤도 각각 월 200대 이상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RV와 고급·대형 승용차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 3사 역시 신차출시 전략 등을 포함한 전사적 마케팅 역량을 RV와 대형차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우선 RV시장. 카니발, 카렌스, 카스타 등 ‘카 트리오’로 지난해 RV시장의 57%를 석권했던 기아자동차는 지난 1월 카렌스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밀레니엄 카렌스’를 선보이는 등 1위 자리 고수에 나섰다. ‘밀레니엄 카렌스’는 고급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기아의 영문 이니셜인 ‘K’를 형상화한 새로운 엠블럼을 보닛과 트렁크쪽에 부착했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크릴 도금으로 바꿨고 차량 색깔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혔다.

기아는 또 상반기에 ‘카렌스 2.0 LPG’ 모델을 선보여 고급 미니밴 수요층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내부 인테리어를 개선한 ‘밀레니엄 카니발’과 국내 최초로 리어도어를 통한 자유로운 승·하차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2도어의 단점인 2열 탑승자의 승·하차성을 개선한 ‘밀레니엄 레토나’를 선보였다.

기아자동차 이화원 과장은 “상반기중 RV전시장을 수도권에 10여개 추가로 설치하는 등 마케팅 분야에도 역량을 기울여 RV차량의 판매목표를 지난해 14만대에서 35%가량 증가한 18만8,000대로 늘려 잡았다”고 말했다.


RV·대형차에 마케팅 집중

기아자동차의 ‘큰 형’인 현대자동차도 RV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트라제 XG’를 고급화하는 방향으로 RV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트라제 XG’는 EF쏘나타와 그랜저XG에 들어가는 2.5리터 델타엔진을 튜닝한 ‘V6 2.7 엔진’을 채택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디젤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트라제 XG’는 연료유무와 안전벨트 미착용 등 차량상태를 음성으로 전해주는 음성경보 시스템, 전·후방 장애물에 대한 자동경보장치 등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다.

RV시장 공략을 위해 대우가 내놓은 차량은 ‘레조’.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안락한 쉼터’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따온 레조는 실제로 지난 1월 한달동안 2,000대 이상이 팔려나가고 1만대 이상의 주문이 밀릴 정도로 ‘시원하게’ 판매되고 있다. 2,000㏄ LPG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두가지 모델로 개발됐는데 경쟁 차종인 카렌스에 비해 길이는 짧고 차폭이 약간 크며, 곡선형의 둥근 차체때문에 풍만하면서도 힘있는 인상을 준다.

레조의 경쟁력이자 가장 큰 특징은 ‘실내공간’이다. ‘안을 보라’라는 광고 카피처럼 레조의 내부는 앞쪽에는 5개의 수납함과 1개의 컵홀더를 설치, 편의성을 높였고 뒷좌석에는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간이 테이블을 부착했다.

대우측은 레조가 카렌스를 따라 잡아 국내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점유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대우자동차 관계자는 “주문이 계속 밀려들어 계약을 한뒤 3개월이 지나야 차량인도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출고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1월17일부터 군산공장을 2교대 근무체제로 전환해 생산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용차시장 고급화 바람

그렇다면 고급·대형차 시장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승용차 시장에서는 올해 어떤 신차들이 준비되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 아반떼와 기아 세피아 후속 모델의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현대자동차가 내놓을 승용차 모델중에서는 4월 출시될 예정인 아반떼 후속인 ‘XD(프로젝트명)’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엘란트라와 아반떼에 이은 준중형 3세대 모델인 이 차는 아반떼보다 휠 베이스가 60㎝가량 늘어나는 등 전체 크기가 커진 것이 특징이다.

‘XD’의 가장 큰 특징은 중형 승용차 수준의 인테리어에 그랜저XG와 EF쏘나타, 베르나로 이어지는 ‘뉴 엣지(New Edge)’스타일의 패밀리 룩 세단이라는 점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헤드램프를 각지게 만들었으며 범퍼를 그랜저XG나 베르나 보다 강한 이미지로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의 다양한 개성을 받아들여 ‘4도어 노치백’과 함께 왜건형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승용차 시장에 불고 있는 ‘고급화’바람에 따라 편의장비를 동급 차종보다 고급스럽게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XD의 제원은 길이x너비x높이가 ‘4,495㎜x1,720㎜x1,430㎜’이며 실내의 길이x너비x높이는 ‘1,910㎜x1,450㎜x1,190㎜’이다. 이같은 수치로 볼 때 XD는 승용차의 크기를 늘리기 보다는 실내 공간을 넓히는 데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 부분에서 대우자동차의 반격은 4월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즉 라노스의 앞뒤 모양을 약간 바꾼 ‘T-150’모델이 4월중 일반에 선보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또 7월중에는 직렬 6기통 엔진을 얹은 ‘매그너스 2.5’와 내외장 스타일을 대폭 바꾼 마티즈 부분 변경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대우자동차는 또 브로엄 시리즈의 후속으로 일명 ‘P-100’을 개발중인데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결과에 따라 출시여부 및 출시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 차세대엔진 개발에 심혈 쏟아

대우자동차의 형제 회사라고 할 수 있는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코란도와 무쏘시리즈의 부분 변경모델을 4월과 6월께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올 연말에는 무쏘의 후속모델인 ‘Y-200’을 출시하게 되는데 이 차에는 2.8ℓ, 3.2ℓ가솔린엔진과 2.3ℓ, 2.9ℓ디젤엔진이 얹혀지게 된다. 대우자동차는 또 신형 승용차와 함께 차세대 엔진개발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대우 관계자는 “RV자동차에 장착될 ‘직접분사 엔진(DI·Direct Injection)’의 개발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는 2개의 신형 승용차모델을 선보이게 된다. 먼저 기아자동차의 주력 승용차인 ‘세피아2’의 후속모델로 ‘S-Ⅳ’가 5월께 출시된다. 이 차는 세피아2에 비해 라디에이터 그릴과 앞뒤 램프, C필터 등 겉모양이 대폭 바뀌었으며 인스트루먼트 패널 등 인테리어도 완전히 새롭게 바꾸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세피아 후속모델의 이름을 일단은 새로 지을 생각이지만, 해외에서 세피아의 이미지가 좋은 점을 감안해 수출용과 내수용의 이름을 달리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께는 크레도스 후속모델인 MS(밀레니엄 세단)를 선보일 방침이다. MS는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에 인수된 뒤 선보이는 최초의 ‘플랫폼 통합’차량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승용차를 생산하던 생산시설(플랫폼)에서 기아자동차의 신형 승용차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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