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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인기 드라마 숨은 공로자는 '세트'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세트. “드라마는 1980년 상황인데 세트 소품으로 활용된 대학 대자보에 1986년 이후 등장한 ‘민민투’‘자민투’라는 단어가 왜 적혀있지?”“1990년대 건물이 극중 1970년대에 왜 보여질까. 참 엉터리다”

SBS 인기 드라마였던 ‘모래시계”가 방송될 때 세트 잘못을 지적하는 ‘옥에 티를 잡아라’가 한참 유행했다. 요즘 MBC 드라마 ‘허준’의 인기 비결중 하나가 조선시대 한의원을 완벽하게 재현한 의정부의 오픈 세트다.

이처럼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중 하나가 세트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오락·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 모든 프로그램에 있어 세트는 매우 중요하다.

천차만별의 세트, 1시간에서 10년까지 사용. 불과 두시간만에 문경새재 공원 빈터였던 구석에 사당 하나가 들어섰다. KBS ‘전설의 고향’에 필요한 세트.

이처럼 순식간에 지어지는 세트도 있지만 2년여의 고증을 거쳐 1년에 걸쳐 제작되는 방대한 세트도 있다. 1월에 완공된 KBS ‘태조 왕건’의 오픈 세트는 문경새재 공원내 2만평 부지에 고려궁을 비롯한 97동의 건물이 들어섰다. 세트비용만 200억원이 투입됐다. 방송사상 최대규모.

세트는 내부공간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세트와 규모가 크고 거리와 집의 형태가 모두 꾸며진 오픈 세트로 나뉜다. 오픈 세트는 단지 겉모습만을 보여주는 3면 세트와 실제 건물과 똑같이 짓는 세트로 구분된다. 지난해부터 방송사들이 작품의 사실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대규모 오픈 세트를 만들고 있다.

의정부에 1930~1960년 서울 종로와 염천교 거리를 세트화한 MBC ‘왕초’와 1940~1960년 서울 충무로를 재현한 MBC ‘국희’, 그리고 일산에 1960년대 지방 소도시를 세트로 만든 SBS의 ‘은실이’가 대표적인 오픈 세트로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국희’ 연출자 이승렬 PD는 “작품의 성패가 세트에 달려있다.

우리나라는 예전 건물이 남아있지 않아 사극이나 시대물은 반드시 오픈 세트를 지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물도 오픈 세트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작품의 성공에 웃고 우는 세트맨의 하루. 세트는 방송사 미술센터에서 담당한다. 차이는 있지만 미술센터 직원은 300여명. 기획 의도와 작품 배경이 결정되면 PD와 세트 디자이너가 만나 세트 설계에 대해 의논을 한뒤 설계에 들어간다. 세트 디자이너는 문헌 잡지 고증 답사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설계를 한다.

그리고 세트맨들은 설계에 따라 건물을 짓고 소품을 부착한다. 20여년간 세트를 담당한 MBC 성철중 미술감독의 설명. “건물이 아무리 사실적이라 하더라도 시대에 맞지않는 영화 포스터를 하나 잘못 부착하면 드라마의 사실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소품 하나에도 신경이 쓰인다”

실제 건물보다 세트가 약하기 때문에 강한 바람이나 비로 인해 세트가 촬영기간중 무너지는 경우도 왕왕 발생해 세트맨들은 작품 촬영내내 현장에서 대기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처럼 세트맨의 하루는 힘들지만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연기자와 연출자. 비록 시청자의 격려전화 한통 없지만 세트맨들은 드라마나 프로그램이 성공을 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세트의 관광자원화. 그동안 세트는 짧게는 한두시간 길게는 1년정도 사용되다 폐기처분돼 막대한 낭비를 초래했다. 드라마와 영화에 사용된 세트를 관광자원화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사뭇 대조적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방송사가 협의해 오픈 세트를 관광자원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문경새재 공원내 세워진 ‘태조왕건’ 세트를 KBS가 10년정도 이용한 뒤 문경시가 인수받아 관광명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배국남 문화부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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