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절대 권력도 생명이 고귀함을 넘지 못한다

2000 03/23(목) 00:21

◇ 창작연극 ' 태(胎)'

‘생명(生命)’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유교적 전통 사상이 뿌리깊은 우리 사회에서 생명은 종종 ‘의리(義理)나 절개(切開)’라는 명분에 밀려 희생되는 경우가 많았다.

4월1일부터 9일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창작 연극 ‘태(胎)’는 바로 절대 권력의 폭압도 어찌할 수 없는 원초적 생명의 고귀한 힘을 보여 준다. 세조의 왕위 찬탈 과정을 그린 이 연극은 역사성보다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초점을 맞춰 이를 진지하게 조명하고 있다.

단종을 폐위하고 권좌에 오른 세조는 사육신을 회유하는데 실패, 그들의 삼족을 멸하는 중형을 내린다. 이 피바람의 소용돌이속에서 임신중인 박중림(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의 아버지)의 손부는 대를 잇기 위해 세조가 보는 앞에서 시할아버지를 살해한다. 세조는 태어난 아기가 아들이면 죽이고 딸이면 살려 주겠노라고 약속한다.

운명의 아이가 공교롭게 아들이자 손부는 같은 시기에 태어난 종의 아들을 대신 희생시킨다. 이후 세조는 매일밤 사육신의 망령에 시달리게 되고 이를 보던 금부도사 왕방연은 영월로 내려가 어명을 사칭하며 단종에게 사약을 내린다.

이를 안 신숙주는 단칼에 왕방연의 목을 베고 세조에게 단종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위기 수습을 간하지만 세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한다. 이때 세조 앞에 어린 아이를 안은 박중림 손부의 종이 나타나 그 아이가 박팽년의 손자임을 고백한다. 그제서야 하늘의 뜻이 사람의 뜻과 다름을 깨달은 세조는 그 아이를 살려주며 ‘일신’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러나 주군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이유로 화를 당한 사육신의 후손과 자신의 아이를 대신 희생한 종의 아픔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37년간 외길 인생을 걸어온 우리 연극의 거목 오태석(60)의 희곡을 무대에 올린 순수 창작극이다. 국립극장은 이 작품을 선정하기에 앞서 185개의 역대 공연 작품을 놓고 연극인과 평론가, 연극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장민호 오영수(이상 신숙주역) 김재건(세조역) 최상설(성삼문역) 등 국립극장 중견 배우들이 총출연한다. 형상미를 갖추기 위해 일본 조명 디자이너인 아이카와 마사아키를 초빙했으며 신디사이저 4대를 동원한 생음악과 집단무도 선보인다.


완창 판소리 2000

국내에서 24년째 상설 프로그램으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공연이 있다면 일반인들은 과연 어떤 장르를 연상할까. 장기 공연을 한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10년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 때 24년의 명맥을 이어가는 국립국악원의 ‘완창 판소리 무대’는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단 한명의 창자(唱者)가 5시간 넘게 혼자 꾸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국립극장은 1977년 ‘판소리 감상회’란 이름으로 처음 시작해 1985년부터 매월 마지막 토요일마다 상설 완창 판소리 무대를 열고 있다.

판소리는 창자와 고수(鼓手)의 북 장단에 맞춰 이야기를 전개하는 1인 서사극. 우리 고유의 음악 언어와 표현 방식이 결집된 민속악인 동시에 연극적 요소까지 가미된 종합 예술이다. 2~3시간에서 길게는 5~6시간 소요되는 이 공연은 한사람이 연창하는 세계 유일의 프로그램이다.

올해 판소리 완창 공연은 3월25일 정순임의 ‘유관순 열사가’를 시작으로 4월29일 남해성 ‘수궁가’, 5월27일 신영희의 ‘춘향가’, 6월24일 김영자의 ‘심청가’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 최백호 25년 결산 라이브 콘서트

약간은 거칠지만 소박하면서도 꾸밈 없는 소탈한 목소리로 중년 여성 팬들의 ‘영원한 오빠’로 남아 있는 최백호가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올해는 그가 1950년 부산에서 태어나 꼭 반 백년의 나이를 넘어서는 시점. 여기에 가요계 입문 2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자신의 데뷔곡인 ‘내 마음 갈곳을 잃어’와 ‘영일만 친구’‘그쟈’‘입영전야’‘낭만에 대하여’등 그간의 히트곡을 들려준다. 2부는 4월 중순 선보일 16집 음반 앨범을 선보이는 자리다. 영화 ‘초우’를 그리며 만든 ‘어느 여배우에게’와 ‘친구에게’‘세월’등의 신곡을 발표, 이중 가장 호응이 좋은 곡을 타이틀곡으로 결정하는 시간도 갖는다.

3부에서는 그의 히트곡과 관객이 함께 노래하는 시간으로 꾸밀 예정. 이번 콘서트에는 ‘그리움만 쌓이네’의 여진과 ‘잃어버린 우산’의 우순실 등 선·후배 가수 다수가 우정 출연해 화려한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02)739-1120~1

3월28일~4월2일 오후 7시30분(주말 3시·7시)/세실극장


[영화]

· 시암 썬셋(Siam Sunset) 통쾌한 카타르시스로 관객들의 우울함과 주름살을 말끔히 펴줄 핑클 프리 영화. 멋진 집과 사랑스런 아내를 가진 성공남 페리는 어느날 심연의 나락으로 추락한다. 직장에서 휴직 발령, 가는 곳마다 지진에 홍수, 거기에 교통사고까지. 반신반의하며 호주 여행을 떠난 페리는 심술궂은 우주와 승부를 펼치게 되는데 여기서 용감한 여자 그레이스와의 만남이 이뤄지고 그 때부터 반전이 시작되는데…. ‘Siam’(샴)은 태국의 옛말로 ‘시암 썬셋’(Siam Sunset)은 태국의 일몰을 뜻한다.

3월25일 개봉/코아아트홀 동아극장 강변CGV

· 언더 더 선(Under the Sun)

보일듯 말듯한 첫사랑의 설레임과 딸기처럼 탐스러운 여인의 관능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영화. 글도 못읽는 노총각 올로프, 친구를 위한다면서 등쳐먹는 27세 철부지 에릭,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여자 엘렌. 올로프와 엘렌이 사랑에 빠지지만 이를 질투하는 에릭이 둘 사이를 방해한다. 어느날 그녀는 편지 한 통만 남긴채 사라지는데…. 99년 유럽 박스오피스 1위에, 산 세바스찬 영화제 특별상 수상작.

3월25일 개봉/피카디리 코아아트홀 씨넥스


[인터넷]

· I'm OK

국내 최초의 위성 인터넷 영화. 연간 15억원에 무궁화 위성을 임대하여 인터넷을 통해 배급되기 때문에 기존 인터넷 영화들의 작고 느린 화면과 달리 양질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작품성도 35㎜ 영화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관람료는 PC방에서는 1,000원, 개인은 2,500원을 받는다. 부산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MBC TV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등 뮤직 드라마를 연출했던 고현수가 메가폰을 잡았다. 3월말 개봉 예정.


[음악회]

· 조수미 리사이틀

세계 정상의 반열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리마돈나가 새로 개관하는 LG아트센터 첫 무대에 오른다. 23세에 카라얀에게 발탁된 조수미는 ‘조안 서덜랜드 이후 최고의 콜로라투라’로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고 있는 한국 소프라노의 대명사다. 조수미는 3월22일 도쿄 산토리홀에서 열리는 아시아 3대 소프라노 공연에 일본의 사토 시노부, 중국의 잉황과 함께 참여한 뒤 곧바로 이무대에 선다. 자신의 새 앨범 ‘Only You’도 소개할 예정이다.

3월28일,30일 오후 8시/LG아트센터 상남홀


[콘서트]

· Rainbow Bridge

록과 블루스, 그리고 한·일 대중음악의 만남. ‘신촌 블루스’의 엄인호, ‘사랑과 평화’의 전멤버인 최이철 안정현이 전격적인 결합을 공식 발표하면서 자축 기념 미발표곡을 선보인다. 또 일본에서 활약중인 박보 Band가 ‘신촌 블루스’와 만든 조인트 앨범인 ‘Rainbow Bridge’도 선보인다. 공연 마지막에는 출연자 전원이 하나가 돼 주옥같은 블루스 명곡은 물론 ‘도쿄 아리랑’‘이제 그만’같이 국악과 록을 접목한 라이브 잼도 선보일 예정.

3월24일~26일 오후 7시30분/Rock & Roll Bar 6층

· CONTACT '2000 in Seoul

일본 대중 문화의 문이 활짝 열린 상태에서 민간 주최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리는 행사. 한국과 일본의 공연팀이 합동으로 록과 힙합 콘서트 축제를 만든다. 한국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과 인디 락 음반의 선구자인 크라잉너트 등이, 일본측에서는 M-Flo, SOBUT, RAMPAGE 등이 출연한다. 이 공연은 5월19일부터 3일간 일본 오사카 소재 마짜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3월25일,26일/정동이벤트홀


[국악]

· 친구야 모여라 국악원 가자

국립국악원이 2000년 ‘새로운 미술의 해’를 맞아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우리 국악을 직접 듣고 익히는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방학 기간을 제외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이며 초·중·고등학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참가비는 4,000원으로 저렴하며 전통민속놀이와 국악기 멀티비전 시청, 민요 및 국악가요 배우기, 해설이 있는 국악공연 관람, 국악박물관 관람 등의 행사에 참가하게 된다. (02)580-3058

■국내 최대인 18개 영화관을 보유한 멀티플렉스인 ‘CGV분당18’영화관이 4월1일 문을 연다. 야탑동에 8개, 오리에 10개등 총 18개의 상영관에서 3,061석을 구비했다. 의자가 뒤로 완전히 뉘어지는 것은 물론 음료와 스낵까지 놓을 수 있는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수준의 골든클래스 상영관과 무료 유아놀이방, 스타디움식 상영관, 멀티스크린, 전좌석 컵홀더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개관을 기념해 1~3일간 ‘리플리’‘그린마일’‘매그놀리아’등을 상영한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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