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르노사업, 황금시장으로 발돋음

2000 03/29(수) 23:39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인터넷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가 정착되면 인터넷 음란물은 사그러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e-포르노는 사이버공간에서 가장 ‘돈되는 사업’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닐슨 넷레이팅사에 따르면 올해 1월 포르노사이트 접속건수는 1,750만건으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무려 4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포르노사이트인 ‘PornCity.net’의 접속건수는 스포츠사이트인 ‘ESPN.com’이나 ‘CDNOW.com’‘barnesandnoble.com’을 훨씬 앞질렀다.

아마존닷컴(Amazon.com)이나 이토이즈(eToys)가 수천만달러의 적자에 허덕거리고 있지만 보이스 미디어나 웹파워같은 성인 오락회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론조사회사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1998년 한해동안 성인사이트에 접속하는데 9억7,000만달러를 쏟아부었으며 2003년에는 3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포레스트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포르노 관련 전자상거래 매출은 지난해 전체 전자상거래액 180억달러의 8%인 14억4,000만달러로서 서적 매출액(13억달러)을 넘어섰고 비행기 탑승권 매출(8억달러)을 압도했다.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메리트레이드의 1998년 수익율은 0.2%에 불과하지만 포르노사이트는 특성상 광고비용이나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아 수익율이 30%가 넘는다.


유료사이트의 69%가 포르노

포르노 업자들이 인터넷을 재빨리 선점한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포르노업자들은 항상 새로운 매체를 가장 먼저 활용해왔다. 쥬피터커뮤니케이션의 소비자컨텐츠 담당 데이비드 카드는 “성경이 나온 뒤의 첫 출판물은 아마도 음란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1990년대 중반에 인터넷 접속의 80%가 성인물이었다. 포르노업자들은 인터넷에서 돈냄새를 맡았다. 아메리카온라인(AOL)도 초창기에는 포르노물 판매로 엄청난 수입을 올려 생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몇몇 사이트를 제외하면 유료회원제가 성공한 사이트는 포르노 밖에 없다. 포르노사이트는 14억달러에 이르는 전체 유료사이트 시장의 69%를 차지, 비디오게임(4%)와 스포츠(2%미만)사이트를 압도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상의 포르노사이트는 4만여개로 추정될 뿐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포르노사이트는 우선 운영하는데 특별한 노하우나 자본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인터내셔널데이타의 전자상거래 분석가인 말콤 맥라치안은 “HTML(인터넷상에서 홈페이지를 작성하는데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약간의 지식과 음란사진을 스캔하는 기술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개인들도 포르노사이트에 뛰어들면서 사이트수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메릴랜드에 사는 니키 색은 스트립쇼를 인터넷으로 중계해 하루밤에 수백달러를 벌고 있고 존데이비스 매스너는 1996년 묘지관리인으로 일하다 해직된 뒤 부인의 누드사진을 인터넷(www.wetlands.net)에 올리기 시작해 지난해에만 3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조만간 중소형 사이트는 정리되고 대형 전자포르노 그룹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유나이티드 어덜트사이트 대표 마크 티아라는 “상위 10개사이트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비드걸즈’의 이름을 딴 비비드엔터테인먼트처럼 유명 포르노 스타나 비디오제작자, 누드쇼 클럽의 이름을 판권료를 주고 빌린 포르노사이트가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형회사들 주식시장 상장검토

대형 e-포르노 회사들은 최근 주식공개의 득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벤처사와 비슷한 평가만 받더라도 인수합병을 가속화하고 신용카드 처리나 성인확인 서비스 등 관련 사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상장이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지금까지 온라인 약국이나 장난감가게 등이 모두 심사에 통과했지만 성인물 회사만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창투사들이 회사이미지에 해가 될까봐 성인물 회사에 대한 투자를 꺼려왔고 종교계나 보수층, 학부모 단체의 압력을 받은 의회가 규제법률을 제정하고 있다.

‘음란물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세드 워샤브스키의 인터넷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상장을 검토했다가 내부 분란으로 중지했고 메트로글로벌미디어도 조직폭력배의 개입의혹과 회계자료 조작 논란 등으로 나스닥에서 상장취소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조만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형 창투사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플레이보이닷컴을 주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세드 워샤브스키는 “플레이보이닷컴에 대형 창투사가가 참여한 것은 이 업계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보이닷컴이 성공한다면 월스트리트는 마지막 남은 벤처인 e-포르노 회사에 대한 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이 분명하다. 도덕성은 돈앞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센택스증권의 브루스 비딕은 “나는 변태도 아니고 자식과 가족도 있다. 그러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돈이 된다면 그만이다. 그게 월스트리트다. 내가 마약을 파는 것은 아니잖느냐”고 말했다.

포르노 회사의 상장후 운명은 개인투자자의 인식에 달려있다. IDC의 맥라클란은 “사람들은 자기의 뮤추얼펀드에 어느 종목이 편입돼 있는지 관심을 갖고 있다. 많은 투자가들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문제성 기업의 주식은 언론의 잇따른 부정적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남기고 있다. 조엘아이작슨의 대표 아이작슨은 “사람들은 여전히 필립모리스의 주식을 산다. 내가 보기에 많은 사람들은 포르노보다 담배가 더 해롭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리=송용회·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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