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현상을 말하는 신종 용어중에 ‘파랑새 증후군’이란 것이 있다. 누가 봐도 번듯한 직장, 명예와 고소득이 보장된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차라리 박봉의 보잘 것 없는 사회적 지위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택하는 이를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평생 한가지 천직도 찾기 힘든 세상에 이미 자신과 맞는 일을 두 가지나 발견한 전 프로야구선수 한희민은 얼마나 행복한가.

한씨처럼 뭔가 직접 만들거나 고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목부작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목부작의 몸통이 될 괴목은 자신이 직접 산을 찾아다니며 고를수 있고 그 모양이 정 밋밋하면 직접 깎거나 다듬기도 한다.

나무에 난을 접목하는 기술은 전적으로 만드는 사람의 손재주에 달렸다. 붙일 땐 본드를 이용하고 난의 연한 표피를 상하지 않고 어떻게 붙이는가가 기술이다. 웬만큼 숙달되면 한번에 20~30분이면 일이 끝나지만 지네발난처럼 섬세하고 가닥이 많은 것은 5시간이나 걸리는 예도 적지않다.

주의해야 할 훼방꾼은 달팽이다. 난의 뿌리 가닥가닥을 기어다니며 생장점만을 끊어먹기 때문에 난을 죽이는 주범이 되고 있다.

한씨도 이 때문에 한밤중에 손전등을 켜놓고 이를 잡듯 난 속에 숨은 달팽이를 하나하나 잡느라 자주 고역을 치른다. 난 목부작의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10만원짜리 소품에서부터 조금 큰 대작은 200만원 가까이 호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산을 찾아다니는 일에서부터 수작업, 관리까지 사람의 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작업자로서 가장 큰 소득은 무엇보다 자기자신에게 있다. 아무리 급한 성격도 이 일과 함께 차분하게 다듬어진다. 자기수양과 휴식으로도 의미가 있다. 과거 그렇게도 요란했던 야구계의 괴짜 한희민 본인의 말이니 믿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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