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관객과 함께 만드는 뮤지컬

2000 03/30(목) 00:32


樂 햄릿

공연 예술계는 아직도 ‘IMF 한파’의 냉기가 가실 줄 모른다. 지난해 영화계가 ‘쉬리’,‘인정사정 볼 것 없다’,‘주유소 습격사건’ 등 잇단 히트작을 내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 때 연극 무용 뮤지컬 같은 공연 예술은 극심한 침체의 늪에서 마냥 허우적거렸다. ‘난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초대형 공연은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그나마 김대중 대통령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배려 덕에 명맥은 이어가지만 아직 관객과의 거리는 멀기만 하다.

서울 뮤지컬컴퍼니가 4월3일부터 8일간 선보이는 스펙터클 뮤지컬 2000! ‘樂 햄릿’은 바로 관객과의 괴리를 좁히려는 극단의 실험 무대다. 이 작품은 기존의 ‘보고 감상하는’ 뮤지컬이 아닌, 대중과 함께 하는, ‘참여하는’ 뮤지컬을 추구한다. ‘결코 앉아서 볼 수 없는 뮤지컬’이라는 게 극단측의 설명이다.

공연 장소도 국내 최초로 4,500석의 장충체육관을 택했다. 줄거리도 기존 햄릿의 복잡한 이야기 구도에서 벗어나 ‘젊은이의 지순한 사랑과 이유있는 반항’으로 단순화시켰다. 또 PC방과 오락실에 빠져 있는 청소년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8,000원짜리 학생석을 신설했다.

대중화와 화합을 추구하지만 결코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진 않았다. ‘철인 붓다’의 젊은 연극인 조광화가 극본을 썼고 ‘난타’의 전훈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쉬리’와 ‘은행나무침대’의 제작에 참여했던, 색깔있는 뮤지션 이동준이 합류, 박진감 있는 음악을 선보인다. ‘하드록 카페’의 오재익이 안무를 맡는 등 각 분야의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 참가했다.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직접 녹음에 참여해 음반도 출시했다.

이 작품에서 오필리어역을 맡은 진주(19)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1년 휴학생으로 화려한 애드립과 풍부한 가창력을 지닌 유망주다. 올해 9월 한국인 최초로 버클리 음대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할 예정이다. 주인공 햄릿으로 나설 박효신(19)도 고척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부천 가요제, 제물포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당찬 신세대 뮤지컬 배우다.


[미술]

◎ 버섯의 생명성

덕성여대 미술대학원 졸업반인 새내기 작가 하정아(27)의 첫번째 개인전.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 사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버섯의 끈질긴 생명력과 미세한 질감을 20대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로 표현했다. 쓰러질듯 말듯 하면서도 강인한 버섯의 생명력을 통해 삶의 희망과 여운을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총 30점을 전시한 예정.

3월29일~4월4일/관훈갤러리(02)733-6469

◎ 한국 서예 청년 작가전

14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유망 서예 작가의 작품 소개전. 올해는 지난해 9월 실시한 ‘한국 서예 청년 작가전 선발 휘호대회’에 참가한 92명의 작가중 8명의 청년 작가와 15명의 초대작가 작품 120여점이 전시된다. 한국 서예의 현재와 21세기 서예 문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3월31일~4월9일/예술의전당 서예관(02)580-1132

◎ 커피와 상상력

일상에서 가장 애용하는 기호식품 중 하나인 커피를 소재로 한 젊은 작가 안윤모의 이색적인 전시회. 작가의 상상력 속에 존재하는, 커피에 관한 유머러스하면서도 재치있는 그림이 소개된다. 이 전시회는 커피를 매개로 대중과의 만남을 유도하는 이벤트적 행사. 전시장에 작품처럼 설치된 자판기 커피가 제공되며 일회용 인스턴트 커피가 종이컵 모양의 엽서에 부착돼 무료로 제공된다.

4월4일~13일/가람화랑(02)732-6170


www.非常口.con/신승훈 라이브

발라드의 대명사 신승훈(32)이 데뷔 10년과 7집 앨범을 기념해 마련한 콘서트. 글로벌 시대에 맞게 한국의 전통음에 거칠면서도 리드미컬한 제3세계의 소리를 접목시킨 독특한 음악을 선보인다. 한국 인도 아프리카의 전통 타악기 12인조, 세션 7인조, 댄서 12인조, 팝코러스와 전통 구음 코러스 12인조 등 대규모 출연진이 생생한 라이브 무대를 연출한다.

신승훈은 여기서 탄탄한 가창력과 자기만의 멋뜨러진 창법으로 트로트에서 발리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약간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 무대도 오페라나 뮤지컬 같이 7차례나 전환하는 역동적이면서 현장감나는 감동로 꾸며진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14개 도시 투어에 들어간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함께 공식 홈페이지를 만들어 공연 안내에서 좌석 예약까지 인터넷으로 일괄 처리한다. (02)573-0038

4월1일 오후 4시30분·8시, 2일 3시·6시/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영화]

◎ 엑기(驛·역)

국내에서 상영된 일본 영화중 흔치 않게 흥행에 성공한 ‘철도원’의 아류. ‘철도원’과 같은 주연배우에 같은 감독, 비슷한 주제지만 ‘철도원’보다 먼저 만들어진 작품이다. 1981년 제작 당시 일본에서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제27회 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촬영상, 최우수 녹음상 등을 수상했다. 후루하다 야스오감독과 일본 국민 배우 다카쿠라 켄의 예전 모습을 맛볼수 있다.

4월1일 개봉/단성사

◎ 썸머 오프 샘(Summer of Sam)

1970년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잔인한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스릴러. 개가 유난히 짖어대는 밤이면 44구경 매그넘으로 카섹스를 하는 연인이나 갈색 머리의 백인 미녀만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미치광이 살인마를 그렸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모노의 색조, 무거운 사운드로 일관하는 기존 스릴러에서 탈피해 흥겨운 춤과 음악, 화려한 영상 속에서 공포감을 조성했다.

4월1일 개봉/씨네코아 MMC 강변CGV 등


[연극]

◎ 봄날의 째즈 딸기

젊은 연출자 세 명이 만든 극단 ‘오늘’의 새천년 첫 작품. 처음부터 대본이나 구성에 제한을 두지 않고 배우의 신체와 감각 훈련을 통해 배우들이 느껴지는 감정선을 중심으로 틀을 짰고 거기에 살을 붙여 만든, 즉흥성이 강한 작품. 쉼없이 변하는 10개의 장면 구성과 배우들의 빠른 연기 변신을 엿볼 수 있다. 이수인 작·연출.(02)762-0010

4월1일~30일 오후 4시30분·7시30분(공휴일 3시·6시)/소극장 오늘·한강·마녀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동양극장의 최고 원로배우 고설봉의 88세 미수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작품. 동양극장에서 출연했던 고설봉 선생의 철저한 고증을 통해 원판 그대로 재현한다. ‘우리 희곡 다시 보기’라는 명제 아래 신파극이 아닌 정통극 형식으로 꾸며졌다. (02)7777-048

4월1일~5월9일 오후 7시(금·토·일 4시·7시)/명동창고극장


[오페라]

◎ 나비부인

전세계 오페라 애호가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레퍼토리. 이번 작품은 신예 연출가 정갑균이 연출을 맡아 정적인 극적 흐름을 현대적 감각으로 바꿔 놓았다. 이탈리아에서 초청된 오페라 전문 코라도 데 쎄사가 지휘봉을 잡아 드라마틱한 선율과 서정성을 더욱 살리고 있다. 주인공 나비부인역에는 지난해 멤버인 김영미 김유섬 외에 1984년 국제 오페라단 창단 공연때 무대에 올랐던 이정애가 합류한다. 이외에 김학남, 소니아강, 김진수, 박세원 등이 출연, 화려한 선율을 들려준다.(02)580-1134

4월1일~5일 오후 7시30분/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용]

◎ CORONA(코로나)

네 개의 단편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현대무용. 서울예술전문대학 연극과를 나온 뒤 춤에 빠져 안무로 전향한 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 전수자 박호빈과 이화여대 체육학과 무용전공자인 조성주가 공동 안무를 맡았다. ‘반추된 기억’‘신열(身熱)’‘탁자 하나, 의자 둘, 사람 셋’‘Ejaculator’ 등 4막으로 이뤄졌다. (02)900-7471

4월 1일 오후7시, 2일 3시·6시/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음반]

◎ 그 푸른 날의 찾잔-草衣

전통차의 색(色), 향(香), 미(美)의 이미지를 듣기 쉽고 친숙한 우리 소리로 담아낸 창작 국악. 지난해 가을 국립국악원에서 차인의 행다법과 함께 초연된 연주곡을 모아 제작했다. 우리 차 이야기를 편안한 실내악곡으로 만든 1,2집과 달리 이번 3집은 작곡가의 개성과 다양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김영동 전시립국악관현악단당, 이종구 한양대 음대교수, 박일훈 국립국악원 연구실장, 박동욱 한국타악인회 회장 등이 동참했다.(016)224-6917

송영웅·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