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남녀가 만드는 아름다운 그림"

“여자의 아름다운 선은 여성이 더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여자 에로 영화감독인 홍지연(25)씨는 당찬 신세대다. 그는 ‘여자가 어떻게 에로 영화감독을 하게 됐나’는 질문에 “섹스는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하는 아름다운 행위인데 왜 동물적으로만 표현할까 하는 안타까움 때문에 메가폰을 잡게 됐다”고 당당히 밝혔다.

홍감독이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때 친구집에 갔다가 우연히 본 성인 비디오가 계기가 됐다. 당시 친구와 함께 장롱 속에 신문지에 싸여 있던 테이프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아 결국 여자 에로 영화감독으로까지 가게 됐다.

“사실 여자의 곡선처럼 아름다운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변태적으로만 찍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됐어요.”

이후 홍감독은 대학 1년때 선배 친구였던 박선욱(30)감독을 소개 받아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CF감독이었던 박감독을 따라다니며 어깨넘어 영화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됐다. 1997년 대학 졸업과 함께 조감독이 된 홍감독은 어느날 정사신 장면을 찍게 됐는데 박감독이 놀랄 정도로 멋지게 촬영을 해 인정받았다. 그리고 올해 2월 데뷔작인 ‘가시나無’를 발표, 제1회 에로영화제에서 최우수 연기상과 포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가 여자인 탓에 정사신 촬영때 남자 감독보다 더 리얼하게 찍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는 홍감독은 “아직 부족한게 많지만 부드러운 터치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여성만의 섬세함을 보여주겠다”며 “기회가 된다면 미스터리 영화를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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