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경제계는 계속되고 있는 현안이 더욱 얽히는 현장을 실감할 것 같다. 구제역 문제가 그렇고 주가와 환율급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경기과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고 현대그룹 문제로 다시 불거진 재벌개혁 역시 미묘한 분위기다. 더구나 총선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이들 현안을 경제논리로만 풀어갈 수 없는게 엄연한 현실이어서 이번주 경제계의 흐름은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로 넘어온 가장 우선적인 관심은 역시 구제역 파문이다. 이 문제는 특히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어 경제계의 대응에 관심이 높다. 주초부터 해당부처인 농림부는 물론 재정경제부나 기획예산처 등이 경쟁적으로 방역대책과 피해최소화 방안마련을 내놓고 있다.


구제역 파문, 정치적이용 말아야

피해농가에 대한 지원은 정치적으로 선거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전체적인 분위기가 선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계산하느라 각 당이 분주하다. 얼핏 보면 여당이 크게 불리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여당이 피해지원과 예방을 빌미로 공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데 야당은 이를 막을 명분이 없다. 결과적으로 여당의 득표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내놓을 지원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인지, 주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관계장관회의 등의 결정은 이번주 경제계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지난주 말 주가가 20 포인트 이상 떨어지고 환율은 연중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환율의 경우 수출업계가 얘기하는 경쟁력 하한선(1달러당 1,120원)보다 이미 10원 이상 더 떨어져 비상이다. 이번주 역시 밀려들어오는 외국인의 주식매입자금으로 미루어 환율하락 현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역시 대세를 반전시킬 분위기는 아니다. 외국자금이 들어오고 있으나 기관이나 개인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고 선거이후를 보자는 투자분위기가 대세다. 그러나 총선이후 주가상승을 예상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주 주가는 총선이후 주가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 여하에 따라 공방이 이루어지면서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말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쪽의 의미있는 지적이 있었다. 모건스탠리가 경기과열을 걱정했고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도 소비자물가가 상반기내에 연간 목표치인 3%까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안정적인 성장을 자신하고 있는 정부와 분명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이번주중 드러날 전망이다. 4월5일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의 물가수준이나 경기과열에 대한 관변쪽의 시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또 7일로 예정된 재경부 주관 거시부문 종합점검회의를 통해 정부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과열 지적, 정부입장에 관심

그러나 문제는 지금의 경제정책이 순전히 경제논리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선거를 앞두고 표와 무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금통위는 물가불안을 얘기하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기존 흐름을 거스르는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7일의 거시회의 역시 우리 경제가 전체적으로 활성화하고 있으며 다소 불안요인이 없지 않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이후야 어찌되든 우선 전체적으로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이번주 경제계의 관심 역시 총선 결과다. 실제 주요 그룹의 기획담당자들은 각 당의 의석수를 예상하는 일을 가장 우선하고 있다. 해당 사업체의 지역구에서 누가 당선되는냐하는 것도 물론 관심이지만 중요한 것은 전체의석분포가 어떻게 될 것인가다. 투자 등 기본적인 판단의 중요한 결정요인이기 때문이다.

재계는 또 현대그룹의 형제간 볼썽사나운 싸움이후 세지고 있는 재벌개혁의 강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구나 현대가 일단 개혁내용을 발표, 다른 그룹의 대응도 주목된다. 한솔M닷컴을 놓고 벌이고 있는 LG와 한통프리텔의 경쟁도 이번주를 계기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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