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찻그릇의 특징은 분청사기의 온화한 기품이나 고요한 정적감, 그리고 분방한 기개가 동양정신의 극치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일본의 차인이나 미학자들은 겸허하게 칭송했다.

꽃도장이 찍힌 찻그릇이나 일필로 획 돌려진 찻그릇은 오래 쓰면 쓸수록 친근감이 가고 사랑스럽다. 미세하게 갈라진 유약 사이로 오랜 세월에 걸쳐 차의 성분이 스며들어 찻그릇 색깔이 다갈색으로 변했을 때 일본 차인들은 천하의 명기라 하여 그 값은 감히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무안 찻그릇이 최초로 일본 차회 문헌에 등장하는 시기는 사까이(堺)지방의 해외무역상이며 개방론자인 쓰다쇼다쯔(津田宗達)가 쓴 차일기에 의하면 1565년이다. 이미 무안 찻그릇이 임진왜란전에 건너갔다는 중요한 기록이다.

무안(미시마) 찻그릇의 명칭은 오늘날 일본학계에서도 설이 분분하다. 일본의 이즈(伊豆)지방의 미시마신사(三島神社)에서 새해에 발행하는 목판의 문양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여명기 조선도자기 연구가인 ‘아사가와’의 거문도(일명 三島)설이 있다.

조선조 분청사기 요지들이 대부분 전남 해안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어 조선 남반부의 무역기지인 삼도(三島), 거문도를 통하여 무안 찻그릇이 일본으로 건너갔으므로 그 출항지 지명설(地名說)에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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