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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7,000만 내수시장 시대 '활짝'

6월 12~14일 평양에서 이뤄지는 남북 정상회담의 경제적 의미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북한이 그동안의 ‘자력갱생’식 폐쇄·계획경제를 포기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즉 북한이 1980년대 중국이나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대외개방에 나설 것이며, 경제운용에 있어서도 전면적이지는 않겠지만 시장경제로 돌아서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간 경제협력은 폐쇄체제의 북한과 이뤄지던 것과는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사실 남북교역이 시작된 1989년 이래 남북간의 경제교류는 기대이하였다.

남북 교역이 가장 활성화했던 1999년에도 교역수준은 3억3,000만달러에 불과했고, 그나마 경수로 사업, 제네바 합의로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중유 등 비거래성 교역을 제외하면 실질교역은 1억9,000만달러에 머물렀다.

또 주로 섬유제품, 수산물(갑각류 및 연체동물, 냉동어류 등), 농산물(한약재, 채유용 농산물 등), 금속제품(아연괴) 등을 반입하고 유류제품(대북지원 중유), 무기화학품(대북지원 비료), 직물(의류 위탁가공용), 농산물 등을 반출하는 등 교역품목도 1차 상품위주였다.

남한 기업의 대북 투자도 1993~1994년 이래 많은 검토가 이뤄졌지만 성사된 것은 몇 건되지 않는다. 1996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대우의 남포 합영공장과 녹십자의 혈전증 치료제 공장, 태창의 금강산 샘물공장, 그리고 금강산 종합개발사업 정도가 고작인 형편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에는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는데 모든 전문가들이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경제협력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


사회간접자본 분야 투자 우선 될 듯

우선 경제협력은 대외개방 이후 북한 경제가 가장 다급하게 여기는 분야에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통일경제의 도래’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체제변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는 ‘농업개혁’이며, 이후 ‘자력갱생’식 전략의 한계로 허물어져 가는 산업기반을 재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의 경제협력은 우선적으로 식량부족 해결을 위한 비료, 농기계 부문과 전력, 항만,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분야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된 4월10일 주식시장에서는 남북경협 재료를 등에 업고 현대건설, 삼부토건, 동부한동, 저비, 경농, 통일중공업 등 건설주와 시멘트, 비료, 운송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본격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공업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북한의 산업구조가 비교우위에 맞게 경공업 구조로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남한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시장경제로 체제변환을 모색하는 북한 경제로서는 양질이면서도 값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동집약적 경공업 부문의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며 “따라서 이 과정에서 섬유, 의류 등 남한에서는 한계에 직면한 경공업 분야의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북 경제협력의 효과는 경제전반에 걸쳐 남북한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즉 북한은 동독이 서독과의 통합에 힘입어 다른 동유럽 국가에 비해 훨씬 빨리 체제전환과 경제성장을 이뤘던 것처럼 역동적인 경제발전을 이뤄낼 것이며, 남한도 1990년대 들어 중국 및 동남아와의 경제교류를 통해 거대한 경제적 이익을 향유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되는 새로운 ‘북한 특수’를 누리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꿈에 그리던 인구 7,000만의 대규모 내수시장이 한국 기업들에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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