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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③] 커뮤니케이션의 진화 신 바벨탑 도전

대화는 인간사회를 엮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몸짓과 그림에서 언어와 문자의 발명에 이 르기까지 인간의 대화수단은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기술혁명으로 전화기가 등장하면서 대화 의 혁명적 변화를 이미 경험하였고 이제는 휴대폰의 실용화와 함께 인터넷 채팅, 인터넷 폰 까지 등장했다.

이와 함께 TV, 컴퓨터, 오디오, 비디오, 신문 등 다양한 기술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문자, 사진, 음성, 동영상 등이 결합된 '양방향 멀티미디어 통신문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휴대폰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 위성전화의 실용화 시대가 이르면 전화기 하나로 세계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 않아 열릴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극복해가는 인간의 대화수단은 그 진화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화와 통신의 수단이 이러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면 언어가 다르고 문화와 정서가 다른 세계 의 무수한 민족이 마치 한 민족처럼 대화하며 같은 느낌의 삶과 정서로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늘 또다른 도전을 찾아나서기 마련이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휴대용 다국어 동시번역시스템의 개발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하늘까지 바벨탑을 쌓겠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해 신은 '언어의 다양화'라는 수단으로 가당찮은 인간의 기세를 꺾어 놓았다지만 인간 욕망의 불씨는 다시 타오르고 있다.

다국어 동시번역시스템이란 하국어로 내가 말하면 동시번역을 통해 영어가 나오고 상대방이 영어로 대답하면 한국어로 동시번역이 되어 들려주는 첨단번역시스템이다. 이러한 번역기가 휴대폰처럼 실용화된다면 더 이상 외국어 공부에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투자할 필요는 없어 질 것이다.

이미 몇몇 영한 및 일한 번역 프로그램이 시판되고 있다. 정확도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만 다국어 동시번역시스템의 실용화는 그렇게 먼 현실이 아닌 듯 싶다. 언어의 장벽은 그렇게 넘는다 치자. 그러면 나의 체험과 마음(나쁜 것보다는 좋은 것만 일단 생각해보자)을 타인에게 그대로 전하는 직접적인 방법은 없을까?

내가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고 타인이 나의 처지가 되어보는 일이 실제로 가능할 수만 있다면 상대방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으니 타인에 대한 몰이해에서 오는 오해나 불화 그리고 이혼 같은 현상도 줄어들지 않을까? 화해와 공존의 씨앗의 될 기술은 없는가?

과학기술은 가상현실 기술과 원격존재(telepresence)기술의 융합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내 가 보고 듣는 현실적 상황을 다른사람이 가상현실에서 똑같이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가상현실과 원격존재 기술이다.

지금은 단순한 시각과 청각적 체험의 교환에 불과하지만 차츰 촉각에서 정신적 체험의 교환에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다. 촉각이 가능하다면 원격성교 등 악용의 소지도 있을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언어의 대화'라는 새로운 대화의 수단을 확보하는 쾌거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A는 소형 안경테에 TV카메라 2대와 마이크 한쌍을 설치한 헤드셋을 착용하고 마이크와 카메라를 통해 보이고 들리는 모든 정보를 헤드폰과 TV화면이 달린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한 B에게 전송한다.

그러면 A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을 B도 똑같이 보고 듣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기본적인 인간대화를 넘어 교육, 학습, 오락 등 우리 삶의 모든 방법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다. 흥미있는 예를 들어보자.

2002년 월드컵축구의 결승경기장에 이 장치를 착용한 A가 있고 수백만 축구애호가가 역시 헤드셋을 쓰고 가정이나 직장에 있다. 경기가 시작되고 A의 눈과 귀를 통해 보이는 모든 것을 수백만 축구애호가는 경기장에 가지도 않고 경기장에서와 똑같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가히 감동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이렇듯 인간대화의 완벽한 실현을 위한 꿈의 수단이 우리를 향해 전속력으로 진화하며 달려오고 있다. 바벨탑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다.

이원근 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 소장 lifegate@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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