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내용은 (인터넷)홈페이지에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최근 이런저런 일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흔히 듣는 말이다.

기업의 신문·방송 광고도 소비자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연결시키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다. 취직을 원하는 사람의 이력서나 이메일에서도 홈페이지 주소를 자주 발견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대한 개인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hk뉴스포탈'이 실시한 홈페이지 무료제작 캠페인에 많은 사람이 참여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홈페이지는 인터넷 시대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의 생명인 정보의 교류가 바로 홈페이지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단순한 정보의 수혜자에서 벗어나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발신자로서 인터넷 세계의 당당한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를 맞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한마디로 놀랍다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 시대에 대한 적응이 어느 나라보다도 빠를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홈페이지 측면에서 보자면 세계 인터넷사이트 조회수를 조사, 발표하는 미국의 알렉사닷컴(www.alexa.com)의 3월 통계 자료에 따르면 조회수 순위 1,000위 내에 54개의 한국사이트가 포함돼있다. 쟁쟁한 인터넷 선진국을 제치고 미국 (611개)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록이다. 가히 '인터넷 강국', '홈페이지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단순한 홈페이지 만들기에서 나아가 '홈페이지에 무엇을 담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 홈페이지 제작의 원칙은 네티즌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는 것이다. 특히 개인의 홈페이지는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정보의 보고가 돼야 한다. 어렵게 만든 홈페이지가 자신이나 가족의 소개에 그친다면 얼마나 아쉬운 일인가. 꼼꼼히 넷 서핑을 해보면 우리나라에도 재미있는 개인 사이트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아하는 미술가에 대한 정보가 담았거나 관심있는 분야를 나름대로 정리한 홈페이지를 볼 때는 그 사이트의 주인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의 개인 사이트의 활성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선 각종 포탈사이트에서 검색할 수 있는 개인 홈페이지의 수효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자신을 소개하는 '명함' 정도의 개념(이것도 정보는 정보이지만)으로 제작한 개인 홈페이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순수한 정보의 제공자로 기여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많은 네티즌을 끌어들여 떼돈을 벌겠다'는 상업적인 냄새가 풍기는 홈페이지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열기는 우리보다 덜 한 것 같지만 전문적인 개인 홈페이지가 매우 많아 놀란 적이 있다. 개인의 이름으로 저작권을 표시한 다양한 분야의 개인 사이트를 방문 할 때는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최근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자는 운동이 사회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개인이 홈페이지를 제작해 운영하는 체험이야 말로 인터넷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겠지만 내용이 충실한 홈페이지 구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개인적으로 충실한 내용의 개인 홈페이지가 많은 나라가 인터넷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최근 홈페이지를 자력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데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거기에 무엇을 담을까에 있다. 홈페이지 만들기가 어려운 것은 제작기술이 아니라 바로 내용인 것 같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효율적인 정보의 나눔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도 공기관의 홈페이지 구축을 하루빨리 완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다.

디자인은 투박하더라도 거기에 알찬 정보를 빠짐없이 담는다면 말 뿐이 아닌 진짜 인터넷 시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김철훈 hk뉴스포탈 뉴스 컨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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