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천에 따라 미인을 가늠하는 기준이 변화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례로 과거 보름달처럼 둥글게 생긴 얼굴을 미인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요즘에는 이목구비가 번듯하게 정리된 소위 서양미인형 얼굴을 미인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는 해방 이후 급속히 유입된 서구 문명의 영향과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동서양의 활발한 접촉, 경제성장에 따른 식생활의 서구화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얼굴 구조의 차이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은 코가 지나치게 작고 광대뼈와 입은 너무 돌출되어 있다. 반면 서양인은 코는 지나치게 크고 광대뼈는 밋밋하며 입은 들어간 구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동양여성은 콧대를 세우고 광대뼈를 깍아내기를 운하는 반면 서양여성은 큰 코를 줄이고 광대뼈를 높이기를 원한다. 자연히 동·서양에서 미인의 기준이 비슷해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미인에 대한 기준이 과거와 달리 서양미인형 얼굴로 변화하면서 많은 여성이 연예인의 특정 부위를 선호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실례로 성형외과 전문의가 상담빈도로 뽑은 결과에 따르면 많은 여성이 눈은 고소영, 코는 명세빈, 다리는 이소라, 얼굴형은 김희선, 가슴은 김혜수를 선호하며 '나도 그녀처럼'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어떻게 하면 나도 서양미인이 될 수 있을까'하는 것은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의 화두가 되고 있으며 그 꿈은 성형수술을 통해 이루어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과거 성형수술을 연예인이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의 전유물로 보던 시각에서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한 하나의 노력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에 따른 것임은 물론이다.

상황이 이쯤 되고 보니 성형수술의 범위와 방법도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성형수술은 눈을 크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쌍꺼풀 수술과 콧날을 오똑하게 세워주는 융비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성형수술은 이제 지나치게 튀어 나오거나 각이 진 뼈를 깍아냄으로서 부드러운 인상과 함게 갸름한 얼굴을 만들어주는 안면윤곽술에서 유방을 확대 또는 축소시켜 섹시한 몸매를 만들어주는 유방 성형술, 지방세포의 수를 감소시켜 모델처럼 날씬한 체형을 만들어주는 지방흡입술에 이르기까지 실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또 수술기법의 측면에서도 시술부위 전체를 절개, 광범위한 수술을 시행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필요한 부위만을 절개, 흉터를 최소화하거나 약물요법을 이용하는 성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시술부위 일부만을 절개하고 내시경을 이용, 수술을 한다거나 초음파를 이용해 지방을 흡입한다 든지, 또는 얼굴 주름살 제거 등에 보톡스 주사를 이용하는 것 등이 좋은 예. 한마디로 예전의 성형수술이 외과적 방법이었다면 요즘의 성형 수술은 비외과적 방법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성형수술에 필요한 보조적 수단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은데 최근에는 성형수술에 사용하는 인공삽입물 분야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이 우렁져 성형수술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유방확대술에 사용하는 생리식염수 주머니(셀라인 백)또는 포도당 주머니, 코를 높여주는 융비술에 사용되는 실리콘 및 고어텍스, 입가주름 또는 흉터제거 등 미용성형에 인조피부로 사용하는 알로덤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한마디로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구가 성형수술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 셈이다. 미인이 되고 싶은 욕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의 공통된 소망이다. 더욱이 미는 이제 더 이상 자신만의 꿈꾸는 욕구의 차원을 넘어 자신감의 발로가 되고 사회생활에서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생각은 결코 잘못된 생각이 아니며 타고난 얼굴이나 외모를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방법으로 고쳐나가는 것 또한 잘못된 행동이 아니다.

자신의 외모에 열등감을 작고 위축된 생활을 하기보다는 당당하게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고 수술을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구는 것이 보다 현명하다. 미인은 선천적으로 태어난다기 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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