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금요일’(Bloody Friday)

미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와 나스닥 주가지수가 지난 주말인 14일(현지시간) 첨단기술주에 대한 경계심과 인플레 우려가 겹치면서 하루 낙폭으로는 사상 최대로 폭락, 세계 금융시장에 위기감을 불러 있으키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의 경우 지난 1주일동안만 무려 25.3%(1,124 포인트)가 떨어지며 4,000 포인트 붕괴에 이어 3,000 포인트선마저 위협받게 됐다. 사상 유례없는 폭락에 대해 미국 언론은 일제히 ‘황량한 금요일’(Bleak Friday), ‘프리 폴’(수직하강하는 놀이기구) 등에 비유했다.

세계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폭락이 1987년 10월19일 ‘블랙 먼데이’(Black Monday) 때보다 더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증시 붕괴는 인터넷 첨단사업인 ‘닷컴 회사’에 대한 버블 논쟁이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0.5%)를 웃도는 0.7%로 나왔기 때문.

여기에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인간의 속성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경우 거기서 빠져나가려는, 정상적인 자위반응을 보인다.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위기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와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금융시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 각국은 ‘10년여간 호황을 누린 미국 경제가 최고점을 찍고 하강하면서 세계 경제에 또한번 대공황을 몰고 오는 것이 아닌가’하고 걱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 증시가 폭락한 다음날 공교롭게도 국제 인터넷 도메인 등록기관인 미 네트워크솔루션(NSI)사가 ‘한국과 서울이 전세계에서 가장 닷컴 도메인을 많이 보유한 국가와 도시’라는 발표를 해 더욱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0/04/20 20:47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