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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증시 폭락, 경기회복 암초로

뉴욕발 ‘피의 금요일’(Bloody Friday)는 세계 증시를 암흑으로 몰아넣고 있다. ‘주식자본주의’(Stock Capitalism) 단계로 표현되는 미국의 ‘신경제’(New Economy)를 이끌었던 뉴욕 증시가 ‘준(準)공황’상태에 빠지자 세계가 혼비백산하고 있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정설이 될 정도로 미 증시에 예속돼왔던 우리 증시도 예외없이 참혹한 ‘검은 월요일’(Black Monday)를 목격했다.

일요일까지만 해도 “설마…”하며 거래소 780, 코스닥 170선을 저지선으로 여겼던 시장 참여자들은 넋을 잃은 채 마냥 떨고 있다. 특히 월요일인 17일 개장초부터 주가가 폭락세로 출발하자 사상 처음으로 오전 9시4분31초 거래소에 ‘서킷 브레이크’(Circuit Break:매매거래 일시중단)’가 발동됐다.

여소야대 정국의 고착화로 가뜩이나 위축된 정부는 이처럼 주식시장이 대혼돈 상태에 접어들자 낭패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총선후로 미뤄왔던 2차 금융구조조정과 재벌개혁, 인플레조짐 차단, 빈부격차 완화 등을 밀어부칠 정치적 파워를 잃어버려 고심하던 차에 설상가상으로 증시마저 바닥 모른채 붕락하자 어떤 정책수단도 동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외국인투자자 증시이탈 조짐

문제는 블루칩까지 내다파는 뉴욕 증시의 ‘대학살’(Blood Bath)’로 시작된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이 세계적 경기후퇴로 연결될 경우 IMF위기 3년차 증후군에 시달리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경제성장을 좌우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주가흐름이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금년 들어 벌써 100억 달러 가까운 신규 주식투자자금을 들여온 외국인이 하루 1,000억원 이상의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주식시장을 이탈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실로 염려스러운 현상이다.

이와 관련, 폴크루그먼 미 MIT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의 현실화에 따른 주가폭락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잃어버림으로써 미국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일부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는 주식시장에서 통화량과 기업가치가 결정되는 주식본위 자본주의”라며 “세계 주가가 평균적으로 10% 하락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1.2%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금주 국내외 주가 동향은 일반 투자자 뿐아니라 우리 정책당국의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뉴욕 증시의 ‘4월 붕락’(April Crash)이 계속될 경우 첨단기술주 위주의 신경제가 위협받고, 그 결과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당장 우리나라의 수출 및 외환관리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뉴욕 주가 하락→국내 주가 하락→소비감소 등 역(逆)자산 효과→국내경기 후퇴’의 악순환에 휘말릴 우려도 적지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이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건전하다”고 강조, 이같은 우려와 불안감의 확산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또 3월말 기술주 거품론을 주장, 주가 폭락을 선도했던 골드먼삭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애비 코언이 뒤늦게나마 “시장상황과 경제상황은 다르며 주요 기업의 실적은 여전히 좋다”며 낙관론 전파에 나섰다.


미국증시불안정 당분간 지속될듯

그러나 미 금리 인상의 키를 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위(FRB) 의장과 주류 언론인 뉴욕타임스가 “나스닥이 폭락했지만 여전히 작년 11월 수준보다는 높다”며 주가 하락을 ‘과열 경제를 식히는 얼음’(Ice for Hot Economy)으로 이해하고 있어 연착륙이 되든, 경착륙이 되든 당분간 미국 증시의 불안정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다우존스 산업지수 9,000~10,000, 나스닥 지수 3,000선 안팎을 저지선으로 보기도 한다. 앞으로도 10% 이상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결국 이번 주는 주식투자자로 하여금 밤잠 못이루며 가슴태우게 하는 고통스런 기간이 될 것 같다.

한 투자전략가는 “단기적으로 현금화 전략과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되 방망이를 길게 잡고 좋은 주식을 저가매수할 여유를 갖자. 봄나들이 가서 당분간 주식시장을 잊어버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충고하지만 그렇게 여유를 갖기에는 눈 앞에서 전개되는 증시의 참상이 너무 심각하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yslee@hk.co.kr

입력시간 2000/04/2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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