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는가

인간은 수천년 전부터 한결같은 욕구를 느껴왔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인식하고자 하는 욕구, 세상을 움직이는 질서를 찾아내고 싶어하는 욕구, 인간의 위치를 정립하고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자 하는 욕구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고대부터 인간은 카오스의 신화에서 빅 뱅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생성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것을 상상했고 모든 형상을 그렸으며 모든 설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같은 상상력은 코페르니쿠스가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지동설을 내놓은 뒤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1609년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통해 목성의 위성이 목성 둘레를 도는 현상을 관측한 뒤에는 우주가 단하나의 중심(지구)을 주위로 원을 그리며 움직인다는 생각은 완전히 폐기됐다.

결국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는 천문학의 위상을 바꿔놓은 것이다. 그로 인해 우주론은 보편적 범주에 따라 검증 가능하고 객관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의 혁명이 벌어지기 전까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주의 실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끌리오, 1만5,000원.

◐ 청정건강법

대부분의 사람은 피부를 깨끗이 하기 위해 하루 두세번씩 비누칠을 한다. 정윤조 박사는 이를 ‘피부를 죽이는 행위’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1년 동안만 비누 사용을 중지하면 피부가 본연의 젊음과 건강성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 많은 여성이 살을 빼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다이어트를 감행한다. 정박사는 이에 대해서도 “절대로 살을 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오히려 다이어트는 살이 더 찔 수 있게 체질을 바꾸며 살이 찌는 것에 집착하지 않게 될 때 자연적으로 몸무게가 줄어든다고 조언한다.

현대인은 습관적으로 커피나 청량음료를 마신다. 정박사는 이런 음료수를 멀리 하고 목이 마를 때마다 물을 마실 것을 권한다. 물은 몸 속의 노폐물을 씻어내지만 커피나 청량음료, 소프트 드링크 등은 인체의 유해한 독성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조깅, 헬스 등 숨이 차도록 열심히 운동을 해야만 운동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정박사는 고통스러운 운동보다는 호흡과 조화를 이루면서 천천히 하는 부드러운 운동을 제안한다. 이런 운동이야말로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참된 건강에 이를 수 있게 해준다는 게 그의 논리이다.

‘청정 건강법’은 바로 정박사가 자신이 주장하는 건강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양문, 8,700원.

◐ 이중섭

국내 작가중 최초로 그림 1호당 1억원의 문턱을 넘었던 화가 이중섭. 짧고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그를 주제로 한 연극, 영화, 평전은 그를 화가로서의 모습보다는 신비한 존재로서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내놓은 ‘이중섭’은 이중섭의 인생을 극적인 측면보다는 예술세계에 초점을 맞춰 조명한 책이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예술가를 우상화하기보다는 예술가로서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특히 이 책 3장 ‘이중섭 회화의 주제’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오관장은 이 책에서 그가 즐겨 다루었던 소, 닭, 새, 아이들, 가족, 풍경 등에 대한 의미를 분석한다. 소는 이중섭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어머니로 은유되는 대지의 상징적 존재로 풀이된다. 이중섭의 소 그림에서 작가의 격렬함과 집념, 우직함과 자연스러움, 야만성, 고뇌와 연민, 환상과 방랑성, 갈망, 광기 등이 나타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중섭의 그림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또하나의 주제는 ‘아이들’이다. 현실이 각박하면 인간은 행복했던 지난 시절을 떠올린다. 오관장은 “이중섭에게 행복했던 시절은 자신의 두 아이들과 바닷가에 나가 뒹굴고 게나 물고기를 잡던 제주시절이며 따라서 아이들을 주제로 한 이중섭의 작품을 그의 고단한 인생역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공사. 1만2,000원.

◐ 지상으로 내려온 철학

계명대 철학과 이진우 교수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철학교양서. 문명, 문화, 멀티미디어, 감성, 섹슈얼리티 등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화두와 철학이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실증적으로 예시하고 있다. 푸른숲, 8,900원.

◐ 명이대방록

중국에서 근대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트기 시작한 ‘명말청초’시대의 사상가인 황종희가 정치·경제의 개혁을 주장하면 지은 책. 손문, 장개석, 양계초 등 훗날 중국을 실제로 근대화시킨 인물이 행동의 규범으로 받아들인 책이다. 한길사, 1만8,000원.

◐ 디지털시대의 아시아경제

오마에 겐이치가 아시아 경제위기의 진상과 그 배후 조정자인 미국과의 연관성을 통해 향후 아시아 경제주체들의 나아갈 바를 적고 있다. 느낌이 있는 나무, 7,500원.

◐ 추락

백인정권이 종식되고 흑인에게 정권이 이양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무대로, 흑백갈등과 제국주의, 식민지문제를 조명한 소설. 동아일보사, 7,500원.

◐ TV뉴스 속지않고 읽는 법

겉으로는 객관적으로 비쳐지는 TV 뉴스에 숨겨진 편파성을 분석한 책. 새천년, 8,000원.

◐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현재와 미래

경제개혁과 기업 구조조정은 지배구조의 개혁에서 비롯된다. 이 책은 각 부문에서 기업지배구조와 관련, 고민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한국의 실태를 진단하고 그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경영개발원, 2만8,000원.

◐ 접힘과 펼쳐짐

이정우 교수가 지난해 가을 이화여대에서 자연철학과 현대과학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거름, 1만2,000원.

입력시간 2000/04/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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