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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베느남 전쟁 종전 이후…

베트남 전쟁 종전 25주년을 맞아 국군 참전사를 취재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이 전쟁이 역사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만 8년간 무려 31만여명이 참전, 수만명이 숨지거나 다치고 지금도 수만명이 고엽제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누구도 이들을 기억하지 않았다.

일부 참전용사는 실종된 게 분명하지만 국방부는 전사자수 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국군 유해가 지금도 이국의 정글 속에서 뒹굴며 구천을 떠도는데도 말이다.

지금까지 이 전쟁과 관련된 국내의 논문은 단 6편 뿐이고 이중 박사논문은 단 1편에 불과하다. 그것도 참전 과정이 아니라 정책결정 과정 등 주변에서만 맴돌았다. 이 전쟁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통째로 유보된 것이다.

지난달 말 하노이에서 만난 미군 실종자사무소의 프랭클린 F 차일드리스 중령은 “조국의 부름에 응했던 사람을 되찾는 것은 국가의 신성한 의무”라며 “다른 참전국과는 달리 한국은 협조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쟁에서 패한 굴욕감을 감내하면서 지금도 실종자를 찾으며 역사회복에 골몰하고 있다. 뼈아픈 전쟁을 기록하고 분석하고 정리한 책과 논문이 이미 1만편을 넘었다.

우리는 역사를 버렸다. 비석 만들기를 좋아하는 우리지만 지난 25년동안 전사자 추모비 하나 세우지 못했다.

이 전쟁이 욕된 것이든, 영광스런 것이든 역사를 이처럼 괄시할 수는 없다.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군인을 방기한다면 누가 나라를 위해 총을 들 것인가”라고 통탄해 하는 참전용사들을 외면한다면 내가 내는 세금의 의미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이동준 국제부기자 djlee@hk.co.kr

입력시간 2000/05/2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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