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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순례⑬] 비자카드

‘양복입은 신사가 요리집 문앞에서 매를 맞는다…’

1950년대 유행했던 ‘빈대떡 신사’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돈 한푼 없으면서, 겉만 그럴듯한 몰락한 중년 남자가 음식값을 내지 못해 봉변당하는 모습을 통해 당시 한국 사회를 풍자한 노래이다.

그런데 ‘빈대떡 신사’처럼 음식점에서 식사한 뒤 돈이 없어 쩔쩔맨 한 사업가가 신용카드를 탄생시킨 주역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금부터 정확히 51년전인 1949년, 미국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프랭크 맥나마라(Frank McNamara)라는 사업가가 식사를 끝내고 일어섰다.

음식값을 내려고 지갑을 찾았으나, 불행히도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음을 알게 되었다. 맥나마라는 ‘빈대떡 신사’처럼 종업원에게 크게 망신을 당한뒤 부랴부랴 부인이 지갑을 갖고 달려온 뒤에야 음식값을 내고 풀려날 수 있었다.

다시는 ‘빈대떡 신사’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한 맥나마라는 이듬해인 1950년 돈을 내지 않고도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는 단체인 ‘다이너스 클럽’을 그의 동료 200명과 만들고, 회원임을 증명하기 위해 플라스틱 카드를 나눠줬는데 바로 이것이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가 되었다.


전세계 신용카드 55%에 육박

‘빈대떡 신사’들의 단결로 탄생한 신용카드는 이후 50년동안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다. 1950년 뉴욕에서 단 200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신용카드는 1999년말에는 전세계에 18억2,800만장이 보급되어 있고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금액도 2조6,000억달러(2,860조원)를 넘어섰다.

그렇다면 불과 50년만에 엄청난 성장을 이룬 신용카드 업계의 최강자는 누구일까. 바로 비자카드(Visa Card)이다. 비자카드는 질과 양적인 측면 모두에서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1999년말 현재 전세계에는 250여개국에 약 10억 장의 비자카드가 발급되어 있는데 이는 전체 신용카드의 54.7%에 해당한다.

또 비자카드를 통한 결제규모도 신용카드 결제시장의 60%가 넘는 1조6,000억달러(1,600조원)에 달한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기관인 WEFA에 따르면 비자카드의 경쟁업체인 마스타카드(26.2%), 아멕스(10.3%), JCB(1.8%), 다이너스(1.6%) 등의 점유율은 비자카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비자카드의 본부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비자 인터내셔날(Visa International)이다.

비자 인터내셔날은 아-태지역, 캐나다지역, 유럽연합지역, 중남미지역, 미국지역, 중동부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지역 등 전세계를 6개 지역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태지역에 포함되어 있는 한국에는 1991년 6월 비자코리아(Visa Korea)가 설립되어 한국 회원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1995년 11월 법인으로 승격된 비자코리아는 지난 4월말 현재 외환, 국민, 비씨, 삼성, LG카드 등 5개 카드사와 20개 은행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발군의 마케팅, 경쟁업체 압도

1958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뱅크아메리카드’를 계승해 만들어진 비자카드가 세계 최대의 카드회사로 성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기술 경쟁’과 ‘마케팅’으로 설명된다.

우선 마케팅 부분. 비자카드는 1986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이래로 올림픽 후원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오고 있다. 비자카드는 3번의 하계올림픽(서울, 바르셀로나, 애틀랜타)과 4번의 동계올림픽(캘거리, 알베르빌, 릴레함메르, 나가노)을 후원했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후원활동을 준비 중이다.

비자카드는 다른 카드업체와의 기술경쟁에도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새로운 지불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다기능 칩카드인 ‘스마트 카드’에 대한 투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칩카드란 신용카드 정보를 기존의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자기띠) 대신 초소형 IC칩에 저장하는 카드인데, 보안성이나 정보저장 능력면에서 기존의 카드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

비자카드는 영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지난해 12월부터 여의도 지역에서 6개월간 ‘칩 카드’ 시범운영에 돌입한 상태이다.

한국에서 비자카드는 위상은 세계 다른 지역과 비교할때 매우 독특하다. 즉 한국은 세계에서 매우 드물게 비자카드가 확고한 1위 자리를 고수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이다.

1998년까지만 해도 비자카드는 마스타카드에 비해 ‘6대4’의 비율로 열세를 면치 못했으며 1999년 중반에 들어서야 근소하지만 시장점유율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1999년 4·4분기의 경우 비자카드 총 사용액과 발급 카드수는 각각 10조4,790억원과 1,250만장으로 경쟁사인 마스터카드를 근소하게 따돌렸다.


한국시장 10년열세 만회한 전략

이처럼 최근 한국시장에서 비자카드가 10여년동안의 열세를 만회하고, 경쟁업체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게 된 배경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카드 회원사로 은행계 카드만을 고집하는 비자 인터내셔날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로지 한국 시장에서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97년부터 국내 비은행계 카드회사인 삼성, LG카드 등이 비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또 IMF로 어려워진 한국 경제를 돕는다는 명분아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코리아 웰컴스 비자(Korea Welcomes Visa)’프로그램을 도입한 것도 주효했다.

1998년 8월부터 시작해서 지난해 7월까지 1년 동안 실시된 이 행사는 대한항공, 롯데 등 주요 면세점들에서 호텔, 식당, 리조트, 백화점, 쇼핑센터에 이르기까지 국내 150여 개의 업체들을 선정해 전세계 비자카드 소지자들에게 할인혜택 등 각종 특별 서비스를 제공했다.

비자코리아는 또 체크카드, 구매카드 등 국내 카드시장의 여건을 고려한 신상품 도입 및 보급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비자코리아는 이밖에도 국내 신용카드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연체금 축소 및 부정 사용에 따른 손실 방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드의 부정사용을 조기에 적발해내는 카드 부정사용 방지 프로그램(CRIS)과 신용카드 사용자의 파산가능성을 예측 분석하는 CRPI 등을 국내 회원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입력시간 2000/05/2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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