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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스탈린, 김일성과 주한미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20여일 앞두고 주한미군의 지위에 관한 한미 행정협정(SOFA)이 개정문제가 시대적 쟁점을 등장했다.

한국전쟁때의 노근리 사건과 베트남 전쟁의 고엽제, 미공군 오폭의 피해지역인 매향리는 이제 127개 시민단체로 하여금 '불평등한 SOFA 개정국민행동'을 결성해 길거리고 나서게 만들었다.

또 미국의 민족민주 통일 동포 운동가들은 '통일학 연구소', '민족통신'이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주한 미군 철수와 한반도 군비감축 문제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50여년간 한반도에 주둔중인 미군이 남북관계가 해빙되는 시점에 이르러 '민족자주'를 내세우는 반미의 물결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지켜보면서 1950년 6월 26일 전후의 스탈린과 김일성, 그리고 그때의 주한미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993년 10월 11일, 미 국무부의 북한 담당이었던 케네스 키노네스 박사는 국무부 관리로서는 처음으로 81세의 김일성을 면담했다. 미 하원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회 애거먼 위원장 일행의 수행원 작격이었다. 김일성은 탁하고 거친 목소리로 말을 끊을 때마다 미소를 짓거나 손으로 제스처를 썼다.

그의 상황 판단은 대체로 정확했고 현실 해석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이데올로 기적이었다. 무엇보다 대단한 민족주의자로 보였고 자기 중심적인 인물이었다는게 퀴노네스박사의 느낌이다.

"나에게는 조선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나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제국주이다. 처음에는 일본, 그리고 미국이 조국을 침략했지만 모두 물리쳤다. 나의 주요임무는 조선인들을 위해 조선을 지키는 것이다. 주한 미군도 한반도에서 철수해야만 비로서 통일이 가능하다"고 김일성은 말했다.

그는 대표단 중 한명이 스탈린이 1950년 남침을 부추겼느냐고 묻자 질문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다 한참 후 노회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스탈린은 내 친구요. 그는 죽었소. 그가 편안하게 쉬도록 놔둡시다." 퀴노네스 박사는 '한반도 운명'이란 회고록(2000년 3월 15일 발행)에서 김일성은 "자기 친구에 대한 기억에 의리를 지키면서 질문에도 충분히 대답하는 카리스마와 노회성을 보였다"거 적었다.

그러나 그의 친구 스탈린은 한국전쟁이란 역사위에서 편안하게 될 수 없다. 모스크바에 잇는 현대 국제문제 연구소는 '북한 리포트' 23호(3~4월)에서 스탈린이 왜 한국 전쟁에 참전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문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여지껏 김일성이 1950년 4월에 스탈린을 방문해 한국전쟁의 남침을 허락받은 것은 문서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탈린의 남침허용은 중국 내전의 승리와 중국과의 상호동맹 체결, 소련의 원자폭탄 보유 등으로 동쪽이 튼튼해진게 첫번째 이유였다고 이 연구소는 분석했다.

두번째는 미국의 중국 내전 개입 실패와 동남아에서 서방진영의 고전, 한반도에서 이승만 정부와 미국의 정치.경제.사회 체제의 실패 등이고, 세번째는 미국이 유럽, 중동, 발칸반도 등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결성, 소련을 적대시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스탈린은 "미국은 더 이상 파트너가 아니다 그들은 적이다. 적고는 더 이상 합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스탈린은 김일성에게 "조만간 남한이 공격해 올지 모른다. 이 공격을 앞지르는 게 중요하다"며 선제공격을 지시했다고 이 연구소는 스탈린의 참전 의도를 요약했다.

한국전쟁 연구에서 전통주의, 수정주의를 넘어 제3의 시각을 주장하는 서울대 외교학과 하영선 교수는 "지난 반세기 역사속에서 주한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은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하기 보다는위기와 전쟁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1949년의 주한미군 철수는 한국전쟁을 불러 일으켰고, 1970년대의 주한미군 감축은 남북한간에 치열한 군비경쟁을 유도, 한반도에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스탈린이나 김일성에게 주한미군의 철수는 한반도 진입의 유혹을 준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주한미군 문제는 언제든지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박용배 통일문제연구소장]

입력시간 2000/05/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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