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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스타열전⑫]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 소장(上)

그는 의사다. 그것도 보통의사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뛰어난 의사다. 의학박사 학위도 갖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청진기도, 수술용 메스도 없다. 가진 것은 컴퓨터뿐이다.

안철수, 컴퓨터를 다룰 줄 안다면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소장인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설사 이름 석자는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사용하는 컴퓨터에는 거의 예외없이 그가 만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인 V3가 내장돼 있을 것이다.

그의 명함에는 의학박사, 경여공학석사라고 적혀있지만 벌써 10여년째 컴퓨터의 병을 고치는 경영공학석사의 일만 하고 있다.

그래서 러브레터(I LOVE YOU)의 이름을 빌린 러브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5월 초 그의 전화통은 문의전화로 불이 날 지경이었다. "평소보다 제보나 신고, 문의 전하가 30~30% 늘어났었죠. 우리 연구소의 가장 큰 재산이 바로 이것입니다. 바이러스를 발견하는 순간 네티즌이 우리 연구소를 찾는다는 거죠. 아무리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더라도 바이러스를 발리 발견하지 못하면 좋은 백신을 만들 수 가 없습니다."


완벽한 신고 및 대처체제 구축

안철수 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안티바이러스(anti-virus)프로그램 개발업체인 네트워크 어소사에이츠와 시만텍 등과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신고 및 대처체제를 갖추고 있다.

일단 바이러스의 발견신고를 받으며 24시간이내 백신(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한다.

" 왜 백신이라는 이름을 붙였냐면 제가 의사였기 때문이겠죠. 엄밀히 말하면 미리 예방하는 백신은 아니죠. 일단 나타나야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미 공개된 바이러스라면 언제든디 예방할 수 있어요. 안티바이러스라는 컴퓨터 용어보다 백신을 택한 것은 그런 뜻에서입니다."

안철수의 백신은 바이러스에 의해 훼손된 파일을 하나씩 살려가면서 암세포와 같은 바이러스를 찾아내 삭제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이제는 인터넷에 컴퓨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들 수 있어요. 러브바이러스는 세포분열하듯 스스로 복제하기 때문에 피해가 컸어요. 그런 바이러스는 지난해 나타난 멜리사가 처음이었는데 이번 러브는 교묘하게 사람을 유혹하는 글귀로 포장까지 했으니 아주 악질이라 해아겠죠."

" 왜 바이러스를 만드냐구요? 자기의 컴퓨터 실력을 과시하거나 현실에 대한 불만을 불특정 다수에게 표출하는 범죄적 심리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가 화제에 오르자 안 소장의 말문이 트이는 듯했다. 워낙 신중한 성격을 지닌 그인지라 답변이 거의 질문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는데 '바이러스에 관한 한 말이 많이 해야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명의 꿈꾸다 진로 바꿔

명의를 꿈꾸던 그가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컴퓨터 의사로 인생의 진로를 바꾼 것은 서울의대 박사과정에 들어갔던 1988년.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인 브레인(Brain)이 공교롭게도 그의 디스켓에 침입해 애써 모아둔 자료들을 날려버린 게 계기가 됐다.

"기가 막혔어요. 프로그램 하나가 오랫동안 공들여 모아둔 파일 자료를 한순간에 못쓰게 만들다니 말이나 됩니까. 그날 밤을 꼬박 새면서 왜 그런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연구하고 기어코 방법을 찾아냈지요.

어느날 '그럴 바에야 아예 전용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또 밤을 샜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은 이렇게 그가 밤을 새는 바람에 탄생했다. 1988년 7월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10여년전 지난 지금 안 연구소의 백신은 10여종으로 늘어났다. 백신이란 이름이 너무 길어 새 버전은 V2, V3로 붙였다.

"그때 이름을 바꾸지 않았으면 V3프로 2000, 넷웨어용 V3, 솔라리스용V3, 윈도NT용 V3등 간단 명료한 이름을 만들어 낼 수 없었을 겁니다. 만약 백신3프로그램 2000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얼마나 장황하고 어렵겠어요."

10년전 단 한순간이 결정이 무척 다행스럽긴 하지만 안소장은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리는 성격이 아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거너는 타입이랄까?

그러나 한번 정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사람이다. 그래서 백신을 개발할 때 만들어진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그중 하나가 그 유명한 'V3'를 완성할 때.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안소장은 1991년 2월 6일 군의관 훈련소인 대구 군의 학교에 입교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바로 그날 새벽 3시에 V3의 마지막 버첫 개발을 끝냈던 것이다. 그리고 5시간 후 대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문제는 그 후의 일어났다. V3의 개발 성공에 흥분한 탓인지 아내에게 군에 간다고 말하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이다.

"아내에게 미안하죠. 일에 쫓기다 보니 남편 역할을 못했거든요. 또 제대로 의술을 펴도록 밤낮으로 지도해주신 은사님에게도 배신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백신연구소

안 연구소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도 그런 아픔의 산물이다. 1988년부터 백신연구를 시작했으니 미국의 맥아피 보다도 한해 앞서 전문영역을 개척한 셈이고 기술력 또한 뛰어난 지난 2월에는 윈도 2000프로그램의 안정화 작업에 참여했다.

7월에 또 참여할 예정이다. " 전 세계에 백신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가 50여개 있는데 모든 종류의 컴퓨터에 다 적용되는 15개 종류의 백신을 모두 내놓은 회사는 우리를 포함해 3개사 밖에 없습니다.

또 백신프로그램은 현재 개인용→서버용→인터넷용→관리자용으로 4세대까지 발전해왔는데 4세대용 백신을 내놓은 회사는 3개 밖에 없어요. 그것도 우리가 선두주자를 뒤쫓아간 게 아니라 거의 동시에 내놨지요."

V3의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80%, 지난해 매출 115억원에 순익 50억원을 올렸다.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매출 100억이 넘은 곳은 한글과컴퓨터 외에는 안 연구소가 유일하다.

그이 경영철학 1조는 정직. 본인도 직원도 정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장이 관리하는 비자금과 판공비는 단한푼도 없다. 술을 잘 마시지도 않지만 접대란 말은 그의 사전에 없다.

" 일부 영업사원에 한해 꼭 필요하면 접대를 하라고 지시하지만 지난해 순익이 50억원이나 난 것은 직원 모두가 아껴 썼기 때문"이라고 고마워하는 그는 직원을 뽑을때도 능력보다는 얼마나 정직하고 성실한가를 먼저 본다고 한다. (계속)


"백신 필수적 상황 연구소 미래가치 높아질 것"

안철수 연구소는 컴퓨터 사용에 치명적인 결함을 초래하는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초기 '트로이 목마'라는 바이러스가 알려지던 시절에 의사였던 안철수 소장이 개발한 V3 백신은 아직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면 백신 소프트웨어로서 정상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거의 매일 새로운 컴퓨터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고 잇는 현 상황에서 백신이 갖는 의미는 컴퓨터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이런 까닭에 지본금 19억원, 매출액 115억원(1999년)인 안철수 연구소의 미래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연구소는 기존의 백신개발 기술을 컴퓨터 보안 분야로 조심스럽게 확장하고 있다. 또 리눅스 환경에 대비, 아델리눅스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백신 및 보안제품의 시장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라는 측명으로 이해된다.

안철수 연구소의 특징은 이름에서 보듯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백신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면서도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않고 해외 이용자들을 위한 제품 개발에도 소극적인 편이다.

오히려 매수 새로개발된 백신을 쉐어웨어 형태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는 최고경영자(CEO)인 안철수 소장이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른 사업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올려나가는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것이 CEO의 사업 자질 부족으로 보일 수도 있다. 안첤 연구소에 대한 최종 평가는 내년 상반기 상장과 함께 시장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입력시간 2000/05/2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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