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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슬픈 5월

서양에서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수만리 떨어진 동양과의 문화적 차이 탓일까. 반세기 넘게 이어오는 한국 현대사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는 멋진 수사보다 ‘거짓말’, ‘배반’, ‘탄압’ 등 부정적 단어와 연관짓고 있다.

그리고 그같은 불행한 역사는 2000년 5월에도 재연됐다. 후세의 역사가들은 2000년 5월, 특히 그 네번째 일주일을 ‘한국 사회가 갖고 있던 배신, 음모, 뻔뻔함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시기’라고 기록할 것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한국인들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해야 했다. ‘젊은 피’로 통했던 김민석, 김성호, 우상호 등 386 정치인의 밤낮이 다른 위선에 실망했고 4·13총선때 시민연대 대변인으로 앞장선 장원씨의 뻔뻔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하지만 386 정치인과 장원씨의 두 얼굴도 현대그룹과 비교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자부하는 현대그룹 정씨 일가는 국민 경제를 담보로 정부와 위험한 게임을 벌이고 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기업은 망한 기업이다. 따라서 자신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현대건설은 문제가 있는 기업이다. ‘일시적 유동성 문제’라고 주장해도 현대그룹이 빚을 갚지 못해 은행과 정부, 따라서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손을 벌린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현대의 행보는 ‘뻔뻔함’ 그 자체다. ‘현대가 망하면 대한민국도 함께 망한다’는 듯이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를 외면한채 ‘BJR’(배째라)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언제쯤 진실과 정직함이 흘러넘치는 사회가 될지 안타깝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입력시간 2000/05/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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