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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태, 어디까지 가나] 재벌 핵분열 가속화

2세 경영인 등장, 계열분리로 '아기재벌' 태동

‘아기 벨’(Baby Bell)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앙징맞은 장난감 회사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기업 독점을 용납하지 않는 미국 정부의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1982년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통신시장은 ‘벨’이라는 전화회사가 독점하고 있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소송에서도 알 수 있듯 독점의 폐해를 지극히 꺼려하는 미 연방법원은 1982년 8월 ‘벨’을 벨 애틀란틱(Bell Atlantic), 벨 사우스(Bell South) 등 7개의 소규모 회사로 쪼개버렸는데 이때 생겨난 기업이 바로 ‘아기 벨’이다.

그런데 큰 회사가 조그만 회사로 쪼개지는 이같은 현상이 한국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 일가의 경영퇴진을 계기로 과거의 대재벌에서 핵분열을 일으킨 ‘아기 재벌’들이 본격적으로 태동할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현대그룹은 6남1녀에 달하는 정주영 명예회장 자녀들이 나름대로 ‘아기 재벌’을 만들어 상당부분 독립한 상태다. 몽구·몽헌 형제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는 자동차, 중공업, 전자 등을 제외한 유통(금강개발·2남 몽근), 보험(현대해상화재·6남 몽윤) 등은 이미 계열분리를 선언했다.


현대. SK· LG 동서 활발히 진행

이같은 현상은 LG, SK그룹 등도 예외는 아니다. SK그룹의 경우 윤원, 신원, 창원 등 최종건 창업주의 2세들이 SK케미칼, SK유통 등을 중심으로 독자 경영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최종건 창업주의 동생이자 SK그룹을 정보통신·석유회사로 성장시킨 고 최종현 회장의 두 아들인 태원, 재원 형제는 SK그룹의 주력인 SK텔레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밖에도 LG그룹도 3대째 이어 내려오는 구씨와 허씨 가문의 자연스런 지분정리가 예상되고 있으며 LG화재의 경우 계열분리가 이뤄진 상태이다.

그렇다면 왜 바로 이 시점에서 ‘아기 재벌’이 탄생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재벌을 일궈낸 ‘1세대 경영자’들이 물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상속 차원에서 ‘아기 재벌’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의 자녀들이 과거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한솔제지, 신세계백화점, 제일제당, 제일합섬 등을 갖고 독립해나간 것은 상속을 통해 ‘아기 재벌’이 탄생한 전형적인 사례다.


1세대 퇴진으로 경영환경 변화

‘아기 재벌’이 생겨나는 또다른 이유는 경영환경의 변화다. 즉 시장의 경쟁격화와 정부정책의 변화로 총수 1인이 경영을 총괄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자연스레 과거의 대재벌이 ‘아기 재벌’로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SK그룹의 최대 주주인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5월16일 매우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서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강연회에서 “외국인이 보기에 희한한 비즈니스 모델인 재벌체제는 앞으로 10년 또는 15년 이내에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글로벌 경쟁시대에 재벌 총수가 계열사의 모든 것을 알고 판단하는 시스템은 경쟁력이 없고 가능하지도 않으며 적어도 SK는 그런 식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래가치가 보이지 않는 기업은 합병하거나 팔아치우고 주력기업은 디지털 경제에 맞게 변신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재계 일부에서는 이미 ‘아기 재벌’시대를 겨냥하는 대책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재용씨로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된 삼성그룹의 경우 과거의 선단식 체제를 대신해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각 계열사가 공유하는 ‘브랜드 연합체’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은 1998년부터 재벌 해체에 대비,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철환 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입력시간 2000/06/0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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