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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현대사태 가닥, 증시 기지개

“이제 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은 각 기업이 독자적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 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지난 5월31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3부자 동반퇴진을 발표하면서 한 이 말은 ‘재벌 오너’의 종언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불과 20일전 SK㈜의 최태원 회장은 한 강연회에서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이제 재벌체제는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며 앞으로 정보통신의 발달과 e비즈니스 확산 등으로 선단식 경영체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두 재벌 총수의 말은 그들 입에서 직접 나온 것이었기에 의미는 더욱 크게 받아들여졌다. 글로벌 경제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체제로의 변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재벌 스스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현대사태, 재벌개혁 가속화 계기될 듯

현대의 오너 경영진 퇴진 발표가 나오자 극도의 불신을 보이던 증시도 모처럼 급등세를 보였다. 사실 현대의 충격적인 발표는 시장이 이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나 채권은행의 압력이 있긴 했지만 이미 “정 명예회장의 퇴진은 현대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꼬리를 내린 후였다. 경제전문가들은 “기업이 과거처럼 시장을 무시하고는 생존해나갈 수 없다는 점을 일깨운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중훈 한진회장이 전문경영인 심이택 사장에게 대한항공 경영권을 넘긴 것이나 고려합섬이 장치혁 오너체제에서 전문경영인 박웅서 체제로 넘어간 것 등도 결과적으로는 시장을 무시한 전횡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아건설 최원석, 한일 김중원, 거평 나승렬 회장이 무대 뒤로 사라진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 발표로 충격에 휩싸인 재계도 “현대의 발표는 개인 회사 문제로 오너경영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 했지만 시장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현대사태는 정부의 재벌개혁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가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정주영 명예회장 등이 퇴진을 결정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정부의 공식발표가 잇따른 점이 재벌개혁이 지속될 것임을 뒷받침한다.

이기호 청와대경제수석도 지난주 말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줄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재벌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태세다.


증시 ‘선순환국면 진입’ 기지개

지난주 현대그룹의 신속한 대응으로 연 4일 급등세를 보인 증시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전문가는 “증시가 이제 선순환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변에 악재만 널려 있었으나 이제는 오히려 악재가 호재로 반전되는 모습이다.

미국의 각종 지표가 금리인상의 우려를 완화하면서 세계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추가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이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는 효과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매도세로 일관해 “한국을 떠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안겨줬던 외국인도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신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은행합병도 점차 가시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국내적 요인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특히 증시 주변의 여건이 호전되면서 고객예탁금이 다시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자금이 유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어느 시점에 투자를 할 것인지, 어느 종목을 고를 것인지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증시 전문가의 조언을 염두에 둬볼만 한 때인 것 같다.

이충재 경제부 차장 cjlee@hk.co.kr

입력시간 2000/06/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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