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인텔 OK Cashbag
주간한국  
www.hk.co.kr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벤처 스타열전
   인터넷 세상
   신동의보감
   땅이름과 역사

중국은 과연 미국의 가상적인가

미 합참 보고서 내용싸고 해석 분분

미 합참의 ‘JOINT VISION 2020’은 특정국가를 가상적국으로 지목하거나 상정하지 않았다. 다만 ‘비대칭적 방법’으로 미국을 위협할 불특정 적대세력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일각에서는 JV 2020이 중국을 가상적으로 삼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5월26일 미 합참이 내부적으로 중국을 가상적으로 상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월31일 워싱턴타임스도 “합참이 언급한 비대칭적 위협은 중국이 미국의 주적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워싱턴포스트는 우선 냉전종식 이후 미군의 전략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전략중심 이동의 징후는 여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년간 미군이 실시한 워게임(전쟁 시뮬레이션)의 3분의2가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해외주둔 미군의 배치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에 배치된 공격용 잠수함의 비율이 과거 40대60에서 현재 50대50으로 바뀌었으며 조만간 역전될 전망이다.


미군 워게임 아시아 지역에 치중

미군 고급 지휘관의 사고방식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0년전과 다른 각도에서 전쟁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 장성들은 압도적 다수가 유럽에서 벌어질 지상군의 대규모 정면충돌을 전쟁의 전형으로 보았다. 하지만 현재는 절반 이상의 장성이 기만과 간접공격을 비롯한 아시아적 전술을 이용하는 전쟁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손자병법을 연구해 중국의 전략을 분석하려는 미국 학자들이 부쩍 늘었다. 워싱턴타임스가 JV 2020의 타깃을 중국과 연결시킨 것도 이와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미 언론이 중국에 주목하는 것은 JV 2020이 전쟁의 개념을 크게 확대했기 때문이다. 바로 비대칭적 위협이다.

미 합참은 비대칭적 위협이란 새로운 개념을 안출함으로써 대규모 군사충돌과는 다른 분야로 전쟁의 지평을 넓혔다. 이것은 중국이 재래식 군사력에서는 미국에 상대가 안되지만 비정규전을 통해서는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합참 보고서의 비대칭적 위협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


중국, 비밀문건에 '미국이 주적' 명시

여기에는 중국도 원인제공을 했다. 1990년대 초반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비밀문건에 미국을 주적이라고 못박아 미국의 신경을 건드린 바 있다. 대만 문제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지만 미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지난해 초 중국에서 출간된 전쟁이론서 ‘차오시엔짠’(超限戰·무제한 전쟁)도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현역 중국공군 치아오량(喬良·45) 대령과 왕시앙쉐이(王湘穗·46) 대령이 공저한 이 책은 중국군의 전쟁개념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미래전은 무기와 비무기, 군인과 민간인의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중국이 정규전 뿐 아니라 사이버 전쟁, 테러리즘, 금융전쟁, 무역전쟁, 생태전쟁 등 비군사적 방법을 무제한 동원하는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무제한 전쟁의 개념이 JV 2020에서 강조된 비대칭적 위협과 찍어낸 듯 닮았다.

미국이 중국을 가상적으로 상정하는 것은 미국의 ‘군산정(軍産政) 복합체’의 이해와도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위협이 실재하든 않든 적으로 상정함으로써 군부, 업계, 정치권이 득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미 국방부 정책분석가 프랭클린 스피니의 견해(계간 전략연구 1997년 가을호). “냉전종식 후 수차례에 걸쳐 군사전략 재수립 시도가 있었다. 클린턴 1기 행정부의 ‘버텀 업 리뷰’(Buttom-Up Review)와 2기 행정부의 ‘4개년 방위 계획’(Quadrennial Defense Review)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BUR, QDR는 군사력과 국익 수호의 부조화를 심화했다. 군사력과 납세자를 희생시켜 군부와 군수업체, 의회의 이익을 옹호한 것이다. 국방부는 재래식 전력을 효과적으로 감축하고 전략을 재정비하는 어려운 결정을 회피했다.”

JV 2020 역시 이같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JV 2020은 ‘미국의 전반적인 군사목표는 모든 종류의 군사작전에서 압도할 수 있고 어떤 형태의 분쟁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세할 수 있는 군사력을 창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20세기의 연장선상에서 전쟁대비 범위를 더욱 확대한 셈이다.


미군 작전형태 달라져야

미국이 중국을 가상적으로 상정한다면 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확충은 필연적이다. 하와이와 상하이(上海)의 거리는 5,000마일이다.

미 본토 샌디에이고와 중국간 거리는 뉴욕과 유럽간 거리의 두배다. 보다 먼 아시아로 전략중심을 옮기면 작전수단도 달라져야 한다.

C-17 수송기를 비롯한 전략적 공수능력과 해양수송 능력을 강화하고 장거리 폭격기와 급유기도 당연히 증강해야 한다. 따라서 일부 분석가들은 국방부가 예산확대를 위한 구실로 아시아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JV 2020은 아울러 미국의 ‘국가 미사일 방어’(NMD) 체제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모든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미국익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권고가 그것이다.

카터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 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교수는 NMD 시스템이 아시아 국제질서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NMD 체제에 대항해 핵전력을 증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브레진스키 교수는 중국의 핵증강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연쇄적인 핵증강으로 이어지고 일본의 군사력 확대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범죄가 없다면 경찰은 할 일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에게 적은 필수적인지도 모른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0/06/07 18:25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