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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양양 남대천 은어낚시

강원 양양군의 남대천은 위대한 어머니의 강이다. 대표적인 모천회귀어종인 은어와 연어가 이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이 강으로 돌아와 생을 마친다. 물이 탁하고 독해지면서 한때 자취를 감췄던 은어와 연어. 강물이 점차 제 색깔을 찾으면서 남대천은 다시 이들의 따스한 어머니가 됐다.

6월을 맞은 남대천에는 요즘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어린 은어가 무더기로 거슬러 올라오는 금어기를 지나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은어낚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짙푸른 물살 속에 은어떼가 반짝거리고, 덩달아 낚시꾼의 어깨도 요동친다.

은어는 9~12월 하천의 중류에 알을 낳고 알은 1주일만에 부화한다. 치어는 강물에 밀려 연안 바다로 나가 그 곳에서 겨울을 보내고 3~5월 강을 거슬러 오른다. 돌에 붙은 남조류와 규조류를 먹으며 초여름까지 급격하게 성장한다.

은어는 살에서 은은한 수박향이 나는 물고기. 그래서 중국에서는 향어(香魚)로도 불린다. 미식가들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별미이다. 먹는 맛도 그렇지만 잡는 맛도 별나 은어꾼이 되면 다른 낚시에 흥미를 잃게 된다. 남대천변을 메운 낚시꾼들 중에 일본 사람들도 섞여있다는 사실이 그 매력을 대변한다.

은어낚시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털 많은 곤충의 모습을 닯은 가짜 미끼를 사용한 도랑낚시와 씨은어를 이용한 놀림낚시이다. 도랑낚시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

물살에 바늘이 흘러가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봉돌과 가짜 미끼를 달아 은어가 숨어있을 만한 곳에 흘리는 것이다. 바늘을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는 인근 낚시점에서 미리 만들어놓은 것을 구하는 것이 좋다. 만들기가 까다로와 5,000원~1만원으로 다소 값이 비싸다.

놀림낚시는 어느 정도 숙달된 꾼들이 사용하는 방법. 은어의 치열한 자기영역 방어 본능을 이용한 것이다. 은어는 성질이 급하고 포악한 물고기라 잡아 놓으면 바로 숨이 넘어가고 자기 구역에 남이 들어오는 것을 참지 못한다.

은어 한 마리의 세력권은 1~3입방미터. 다른 은어가 침입하면 격렬하게 공격해 쫓아낸다. 놀림낚시꾼은 먼저 도랑낚시로 은어(씨은어) 한마리를 잡는다. 잡은 은어의 코를 뚫어 도망가지 못하게 묶고 그 은어의 주위에 1~2개의 작은 바늘을 함께 매단다.

이 씨은어를 다른 은어가 있는 곳에 드리우면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결국 씨은어 주위의 바늘에 은어가 걸리게 된다.

은어를 요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첫째가 회. 뼈를 발라내기도 하지만 뼈째 먹어야 수박향이 진하다. 비늘과 내장을 훑어내고 밀가루를 묻혀 튀겨내면 아이들도 수월하게 먹을 수 있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가장 독특한 음식이 은어밥. 은어를 잘 손질해 쌀과 함께 솥에 안쳐 밥을 짓는다. 콩나물밥처럼 양념장을 넣고 잘 비벼 먹는데 입안에 수박향이 가득 넘친다. 비린내가 전혀 없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도 한번쯤 시식해 볼만 하다.

남대천에 들렀다면 드라이브 코스로 으뜸인 양양-어성전 지방도로를 달려봄직하다. 남대천의 상류로 오르는 강변길로 기암과 백사장 등 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어성전 마을은 한 때 오지였던 곳. 물고기가 성과 바다를 이룬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는 맛도 일품이다. 남대천의 별미도 빼놓을 수 없다. 뚜거리탕이다. 뚜거리는 강 하류 바위틈에 사는 손가락만한 물고기로 망둥어를 닮았다. 추어탕처럼 갈거나 통째로 끓인다. 대파와 우거지를 함께 넣는데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해장용으로 그만이다.

물에 몸을 반쯤 담그고 은어 낚시에 열중인 태공들. 푸른 물빛 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어질 듯하다.

줄지어 늘어선 은어낚시꾼들.

남대천 상류의 어성전계곡.

권오현 생활과학부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0/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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