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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공기업의 개혁대상 ‘낙하산 인사’

공직임명을 당파적 정실로 하는 행태는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조선시대 당쟁도 고상한 이념을 제외하고 보면 결국은 한정된 공직을 놓고 벌인 파벌간 ‘밥그릇’ 싸움이었다.

서양에도 엽관제(獵官制)로 번역되는 ‘스포일스 시스템’(spoils system)이 있다. 메리트 시스템(merit system)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엽관제는 19세기 중엽 미국 상원의원 W 마시가 “전리품은 승자의 것”이라고 말한데서 유래됐다. 이같은 전통때문인지 현대 미국에서도 백악관 이너서클을 가리켜 ‘조지아 마피아’, ‘아칸소 마피아’란 비아냥이 나온다.

조지아주 출신 지미 카터 전대통령이나 아칸소 출신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측근을 대거 요직에 임명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에 ‘낙하산 인사’가 난무한다는 비판에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5월31일 서방의 엽관제를 빌어 낙하산을 정당화했다. 서구식 모델은 마법사같은 힘을 갖고 있다. 왠만한 논쟁에서도 “서구에서는…”이란 말이 나오면 한수 접어주기 일쑤다.

한국과 선진국의 상황차는 아예 무시한 채 그저 추종하기 바쁜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박 대변인이 시사한 엽관제는 미국에서도 정치적 부패와 행정상의 비능률이 높아지면서 이미 19세기말 메리트 시스템으로 대체됐다. 한국에서 낙하산 인사를 옹호하는 측은 집권세력뿐이다.

공기업이 개혁대상으로 추락한 근인이 낙하산 인사에 있다는 비판이 무성함에도 불구하고 낙하산은 계속 내려오고 있다. 본래 낙하산 부대는 적진에 뛰어드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직접 경제를 챙기겠다”고 한 김대중 대통령도 낙하산만은 마음대로 안되는 모양이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0/06/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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