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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더 미션

전성기를 저만치 흘려보내고, 이름난 감독과 배우마저 할리웃에 빼앗긴 홍콩 영화계에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홍콩 영화는 꾸준히, 이따금 수작을 내놓는다.

왕가위, 프루트 첸과 같은 젊은 예술파 감독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억지로 누선을 자극하는 팬시 상품 같은 멜로 쪽에도 <첨밀밀> <유망의 생> <심동>처럼 가슴을 찡하게 울리고 가는 진지한 드라마가 나오는가 하면, 스스로 창안하고 수립한 전통을 뛰어넘는 복제와 변형으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빼어난 안무의 액션물도 가끔 나오고 있다.

두기봉 감독의 1999년 작 <더 미션:The Mission>(18세, 우일)은 이야기 구조가 탄탄한 암흑가 영화다.

두기봉 감독은 1988년 <성시특경>으로 데뷔한 이래 유덕화의 인기를 높였던 <천장지구>를 3편까지 제작했고 <심사관> <동방삼협> 연출을 거쳐 우리나라와의 합작품인 <캘리포니아>(1997), 소방수의 활약을 그린 <화급>(1998), 액션물 <더 히어로>(1998)와 <암전>(1999)까지, 꾸준히 흥행작을 내놓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특수 효과로 버티는 최근의 액션 무협물 흐름에도 불구하고 규모에 함몰되는 일 없이 이야기 자체로 승부를 거는 정통파다.

<더 미션>은 홍콩 영화 비평가협회 작품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고 19회 홍콩 영화상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50회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암흑가의 불문율인 의리와 충성에다 배신의 양념을 넣고, 총격전도 화려해서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기존 틀을 따라가면서도 마디마디에 변주곡으로 테마를 되새기고 뒤집는 재주는 그토록 많은 갱 영화를 만들고 난 바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으리라. 많이 만들다 보면 태작 8할에 수작 2할대는 맞힐 수 있는가 보다.

암흑가 보스 文兄이 아지트와 다름없는 레스토랑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로부터 피습당한다. 부두목 격인 동생 阿男(임달화)은 성격과 장기가 남다른 다섯 사나이를 모아 보디가드로 기용한다.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작은 구역을 책임지고 있던 성격이 불같은 來(오진우)와 그를 형님으로 떠받드는 미남 뺀질이 信(여송현), 명사수였던 헤어 디자이너 鬼(황추생), 웨이터로 일하고 있는 행동파 明(장요양), 해바라기씨를 내뱉는 뚱뚱한 무기 전담원 肥(임설)가 그들이다.

튀는 성격 때문에 이따금 언쟁을 하기는 하지만 두목을 지키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냉정하고 완벽한 프로의 자세를 보여준다. 지리한 잠복과 은둔, 아직도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적과의 몇 차례 위험한 총격전을 겪으며 한 몸이 된 이들은 마침내 주모자를 찾아내 처리한다.

阿男은 리더 격인 鬼에게 수고비를 건네며 信이 형수와 놀아났다고 말한다. 信을 처리하지 않으면 鬼가 당할 것은 자명한 일. 의리와 충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 다섯 사나이가 자리를 함께 한다.

홍콩 영화가 갱 영화의 장르에 새긴 가장 유명한 장면은 a가 b를 겨누고, b는 c를 겨누며, c는 a를 겨누는 총격 씬의 긴장일 것이다. 할리웃 영화도 즐겨 모방하고 우리 영화 <아나키스트>도 흉내를 낸 써클 구도는 역시 홍콩 영화가 진품이다.

그토록 많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숨이 막히며, 근사한 마무리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더 미션>은 그 긴장과 이완을 잘 조절해 오랜만에 ‘싸나이’ 가슴에 불을 지른다.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 oksunhee@netsgo.com

입력시간 2000/06/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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