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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국의 이름을 걸고 둔 '혼이 바둑'

“4국이 힘들었다. 이미 2:1로 지고 있었으므로 반쯤은 맘을 비웠다. 다만 막판까지는 가고 싶었다. 꼭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고 그 한판에 사력을 다했다. 바둑인생을 통털어 가장 열심히 둔 바둑이다. 우승하기까지 어찌 순탄대로만 달렸겠는가. 운으로 이긴 바둑도 있다.

거꾸로 유리한 바둑을 놓친 적도 있다. 문제는 역경이라면 역경이라 할 상황을 딛고 일어서게 해준 그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정신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개인이라기 보다는 조국의 이름을 걸었다는 것이다.

좀 외람된 말이지만 난 한국의 대표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었다. 내가 이기면 한국이 이기는 것이고 내가 지면 한국은 3류국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이 약자취급을 했던 개최국이 나의 맘을 다그쳐 주었으니 우승의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응씨룰에 관한 얘기인데, 나중에 그 과학성을 따져보겠지만 실제로 승부에서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어차피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덤 이외에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후학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주문하고 싶다. 바둑두는 것이 내 직업이고 소명이므로 일선에서 물러날 계획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지금 이창호를 키우지만 뜻대로 잘 자라고 있으니 언젠가는 나를 밀어낼 것이다.

그리고 나는 밀리지 않으려고 애를 쓸 것이다. 그는 나에게 훌륭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우리 바둑의 현주소를 냉정히 짚어볼 필요성이 있다. 우승의 기쁨도 좋지만 이젠 수성에 집중해야 한다. 이젠 국제화 시대다. 나나 서봉수 명인 이외에 기대주가 나와야 한다.

연구생 제도가 하루 빨리 정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당장 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아주길 바란다(웃음). 그리고 부모님과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600만 바둑팬의 성원은 두고 두고 갚겠다.”

10년이 지난 쾌거이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벅찬 일이다. 조훈현은 쓸모 없는 겸손을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한국바둑의 미래까지 책임져야할 그이기에 한국바둑의 현주소를 명확히 밝혀내고 그 처방전도 명쾌히 지어주었다.

1953년생으로 우승당시 36세. 세계최연소 입단(9세), 통산 최다타이틀 획득(145회), 통산 1,300승으로 각각 세계최고기록을 경신중이며, 1994년 세계타이틀 사이클링 히트, 1980년 이후 국내기전 완전석권 3차례다.

실로 조훈현이 한국바둑계에 끼친 공로는 지대하다. 겨우 현대바둑의 걸음마단계이던 1960년대 초반, 본격 신문 기전이 생겨날 때 그것들이 조훈현을 위한 대회인줄은 아무도 몰랐다. 잠시 서봉수가 1970년대 초, 정상의 일각으로 군림했고 김인 김희중 하찬석 등 도전자들이 즐비하긴 했으나 결국은 조훈현의 성가를 드높혀 주는 조연역할에 머물고 만다.

바둑역사상 가장 위대한 고수를 꼽히는 혼인보 슈샤꾸(道策), 살아있는 기성 우칭위엔(吳淸原)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실력자가 바로 조훈현이다.

조훈현이 응씨배 우승을 하고 난 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먼저 바둑팬의 급격한 증가다. 당시 보도내용을 거슬러 올라가면 600만 바둑팬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구체적인 증빙자료는 없지만 그 정도 되리라는 추산이다. 흔히 추산은 좀 부풀려지는 것이 상례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600만명이 채 못된다고 보는 편이 올바를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유명한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의뢰한 결과 4,500만 인구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1,100만이 바둑팬이다. 그게 다 조훈현의 응씨배 우승이 후 늘어난 것이다.

바둑인구 1,000만시대-. 우리보다 인구가 3배나 많은 일본의 바둑팬도 1,000만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의 바둑열풍은 가위 태풍에 허리케인을 얹어놓은 정도의 열기라 하겠다. 모든 게 바둑황제 조훈현의 응씨배 우승이 가져다 준 축복이다. 바둑사가 아무리 두꺼워져도 언제나 조훈현의 응씨배 우승은 그 첫머리를 장식할 것이다. <계속>


<뉴스와 화제>

· 박지은 바둑왕전 4강 돌풍

‘여자 유창혁’으로 불리우는 박지은 초단이 KBS 바둑왕전 8강전에서 신세대 기사 윤혁을 누르고 4강에 진출, ‘루이돌풍’이후 최고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비록 속기전이긴 하지만 순수 국내 여류기사가 4강은 커녕 8강까지도 올라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박초단은 16강전에서 거함 조훈현 9단을 꺾어 파란을 연출했는데 여류명인전에서 우승, 여류 최강그룹에 속한다.

· 유창혁 홈페이지 오픈

세계최고의 공격수 유창혁이 홈페이지(www.yoochanghyuk.com)를 만들었다. 화려한 공격바둑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유창혁의 홈페이지는 (주) 삼본데이터시스템이 3개월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 이창호에 이어 개인홈페이지로는 두 번째다.

홈페이지엔 유창혁 9단의 전적 신상명세 개인기보 등 다양한 자료가 올라 있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06/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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