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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스타열전(16)]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사장(上)

새 천년에 용꿈을 꾸었는지 모든 일이 생각대로 술술 잘 풀린다고 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인재들이 하나 둘 찾아왔고, 외국의 유명 벤처캐피탈들이 서로 돈을 대겠다고 나섰다.

또 인터넷 검색업체 야후(yahoo!)와 경매사이트 e베이가 지난 2월 해킹을 당하더니 시장이 하루아침에 엄청나게 커져 ‘사업 운은 좋은 편’이라고 겸손해했다.

한국의 사이버 포도대장을 자임하는 김홍선(40) ㈜시큐어소프트 사장. e-비즈니스가 우리 사회의 일부로 자리를 잡으면서 불거진 사이버 정보 보안문제를 재빨리 포착하고 방화벽(firewall)과 VPN(가상 사설망)을 만들어낸 그지만 첫 인상은 수수한 학자풍이다.

벤처기업가답게 ‘튀는’ 맛도, 사이버 범죄자를 퇴치하는 사이버 경찰의 강한 힘도 느껴지지 않는다.

“겉보기와는 다릅니다. 미국에서도 박사학위(퍼듀대 컴퓨터공학)를 받으면 대개 교수나 연구원의 길을 걷는데 학교에 남으면 뒤로 한발짝 물러나 있는 것 같아서 거절했어요. 치열하게 현실과 부딪히며 승부를 거는게 더 좋아요. 아버지가 사업을 오래 하셔서 그 기질과 피를 물려 받았는지도 모르죠.”


국내 최대 사이버 보안업체

김사장이 세운 시큐어소프트는 국내 최초로 국산 방화벽(Firewall)인 수호신을 출시한 보안업체다. SecureShield-수호신, 바이러스월, SAFEsuite 등의 제품을 개발, 판매, 서비스, 보안 컨설팅에 이르는 e-시큐리티 솔루션을 지향하고, e-시큐리티 포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 점유율은 60% 정도. 직원 90여명에 기술인력만 40명, 기술지원 인력이 또 30여명이다. 국가기관, 공공기관, 금융권, 대기업 등 500여곳에 방화벽을 걸치하고, 원격방화벽 보안점검이나 VPN 기능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의 사이버 보안업체다.

“이제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제품 하나를 파는 시대는 지났어요. 정보보안에 관한한 문제점 파악에서 완벽한 보안장치까지 토털서비스가 필요하지요.”

따지고 보면 그렇다. 자고 나면 또 하나가 생겨날 정도로 많은 쇼핑몰에다 수천만원대의 돈이 오고 가는 사이버 뱅킹과 사이버 증권거래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누군가가 그 정보를 가로챈다면?

특히 누군가가 내 비밀번호를 빼내 그 돈을 가로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이버 거래에서 갖고 있는 그런 불안감을 깨끗이 씻는데 김사장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해까지만 해도 정보보안에 대한 네티즌들이나 기업의 인식은 턱없이 낮았다. 시스템을 설치하면 보안 솔루션은 공짜로 제공되는 기본사양쯤으로 생각하기 일쑤. 시큐어소프트로서는 그 벽을 넘는 게 1차 목표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난 2월 야후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사이트가 줄줄이 해킹당했다. e-비즈니스 업계는 경악했고 보안업계는 하루아침에 벤처업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보안 자체가 시스템 구축과는 별개로 하나의 프로젝트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니 다행이지요. 그러나 아직도 멀었어요. 우리 나라의 많은 쇼핑몰은 여전히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어요. 누가 들어가서 슬쩍해도 그 사실조차 모르는 곳이 많아요.”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 쇼핑몰의 3%정도만이 보안문제를 제대로 해결한 상태라고 한다. 그러니 보안 시장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게 당연하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정보보안 시장은 지난해 42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02년에는 74억달러에 이르고 국내 시장은 1999 년 500억원 규모에서 매년 30%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덩달아 시큐어소프트의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1998년 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75억8,000만원으로 급신장했고 순익 7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2000년에는 매출을 무려 30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인터넷열풍과 보안필요성 예상

김사장이 인터넷 보안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를 그만두고 미국 캘리포니아 밴처기업 TSI에 스카웃돼 근무하던 94년께. 당시 국내에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도 전이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거쳐 퍼듀대박사학위를 취득한지 4년여만이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지도교수가 아주 현실적인 분이어서 기업관련 프로젝트도 많이 했어요. 그 일을 도우면서 비즈니스의 맛을 알았다고나 할까요. 언젠가 한번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학생신분으로 벤처를 하는 것은 어쩐지…지금도 찬성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업운영에도 인생수업이 꼭 필요한 법이니까요.”

국내에도 조만간 인터넷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직감한 김사장은 정보보안사업을 선점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995년 여름 함께 일하던 동료 5명과 함께 정보보안 전문업체 ISS를 설립했다.

ISS의 꿈과 의욕은 대단했으나 현실이 따라주지 않았다. 시큐어 소프트의 정보보안 기술진은 현재 국내 최고수준을 자랑하지만 그때만 해도 제일 간단한 방화벽 하나 만들 능력이 없었다.

연구진은 미국의 보안업체인 체크포인트사의 기술을 들여와 날밤을 새며 연구분석했다. 2년여간 어렵게 어렵게 습득한 기술로 작품을 하나 만들어낼 만하자 이번에는 IMF가 터졌다.

“잘 아시겠지만 IMF이후 돈줄이 완전히 말라버렸어요. 기술개발을 계속해야하는데 돈이 없으니…입안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더라구요. 직원도 20명 수준으로 줄이고 허리띠를 줄라맸는데 왠 월급날은 그렇게 빨리 오는지. 하루하루를 더티기가 힘들었죠.”


IMF 고비 넘고 수호신2.0 출시

힘든 날은 거의 1999년 초까지 이어졌다. 1998년 11월 국내의 작은 보안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주)와 전격적으로 합병을 했으나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합병과정에서 전체직원중 30%를 정리해야했고, 팀워크도 흐트러졌다. 두회사의 제품을 통합하는데도 노력과 시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전기가 마련된 것은 1999년 2월 합병회사의 첫 작품인 수호신 버전2.0이 나오면서부터. 고객들의 검증이 끝나면서 주문이 밀려왔다.

또 수호신2.0 버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K4E 등급을 받는 개가를 올렸다. 이 등급은 정보보호센터에서 심사하고 인증하는 정보보호시스템 평가등급의 하나로 K4등급에 암호화(encryption)가 추가된 보안평가등급이다.

국내에서 K4등급을 받은 업체는 많으나 침입차단기능외에 기밀유지에 필요한 암호화 기능을 포함한 업체는 시큐어소프트가 처음이었다. 수호신 2.0버전이 지난해 히트상품 방화벽 부분 고객만족 1위를 차지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06/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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