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인텔 OK Cashbag
주간한국  
www.hankooki.com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벤처 스타열전
   인터넷 세상
   신동의보감
   땅이름과 역사

요즘 잘 나가는 회사? 홍보대행사!

E여대 신방과 석사 출신인 임유진(27)씨는 모 홍보대행사의 컨설턴트다. 아멕스카드, LG 깔끄미, 스벤슨 등의 홍보를 맡고 있는 임씨는 오전 8시 출근하자마자 팀원 3명과 함께 조간신문 모니터링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종합지 8개, 경제지 4개, IT전문지 2개, 스포츠지 4개, 영자지 2개, 그리고 주간지와 월간지 기사를 검색한다. 필요한 자료나 클라이언트(고객)에게 보내야 할 기사를 스크랩해두는 것은 기본.

클라이언트의 상당수가 주한 외국계 회사인 까닭에 기사를 영어로 요약해서 제공하기 위해 시놉 작업도 한다. 언론사에 배포할 보도자료를 만드는 일은 가장 중요한 작업중 하나.

또 기사가 될 만한 이슈를 만들기 위해 팀별 전략회의를 가진 뒤 자구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가며 보도자료를 만든다.


강도높은 업무 불구, 신세대 인기 직업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는 E메일이나 퀵서비스 팩스 등으로 각 언론사에 보내진다. 중요한 자료는 임씨가 직접 들고 담당 기자를 찾아가기도 한다.

클라이언트의 경쟁사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작업도 빼놓아선 안될 일. 이렇게 오전을 보내면 파김치가 된 몸으로 클라이언트 미팅을 나간다. 다시 회사로 돌아온 뒤 오후 7시10분께 내일자 조간신문 가판을 체크한다.

좋지 않은 기사가 실리면 대책회의를 하거나 담당 기자에게 수위를 낮춰 달라고 사정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밤 10시가 돼야 퇴근하기 일쑤다.

이처럼 녹록치 않은 업무량과 일의 강도에도 불구하고 홍보대행사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지난주 8명의 신입 사원을 뽑은 모 홍보대행사 공채에는 무려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몰렸다.

이중에는 미국 MBA 출신, 국내 석사학위 소지자,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 외국기업 종사자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재원이 다수 지원했다. 홍보대행업계가 전에 없는 호황기를 맞으면서 신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홍보대행업계는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KPR, 메리트 커뮤니케이션스, 인컴, 에델만 월드와이드코리아, 커뮤니케이션스코리아, 뉴스컴 등과 같은 메이저급은 폭주하는 홍보 의뢰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들은 하루에도 수십건씩 몰려드는 의뢰자를 돌려보내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전에는 클라이언트가 홍보대행사를 골랐지만 지금은 홍보대행사가 ‘돈이 되고 편한’ 클라이언트를 고르는 입장으로 변했다.

수요 초과로 갑(甲)과 을(乙)의 위치가 바뀐 셈이다. 지난해 이 업계는 대부분 10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도 최소한 지난해 대비 50%가 넘는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IT분야사업 활황도 한 몫

KPR의 이재영 부장은 “IT 분야의 확산, 그리고 홍보에 대한 일반 기업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국내 홍보대행업은 유례없는 성장기를 맞고 있다”며 “상당수 홍보 대행사가 클라이언트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의뢰자의 수탁 제의를 정중히 사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보대행업계 호황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국내 정보통신(IT) 분야 사업의 활황에 기인한다.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벤처회사의 창업이 붐을 이루면서 신규 설립된 회사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대행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로 인해 드림컴, 링크인터네셔널, IPR, 코콤PR, 벤처PR 같이 IT 분야 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대행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30~40개에 불과하던 홍보대행사가 최근에는 150개여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본래 국내에 홍보대행의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서다. 당시만 해도 홍보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낮아 홍보 보다는 주로 광고 쪽에 집중했다. 대기업만 홍보실을 두고 신상품 소개나 기업 PR 등의 한정된 범위에서 홍보를 했다.

그러다 1997년 IMF위기의 도래와 함께 홍보대행업계에 일대 변혁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맡고 있던 광고·홍보 기능을 축소, 외부 전문대행사에 맡기는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정부의 외국자본 유치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국내 사정에 어두운 주한 외국기업이 홍보대행사를 찾으면서 호황기를 맞게 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터넷 벤처회사가 대거 생겨나면서 더욱 불을 지폈다.

뉴스커뮤니케이션스의 신태식 차장은 “불과 2년전만 해도 홍보대행업은 국내에 들어온 외국 회사를 상대하는 게 전부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국내 기업의 요청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외국 회사는 회사 PR이나 마케팅과 같은 전사적인 홍보를 원하는 반면 국내 회사들은 상품 브랜드 홍보나 세일즈 프로모션과 같이 단발적인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바뀌는 인식, 대부분 아웃소싱

홍보대행사의 주된 업무는 기업 PR과 상품 세일즈 프로모션, 마케팅 등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신문·방송사나 잡지 기사들이 이들 상대하는 주대상이다.

최근 들어 홍보가 광고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효과는 더욱 좋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기업체들이 앞다퉈 홍보대행사를 찾고 있다. 홍보부를 따로 두고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느니 차라리 전문대행사에 아웃소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국적 외국 회사의 경우 1년씩 연간 계약을 한 뒤 월별로 1,000만원 가량의 홍보비를 지불한다. IT 업체의 경우 월 5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받는다.

최근에는 기업뿐 아니라 정부 부처나 공사 등에서도 홍보 대행을 맡기고 있다. 지난해 국가의 홍보대행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국정홍보처가 정부 기관으로는 처음 민간 홍보대행사인 커뮤니케이션스코리아에 홍보 업무대행을 맡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정홍보처는 민간 홍보대행사로부터 홍보 기법과 대상, 결과에 대해 함께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홍보 방식을 자문 받고 있다.

최근 홍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CEO에 빗댄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최고홍보경영자)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자기 PR’시대에 걸맞게 이제 기업들도 ‘홍보=기업가치’라는 등식을 어느정도 이해해 가고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0/06/20 22:47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