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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격변 카운트다운

국내 자동차 업계의 구조개편 작업이 급류를 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 및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제휴, 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국제입찰, 르노-삼성자동차 합작법인 출범 등 굵직굵직한 뉴스들이 기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주중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협상을 마무리하고 대우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및 지분매각을 발표한다.

또 6월26일까지 대우자동차 국제입찰을 위한 GM 포드 등의 투자제안서가 마감되고 30일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어진다. 또 삼성차와 르노는 새로운 법인설립 작업을 마무리 하고 7월1일 새 자동차회사인 르노-삼성차(RSM)을 공식 출범시킨다.


현대차-다임러크라이슬러 포괄적 제휴

현대자동차는 다임러 크라이슬러(DC)와의 포괄적인 제휴를 통해 ‘글로벌 경쟁체제’에 뛰어들고 장기적으로 세계 5위의 자동차 업체로 부상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는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짝짓기’와 ‘합종연횡’ 등 산업재편구도의 결정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와 DC의 전략적 제휴는 크게 5가지. 지분매각을 통한 자본제휴와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월드카 생산 등 기술제휴, 차종간 교차판매 등 마케팅 협력, 대우차입찰 컨소시엄 구성 등이다. 두 회사의 자본제휴는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 10% 정도를 4억 달러에 인수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지분의 5%인 2억 달러 정도는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넘기고 나머지 2억 달러는 전환사채(CB)를 양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대와 다임러는 또 대우차를 공동신수키로 원칙적 합의를 보고 조만간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대우차 공동인수에 나설 경우 대우차의 국내 부분은 현대가 19%의 지분만 갖고 다임러와 채권단이 각각 30~40%씩 지분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공장 등 대우차 해외부문은 현대차와 다임러가 50대50의 비율로 나눠갖는 쪽의로 협의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현재 전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상용차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다임러와 50대 50 지분으로 합작 운영할 계획이다. 상용차 합작법인에는 기아차의 상용차 부문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는 세계 1위 상용차 메이커인 다임러의 선진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고 다임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시장의 생산기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와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이미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월드카(고연비 리터카) 생산을 합의한 상태.

미쓰비시가 이미 현대차에 지분참여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임러가 지난달 미쓰비시의 지분 36%를 인수함에 따라 세 회사는 자연스럽게 연결고리를 마련해놓고 있다.


대우차 입찰 카운트 다운

현대차와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제휴및 컨소시엄 구성은 대우차 입찰에도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독점시비 등으로 이미 단독 인수를 포기한 현대자동차는 해외업체와의 공동인수를 통해 그동안의 부정적 여론을 상당히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비공식 여론조사 결과 대우차를 단일 해외업체에 매각하는 것보다 국내외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수 이상 나온데다 정부도 국내 업체를 배제한 단일 해외사에 대우차를 파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

현대가 컨소시엄 구성에 성공하면 우선협상 대상자 2개업체 중 하나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산업계와 학게에서도 대우차의 국내외 컨소시엄 인수를 바람직하게 보고 있다. 현대는 1998년 기아차 인수의 경험을 살려 대우차 입찰에도 막판에 실력을 발휘해 인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다임러와 손을 잡음으로써 세계 자동차 시장의 메이저로 진입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판을 더욱 다지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단독인수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GM과 이를 바싹 추격하고 있는 포드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동안 국내외 공장 및 시설에 대한 실사와 재무제표 검토 등을 마친 GM과 포드, 피아트,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 등 5개 입찰 참여업체는 26일 입찰제안서 접수를 앞두고 대우차에 대한 투자 규모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우차에 대한 관심도 면에서 이번 입찰은 GM과 포드, 다임러-현대의 3파전으로 압축된 양상이다.

미국 포드는 최근 대우차를 인수하면 소형차 뿐만 아니라 중대형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 전차종의 핵심기술을 이전, 종합자동차 메이커로 키우고 대우 브랜드와 종업원, 협력업체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장미빛 제안을 내놓는 등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드는 특히 “채권단이 만족할만한 인수가액을 제시할 계획”임을 강조하고 대우차를 종업원 및 채권단과 공동운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우차 인수의 유력 후보였던 GM은 현대-다임러 컨소시엄과 포드의 추격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인수가격을 최대한 낮추려던 GM은 포드가 현금동원능력을 내세우고, 현대가 긍정적 여론을 등에 업고 세몰이에 나서자 새로운 인수제안 마련작업에 착수했다.

대우구조협 관계자는 “매각 처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회사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며 “가격보다 오히려 어느 업체가 대우차를 빠르게 회생시킬 경영전략을 가졌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우 구조협은 이달 26일까지 입찰제안서를 받은 뒤 30일 우선협상대상 업체 2개사를 선정한뒤 본격적이 매각 협상을 벌인다. 최종 인수 업체는 9월에 결정된다.


르노-삼성차 합작법인 내달 출범

7월1일 공식 출범할 새로운 삼성자동차의 이름은 RSM(르노-삼성 모터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르노가 경영권을 가진 만큼 삼성-르노차가 아닌 르노-삼성차가 될 것이 분명하다.

회사 이름과 상관 없이 중형차 SM5의 생산은 앞으로도 월 2,000~5,000대씩 계속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새 법인은 자본금 3,600억원에 자산이 1조원 규모로 르노 70.1%와 삼성 19.9%, 채권단 10%씩 지분을 갖고 대표이사 사장에는 르노의 제롬 스톨 구매담당 이사가 내정됐다. 르노는 최고경영자 외에 재무및 기술담당 임원 등 3명의 경영진을 파견한다.

르노의 루이 슈웨체르 회장은 “앞으로 4년간 3억 달러를 투자, 2005년까지 연간 24만대까지 생산설비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모델 개발과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삼성차를 아시아 수출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한국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고 2004년부터는 15만대를 생산, 순이익을 내고 장기적으로는 50만대 생산설비를 갖추겠다는게 르노의 야심찬 계획이다.

이같은 르노의 청사진을 반영하듯 최근 르노-삼성차의 사원 공채에는 3만여명의 지원자가 쇄도해 눈길을 끌었다. 신입·경력사원 모집에는 매각을 앞둔 대우차 직원과 현대·기아차 임직원도 대거 응시했다.

새 법인은 자산인수 방식으로 부채가 전혀 없는 초우량기업으로 출발하며 기존 삼성차는 자산을 모두 양도하고 부채만 떠안아 ‘서류상의 회사’(페이퍼컴퍼니)가 된 후 법원의 결정에 따라 청산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 경우 삼성차 주식을 배분받은 삼성 직원을 포함해 14만여명의 소액주주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호섭 경제부 기자 dream@hk.co.kr

입력시간 2000/06/2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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