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인텔 OK Cashbag
주간한국  
www.hankooki.com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벤처 스타열전
   인터넷 세상
   신동의보감
   땅이름과 역사

[정국 풍향계] 한나라 "정국반전 묘수 없나"

당분간 정국은 남북 정상회담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주간에는 6·15 공동선언의 핵심 중의 하나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 첫 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린다.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경협의 구체적 뒷받침을 위한 노력도 가시화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주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여야 영수회담을 가진 것을 비롯, 전직 대통령을 잇따라 초청, 회담결과 설명과 함께 초당적·거국적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을 대상으로 한 김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외교도 언론의 주요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정치 9단’답게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활용, 정국주도권을 계속 장악해나가려 할 것 같다.


구석으로 밀려난 국내정치

이런 분위기에 묻혀 국내 정치는 실종되다시피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으나 이렇다할 수단이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손놓고 지켜보자니 정국 주도권을 고스란히 넘겨주는 꼴이 되고 무리하게 정국 반전을 시도하자니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회창 총재가 6월19일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한나라당의 기본 입장’이란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은 국내정치 실종사태를 타개하려는 나름의 시도였다. 이 총재는 회견 서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고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일단 평가했다.

정상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 이산가족 상봉 및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 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표명했다. 그러나 이 언급은 자신이 생각하는 남북 정상회담의 문제점들을 이끌어내는 서론에 불과했다.

이 총재는 우선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대한 언급이 공동선언에 한 줄도 없는 점에 대해 많은 국민이 놀라고 의아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통일문제가 공동선언의 핵심합의가 된 것은 북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결과”이며 “국군포로 문제나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 없이 비전향 장기수 문제의 해결만 합의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야당 총재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라는 평가도 있지만 “한나라당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지나치게 비관적·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국민의 90% 이상이 긍정평가하는 분위기에서 이 총재의 그같은 접근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총재의 회견이 끝난 직후 김원웅 의원이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총재의 회견은 민족적 입장을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한 것이 그 한 예다.

한나라당은 국회의 관련 상임위 활동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차분하게 검증하는 절차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풍(風)을 헤치고 야당의 입지를 확보해 보려는 전술을 구사할 것 같다.


벼르는 총리 인사청문회

6월26~27일로 예정된 이한동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한나라당으로서는 정국반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이 총리서리에 대한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한나라당에서 자민련으로 옮겨간 ‘당적 변경’과 총선 당시 민주당과의 공조파기선언 및 복원과정. 한나라당은 이 총리서리를 ‘정치변절자’로 몰아붙이는 한편 선거 당시 민주당을 비판했던 이 총리서리의 발언록을 총망라, ‘식언(食言)의 정치’를 강도높게 따질 예정이다.

이 총리서리의 재산형성 과정 및 이 총리서리의 20년 정치행적에 관한 자료도 수집중이다. 한나라당은 청문회 공세가 먹혀들면 민주-자민련 공조복원의 부적절성이 부각되고 여권의 정국주도를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내에 우려의 시각도 있다. 청문회에서 인신비방과 망신주기로 일관하는 무리수를 둘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래저래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호국의 달 6월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0/06/20 23:14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