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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기억하자, 2000년 6월13일

2000년 6월13일을 그 때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 활주로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잡은 김대중 대통령의 손, 이어 만남이 있을 때마다 두 김씨의 얼굴에 핀 웃음.

그리고 14일의 밤, 15일의 공동선언까지 있는 숱한 삼페인 잔의 부딪힘만을 기억할 것이 아니다. 새 천년, 새 세기의 어느 날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지는 그날이 우리 민족사에 영원히 기념한 날이 된다면 2000년 6월13일-15일은 그보다 먼저 기억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 기억은 6월13일의 악수에서 15일의 포용으로, 그리고 ‘6·15 선언’이란 말로 끝났다. 한반도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갖는 이름의 위력은 곧 판문점 적십자 회담이 열리게 했다. 남북간 200여만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 양쪽에 비난방송이 중단됐다.

미 상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이며 보수파의 대표자인 공화당의 제시 헤름즈는 17일 주한 미군 문제에 언급했다. “만약 남북사이의 해빙이 일시적인 것이면 주한미군은 계속 있어야 한다. 그러나 두 정상의 선언이 진실한 것이라면 미군은 본국으로 와야 한다.”

클린턴 행정부는 밀 5만톤을 북한에 추가 공급키로 했으며 6월20일 경제체제를 해제했으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한국에 보낸다. 클린턴 정부의 북한 지원은 식량 45만톤, 중유 등 1994년 이후 6억 달러에 달해 미국의 아시아 지원국 중 최대 수혜국이 북한이다.

클린턴은 “이번 회담은 큰 성과다.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의 모리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과 ‘6·15 선언’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과 똑같다”고 밝혔다. 그는 김 대통령의 노력과 성과에 ‘눈물이 났다’고도 했다.

우방 지도자들의 코멘트와 북한과 한국에 관해 책을 낸 전문가들의 기억과 연상은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다. ‘북한의 종말’의 저자 니콜라스 에버스타트(미 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는 “이번 회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확실히는 읽을 수 없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김정일이 확실한 영화제작자며 그 자신을 스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CNN의 홍콩지국장이며 이번 취재를 위해 서울에 온 마이크 치노이 기자는(‘중국 생중계’의 저자)는 북한을 11번이나 방문했고 두번이나 김일성 주석을 인터뷰했다. 카터와 김일성의 회담을 평양에서 세계에 전한 특종기자다.

그는 “이번 회담의 성공은 김정일 위원장의 순안공항 직접 등장과 연도의 시민동원 등에서 이미 예측됐다. 김 위원장이 두 손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악수한 것은 이번 회담의 ‘정치적 상징’이다. 이 ‘정치적 상징’은 김 위원장 없이는 북한에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1972년 베이징 공항에서 주언라이 총리에게 달려가듯 다가가 악수하는 닉슨을 연상했다”고 말했다. 닉슨이라는 대통령 없이 미국과 중국의 수교는 ‘정치적 상징’이 될 수 없다는 연상이다.

세계의 적잖은 신문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악수를 ‘세기의 악수’라 했다. 1972년 2월 12일, 닉슨과 주언라이의 악수는 무엇이라 했을까. 깡마르고 조금은 머리가 벗겨진 74세의 주언라이는 껴안을 듯 달려드는 닉슨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당신과의 악수는 세계에서 제일 넓은 바다, 25년간 무교류의 바다를 넘어 이루어진 것입니다.” 25년의 무대화를 넘은 악수였다.

주 총리가 ‘25년만의 악수’라 한 것은 1947년 미국의 중국 철수 이후를 말한 것이다. 그러나 1954년 6월 한국전 정전후의 후속문제로 미국의 덜레스 국무장관과 제네바에서 회담후 주 총리는 미국 외교관과 악수할 수 없었다.

덜레스는 어느 미국 대표도 중국 대표와 악수하지 말라고 특별 훈령을 내렸고 이 지침은 1972년까지 불문륜이었다. ‘무대화의 25년이란 큰 대양’은 이래서 나온 것이다.

어떻든 남과 북은 통역없이 같은 말로 두 손을 잡고 포옹했다. 이제 통일의 날을 기념하는 일만 남기를 바란다.

박용배 세종대 겸임교수

입력시간 2000/06/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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