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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아노미] 주한미군, 뜨거운 감자?

수십년간 성역으로 남아있던 주한미군의 존재도 갑작스레 등장한 논란거리중 예외는 아니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결과지만 최근 매향리 쿠니사격장 사태와 한미 행정협정(SOFA)에 대한 부정적 국민감정이 이같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주한미군 장래에 대한 발언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점만 보더라도 주한미군 문제는 이제 논의의 한복판에 놓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은 당장 철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장기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도 한반도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의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한미군에 대해 상당한 의견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한미군 문제는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성격전환에 대한 논의 불가피

지금까지 보도에 따르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일단 주한미군의 존재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규 통일부장관은 6월19일 국회에서 “양 정상은 주한미군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이해를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주한미군 철수를 입에 달고 다니던 북한의 기존 입장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주한미군을 성역시하던 생각은 거의 사라지는 추세다. 보수적인 인사들도 시기가 문제일 뿐 주한미군의 성격전환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세종연구소 백종천 안보연구실장은 “주한미군 문제는 남북한간 긴장완화, 평화정착단계 등과 연계돼 해결되어야 한다”며 “정상회담에서 전쟁포기 의지가 천명됐지만 아직까지 군사력 대치는 전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주한미군의 철수를 논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국방연구원 서주석 북한군사팀장은 북한의 군사위협이 사라진다는 전제임을 강조하면서 “주한미군의 축소 등이 논의될 수 있지만 주한미군은 남북한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세력균형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주한미군의 성격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미 국방·외교정책 변화 가져올 큰 문제

한국전쟁 당시 32만7,000명에 이르렀던 주한미군은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주둔한 이후 몇차례 감축끝에 현재 3만6,000~3만7,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주력은 미2사단이 주력인 미8군과 제51전투비행단으로 구성된 제7공군이다.

주한미군은 최첨단 재래식 무기와 엄청난 정보수집능력 등 자체 전력뿐만 아니라 태평양함대와 본토로부터 50만명 이상을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억지력은 물론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막고 동북아의 세력균형에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전략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어 주한미군의 성격변화는 미 국방·외교정책의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국대 이철기교수(정치학)은 “주한미군의 완전철수나 현상유지 모두 비현실적이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한미군의 규모를 상징적인 수준으로 축소개편하고 평화유지군으로 바꾸는 것이 남북한과 미국간에 타협가능한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남북화해 분위기가 확산되면 주한미군의 성격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내에서 86개 미군 주둔지에 대한 반환운동이 가속화하고 매향리 사격장사태, 한미행정협정 개정 등 미군에 대한 감정이 악화하고 있는데 우려하고 있다.

이교수는 “주한미군 문제는 한반도 평화의 가장 핵심적인 해결과제”라며 “현실적으로 접근해야지 감정적인 접근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송용회 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입력시간 2000/06/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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