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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망대] '금융대란' 불씨 커진다

가볍고 투명하고 산뜻하게 출발하려 했던 하반기 우리 경제가 처음부터 큰 걸림돌에 부닥쳤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은행 통합 등 ‘2차 금융 빅뱅’을 추진해온 정부 방침에 반발, 은행노조들이 11일부터 총파업 투쟁에 돌입키로 해 어수선하다.

이로써 지난 주말 은행 투신 증권사 등 금융권의 ‘숨은 부실’ 규모를 모두 공개하고 손실해소 방안 및 일정까지 밝혀 금융시장의 먹구름을 제거하려던 정부의 의도는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은행노조들은 “IMF위기 이후 2년여동안 10개 금융기관이 사라졌고 5만여명이 일터에서 쫓겨나는 등 대표적인 희생양이 됐고 살아남은 노동자도 고용불안과 가혹한 근로조건에 허덕이고 있다”며 강제적 은행 합병을 결사저지키로 해 ‘금융대란’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여전한 자금난에 아우성

다른 조건들도 쾌청하지 못하다. 물론 신용경색 타개를 위한 10조원 규모의 채권전용펀드 조성, 단기 신탁상품 허용,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한 회사채 부분보증, 주식형 사모펀드 허용 등의 응급처방으로 자금시장은 일단 큰 고비를 넘긴 느낌이다.

특히 부도설에 휘말렸던 쌍용양회가 지난주 45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발행을 우여곡절 끝에 성사시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투신권에서 이탈, 은행으로 들어가거나 단기 부동자금화한 100조여원의 돈이 되돌아올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금융권 잠재부실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불신과 채권시가평가제의 영향에 대한 불안감, ‘강제된 안정’의 약효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식지않았다는 반증이다.

더구나 투자부적격 대기업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다보니 이들과 하도급관계를 맺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은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아우성이다. 따라서 당면한 관심은 12개 투신운용사가 참가, 3일부터 설정한 채권펀드가 회사채와 투자부적격 기업이 발행한 자산담보부증권(ABS)을 어느 수준에서 매입하는 가에 모아진다.

이와 관련, 주한 미상공회의소 고위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실물경제는 바위처럼 튼튼하다. 하지만 이 실물경제는 젤리처럼 물렁물렁한 금융시스템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음미할 만하다.

850벽을 수차례 도전했다가 실패한 주가도 매수 주체의 부재와 시장에너지의 부족으로 횡보를 거듭할 것 같다. 악재가 대부분 드러난 지난 주 주가는 풍부한 시중유동성을 바탕으로 비상(飛翔)의 나래를 폈지만 기관과 개인, 외국인이 번갈아 매도포지션을 취하는 바람에 날개를 접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초 850선에 다시 도전하는 주가가 또다시 밀린다면 실망매물의 대거 출하로 800선이 깨질 가능성도 높다”며 “주초 다소 조정을 보일 때 방망이를 짧게 잡고 블루칩을 저가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다만 뉴욕증시가 미국 독립기념일 휴무로 3일 오전장만 열고 4일까지 휴장하기 때문에 우리 증시도 5일까지는 국내적 요인에 의해 거의 좌우된다는 점을 유념해야할 것 같다.


주식 단타 저가매수 바람직

현대그룹의 헛말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 전체의 공신력이 떨어진 것도 악재. 정주영 전명예회장은 지난 5월31일 전격적으로 3부자 경영일선 동반퇴진, 현대차 계열분리, 전문경영인 영입 등을 발표,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한달이 지나고도 황제경영의 악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의 신뢰성 위기나 유동성 문제가 한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개혁의지를 시험받고 있는 정부가 현대에 대해 어떤 채찍을 가할지 주목된다.

정유업계가 7월부터 휘발유값을 1,300원대로 인상하려던 방침을 철회하고 6월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최고였다는 소식은 모처럼 반갑다.

반면 세수확대와 에너지소비억제 차원에서 LPG값을 2배이상 올리려는 정부의 에너지가격 조정안이 나오자 자동차업계와 LPG차량 보유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왜곡된 에너지 가격체계를 조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좋지만 이로 인해 장사를 망치거나 억울함을 느끼는 사람을 배려하고 설득하는 자세가 아쉽다. 모든 대란은 이해집단이 일으키는 것이지만 원인제공자는 언제나 분별없는 정책당국자다.

이유식 경제부 차장 yslee@hk.co.kr

입력시간 2000/07/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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