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남북 이산가족 50년 한 푼다

‘50여년간 꿈에서도 잊지못한 고향땅을 이제야 밟게 되려나!’

6·15 남북 공동선언의 첫 결실이 맺어졌다. 남북 양측은 6월30일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갖고 8·15에 맞춰 남북 이산가족 100명의 순차적 교환 방문과 9월초 북송 희망 비전향 장기수의 전원 송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특히 양측은 9월초 후속 회담을 열어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문제를 확정키로 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성가를 올렸다. 분단 55년간 뼈에 사뭇치는 고통을 안고 살아온 1,000만 이산가족의 염원이 드디어 성사되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그 결실 만큼이나 과정에서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북측은 27일 1차회담에서 ‘선(先) 비전향 장기수 송환, 후(後) 이산가족 교환’를 주장하는가 하면 면회소 설치에 대해서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 종래의 기선제압을 노리는가 했다.

그러나 북측은 2차 회담에서 예상 외로 남측 요구를 대폭 수용, 타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남측도 북측의 이런 전향적 태도에 맞춰 국군포로 귀환 등 북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논제를 고집하지 않고 대국적 차원에서 합의를 도출해냈다. 분단후 첫 남북 정상회담의 효과가 실무 차원으로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지구상에서 한 민족간에 유일하게 자유왕래를 못하는 분단 국가. 이제 1세대 실향민의 상당수가 기다림에 지쳐 세상을 떠났고 남은 이마저 칠순을 넘긴, 너무나 늦은 시점.

그러나 아직 살아남은 자의 한이라도 풀 수 있게끔 이산가족 방문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과제다. 그것은 단지 이산가족의 만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만년 역사를 가진 단군의 후손이 다시 하나됨을 이루기 위한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7/04 18:46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