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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망대] 증시 기력회복 조짐

[경제 전망대] 증시 기력회복 조짐

시장변수로만 보면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흐름이 지배적이어서 큰 기대를 갖게하지만 그 앞에 가로놓인 2개의 큰 암초, 즉 금융노조파업 위기와 의약분업 갈등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문제인 한 주다.

우선 ‘굿 뉴스’(good news). 시장금리 지표인 3년만기 국공채 수익률이 8개월만에 7%대로 진입,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청신호가 켜졌다. 증시에선 은행권으로 몰려간 돈이 다시 되돌아오는 유동성 장세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쌍끌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을 살 돈도, 내다팔 주식도 없어 고전하던 투신권은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으로 거의 그로기 상태를 맞았으나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서서히 기력을 회복하는 표정이다.


유동성문제 해소, 쌍글이 장세

뉴욕증시에서 주말 나스닥 지수가 4,000선을, 다우존스지수가 10,500선을 넘어선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호재다.

이로써 나스닥지수는 올들어 하락율이 1%로 줄었고, 다우존스지수 하락율도 7.5%로 축소됐다. 10조원 규모의 채권전용펀드 조성, 비과세 신탁상품 신설, 1조4,000억원대의 프라이머리CBO 발행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금시장도 한 고비를 넘긴 듯하다. 아직도 BB급 이하인 투자부적격 등급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는 어렵지만.

‘굿 뉴스’가 전반적 추세에 관한 것이고 그 효과도 간접적이라면 ‘배드 뉴스’(bad news)의 영향력은 보다 직접적이고 파괴적이다. 또 사태진전 여하에 따라 국가신인도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금융권 파업이 단행돼도 이미 그 영향이 시장에 선(先)반영된 데다, 파업 자체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바꾸는 것은 아니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비파업 은행이 적지 않고 파업은행들도 비상대체인력을 동원한 사실상의 정상영업을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모두 금융권 파업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희망에 따른 것이다. “금융구조조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정부와, “관치금융에 의한 폐해를 매번 금융노동자가 떠안을 수 없다”는 노조의 입장이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응급처방 수준의 금융시스템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이는 최악의 ‘금융대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의사들의 폐업사태로 끔찍한 의료대란을 낳았던 의약분업 문제도 전혀 진전을 보지못한 채 ‘재폐업’우려마저 나온다. 시장외적 요인이 시장을 혹독하게 핍박하는 상황이다.

투자 혹은 포트폴리오 전략은? 시장애널리스트들은 조심스럽지만 모처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유동성문제가 해소되고 현금흐름과 수익성도 전반적으로 호조여서 거래소 지수 900선을 넘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의사폐업과 금융파업 등을 다루는 정부의 관리능력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여전하고, 지나친 기대감으로 악재가 반영되지 않는 측면도 강하다”며 “주가 860~870선의 견고한 매물벽을 추세적으로 돌파하는 상승 트렌트를 확인할 때까지 소극적 매매패턴을 유지하라”고 충고한다. 종목으로는 그동안 기관들의 버림을 받았던 중소형 우량주와 저가 대형주가 꼽힌다.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으로 지수 150선이 무너지는 수난을 겪었던 코스닥시장도 기술적 반등의 흐름을 탈 것 같다. 특히 등록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대폭 호전된 데다 시장체력을 악화시켜온 데이트레이더들이 거래소로 대거 몰려간 것도 지수 150선 안착의 전망을 밝게 한다.

도처에서 파업, 폐업을 외치다 보니 “이젠 국민이 파업해야할 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수선한 한 주가 되겠지만 관심을 가져야할 한 두 가지 사안은 있다.

우선 대우차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포드사가 10일부터 대우차에 대한 2차 실사작업에 착수했다. 8월19일까지 6주간 계속되는 이번 실사에서 낙찰 예정가 7조7,000억원이 어떻게 조정될지 관심이다.


IMT-2000 업체간 불꽃경쟁

또 정통부는 12일 사업자수, 기술표준, 심사방식 등을 규정한 IMT-2000 정책방안을 공식발표한다. 이를 토대로 업계 최대관심사인 출연금규모에 대한 구체적 점수 산정방식과 사업참여 자격심사, 컨소시엄 구성방식, 주주구성의 적정성 등을 담은 ‘심사기준 개정안’초안이 20일께 마련되면 업계간 경쟁도 불을 뿜게 된다.

가뜩이나 무덥고 짜증나는데 눈앞에서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정부든 이해집단이든 조정자든 구제불능이다. 명분쌓기와 밥그릇 지키기로 국민을 괴롭히고 피곤하게 하는 이들을 보면서 울화통을 터뜨리기보다 훌훌 털고 휴가나 떠나는게 상책일 듯싶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yslee@hk.co.kr

입력시간 2000/07/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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