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천년 민주당 김성호의원


-이제 한달 남짓 의원 생활을 했는데 소감이 어떻습니까.

“의정활동은 이제 막 시작이고 큰 어려움은 아직 못느꼈는데 당 생활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것같아요. 현실정치의 벽이 바깥에서 지켜본 것보다 높더군요. 정치부 기자로 8년간 정치권을 보면서 ‘왜 의원들이 그런 것도 소신있게 못하나’라고 많이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까 그 소신을 펴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른바 386 정치신인도 국회의장 선출과 국무총리 임명동의 투표에서 철저히 당론에 따르는 등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국민의 기대 수준에 못미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두 차례의 투표는 사실 정치신인이 처음 치른 시험치고는 상당한 미묘하고 어려웠습니다. 인사와 관련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었고 사실 당론을 거스를 만한 뚜렷한 대안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제도나 정책에 관련한 사안에서는 당론과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습니까.

“틀림없이 그럴 겁니다. 우리 젊은 초선의원은 사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우리가 정치인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꼈습니다. 바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 정치개혁의 요구 등입니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유권자들이 젊은 후보한테 표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달동안 기성 정치권에 들어와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치개혁에 대한 신념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소위 5·17 광주 술자리 사건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는데.

“공인으로서 몸가짐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좀더 신중하게 처신하게 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이때문에 저희가 추진하려던 정치개혁이 주춤해지고 기가 꺾이고 말아 아쉽습니다.”


-초선의원의 정치개혁 운동은 다시 시작됐습니까.

“5·17 술사건으로 주춤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다시 모였습니다. 한나라당 의원과 연락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당 386의원이나 한나라당 의원이나 서로 현실적으로 손을 잡아야 할 필요성을 상당히 느끼고 있습니다.

우선 한나라당의 젊은 의원이 당론을 거스르고 국가보안법 폐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당의 초선의원도 뜻을 같이 하기 때문에 법안 공동발의 등 어떤 방식으로든 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또 우리당에서는 자민련과의 공조를 위해 교섭단체 요건을 의원 10명 이하로 줄이려 하지만 386의원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안건도 한나라당 젊은 의원과 손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양당의 386의원이 공조하는 사례가 종종 나올겁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보다 당내 민주화입니다. 의원총회때 보면 과거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분위기지만 당론 결정이나 당직 인선에서는 의원들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고 지도부가 결정합니다.

특히 8월30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진 일부 실세의 줄세우기 행태와 불공정 시비 등 구태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발표할 겁니다. 또 현역의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선거법개정 등 정치개혁에 주력할 겁니다.”

송용회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7/11 21:05


송용회 주간한국부 songy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