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Clinic] 성형술은 '행복의학'

미인이 되고픈 욕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의 영원한 화두다. 일찍이 서양의 천하일색 클레오파트라도 얼굴의 좌우가 대칭되지 않은 것에 화가 나 거울을 내동댕이치며 짜증을 냈고 동양의 천하일색 서시도 한쪽 눈을 찡그림으로써 얼굴에 대한 핸디캡을 극소화시키려 했다.

이런 이유로 성형(成形)을 통해 얼굴 또는 신체의 결함을 바로잡으려는 인간 의지의 역사는 실로 유구하다.

로마시대에 이미 피부이식을 시행했던, 인류 최초의 외과의사였던 케르수스는 “코나 입술, 귀를 상실했다 해도 그것을 다른 피부로 만들어 달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슬퍼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형술의 유구한 역사를 짐작케 해주는 기록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고대 중국 문헌에 따르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마한(馬韓)에는 아기를 낳으면 돌로 머리팍을 눌러 머리를 납작하게 만드는 성형습속이 있어 마한사람들은 하나같이 머리팍이 납작하고 평평하다고 적고 있다.

성형을 통해 얼굴 또는 신체의 결함을 바로잡으려는 인간의 의지는 현대에 들어서도 변함이 없다. 통신시설의 발달과 매체의 영향 등으로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성형수술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얼굴 또는 신체의 결함을 바로잡기 위해, 또는 지금보다 좋아지거나 예뻐질 수 있다면 누구라도 성형외과의 문을 쉽게 두드릴 정도로 성형수술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또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에 대해서도 예전처럼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시각은 없어진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아직껏 많은 사람이, 심지어는 수술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조차도 성형외과 하면 그저 쌍꺼풀이나 만들어주고 코나 높여주며, 유방을 크게 만들어주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들어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무면허 업자에게 수술을 받아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심지어는 생명까지 위협을 받게 된 사람은 바로 성형수술을 간단하게 생각한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현재 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수술과 유방 확대술, 융비술 등 성형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성형외과 영역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성형외과는 초기에는 당장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조직의 결손을 재건하는 수술을 시행하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수술 외에 각종 선천성 및 후천성 변형을 기능적, 외양적으로 개선해주는 일까지를 담당하고 있어 그 영역이 해부학적으로나 계통적으로 특정한 부위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매우 광범위하다.

또한 성형외과의 영역에 있어서도 이비인후과를 비롯해 안과, 정형외과, 비뇨기과, 치과 등 여타 임상분야들과 중복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임상분야 의사들과 협진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실례로 성형외과에서 주로 치료하는 대상을 보면 일반인에게 알려진 쌍꺼풀 수술이나 유방 확대술과 같은 수술에서부터 급성 내외장 손상, 조직이식, 화상, 악안면손상, 선천성 및 후천성 기형, 두경부종양, 수부외과, 미용수술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쯤 되면 성형수술의 영역은 흔히 일반인이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선천적, 후천적으로 나타난 변형과 기형이 있는 특정 부분만의 수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인체 모든 부분과 관련이 있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행복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형수술을 시행하고자 할 경우에는 반드시 확실한 전문의를 찾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시술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인체에 가해지는 수술인 만큼 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고 또 이 과정을 통해 수술에 관련된 제반사항을 보다 정확히 체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혹시라도 발생가능한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원장

입력시간 2000/07/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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