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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투기 사업] FX사업 험난한 행로

[차세대 전투기 사업] FX사업 험난한 행로

우여곡절끝에 차세대 전투기(FX)사업이 시작됐다. FX사업은 KF-16에 이어 4조3,000억원을 투입,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최신예 전투기 40대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차세대 전투기는 퇴역을 앞두고 있는 F-4, F-5를 대체하고 통일이후 주변국과 힘의 균형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FX사업은 1995년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될 당시에는 120대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이후 계속 규모가 축소됐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사업 자체가 연기됐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국내 조립생산이 끝난 KF-16 전투기 20대를 추가 생산키로 결정하면서 FX사업의 예산이 없어져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가 KF-16 전투기 추가 생산비용은 정부예산에서 따로 충당키로 결론이 내려져 FX사업은 다시 살아났다.


엄청난 비용등 난제 많아

공군은 최근 4개 평가 대상 기종 제작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대령을 단장으로 하는 12명의 시험평가팀을 구성하는 등 차세대 전투기도입을 위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차세대 전투기가 실전배치되면 한국 공군의 작전반경이 크게 확대되는 등 전력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의 변화와 4조원이 넘는 엄청난 비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돼 FX사업이 계획대로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항공업체와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KF-16를 계속 생산하자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1991년 F-16을 도입하면서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108대는 국내 업체가 조립 및 면허생산키로 했다.

그러나 FX사업은 계속 미뤄지고 KF-16의 조립 및 면허생산은 올해 초 예정대로 끝나자 5,000여억원을 투자한 생산시설과 3,500~5,000여명의 기술인력이 한국형 고등훈련기(KTX-2)가 생산되는 2005년까지 일없이 놀게 되는 공백이 나타난 것이다.

항공산업의 붕괴를 우려한 정부는 KF-16전투기 20대를 추가 생산해 일감을 주기로 확정했으나 한국 항공산업(KAI·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의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추가생산분을 늘리자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 항공산업의 기반 붕괴를 막고 KF-16이 아직 우수한 기종인만큼 FX사업의 비용으로 KF-16를 계속 생산하자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제5세대 기종인 F-22와 JSF가 2005~2007년 배치될 예정이어서 불과 몇년만 기다리면 제5세대 전투기를 살 수 있는데 구태여 제4세대 전투기를 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북화해분위기도 변수로

최근의 남북화해 분위기도 변수다. 예산당국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적 긴장이 상당히 누그러지고 있고 북한 SOC투자 예산수요가 새로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KF-16 추가생산예산과 FX사업예산을 조정하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공군은 한반도 긴장이 누그러지면서 공군의 작전반경은 훨씬 넓어졌는데 KF-16으로는 독도까지 작전수행하기도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F-22의 경우 미국에서 실전배치되더라도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데다 기술이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향후 수십년간 한국이 도입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한국 공군의 주력기인 F-5와 F-4는 조만간 도퇴되기 때문에 러시아,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과 비교해 최소한의 공군력을 유지하기 위해라도 차세대 전투기 도입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KF-16을 계속 생산하자는 논리는 팬티엄급 컴퓨터가 비싸다고 386급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이며 국방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공군은 FX사업 대상 기종 시험평가까지 시작된 상황에서 더이상의 연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에서 내년도 예산에 FX사업용으로 2,500억원을 신청할 방침이지만 항공업계를 비롯한 경제 부처는 물론 국방부 내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어 예산편성 과정에서 격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양준 사회부 기자 naigero@hk.co.kr

입력시간 2000/07/1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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