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바꾼 도전정신

■ 개척자 탐험가 모험가/라이너 M, 슈뢰더 지음/ 좋은생각 펴냄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게는 앞으로 전진하는 위대한 발걸음이다.” 닐 암스트롱이 인간으로서는 처음으로 달에 첫 발을 내디디면서 이렇게 말했다. 역사적 현장에 서있던 한 모험가의 자부심이기도 한 이 말에는 달을 정복한 전 인류의 감동과 흥분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1492년 미지의 대륙인 아메리카 발견, 1908년 유럽인들의 혼을 빼앗아가버린 라이트 형제의 비행성공, 1934년 수심 900m 바다 속 탐험 등은 인류의 생활 무대를 한 차원 끌어올린 역사적인 사건들이다. 뒤이어 이뤄진 남극 탐험과 달 착륙 등으로 인류문명은 더욱 진보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미지의 세계를 동경했던 인류는 틈만 나면 우주로, 심해로, 고산지대로 나아갔다. 인류의 손길이 닿지않는 곳은 점차 줄어들었고, ‘더 높이, 더 멀리, 더 깊이’라는 인간의 꿈이 하나씩 실현되면서 역사의 무대는 더욱 넓어졌다.

이처럼 역사의 무대를 근본적으로 바꾼 주역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치가나 학자가 아니다. 꿈과 야망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모든 걸 내던진 모험가, 개척자들이었다. 역사는 이들의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 쉬뢰더는 위기에 봉착할수록 더욱 빛나는 도전정신으로 고난을 물리친 사나이들의 이야기를 한권의 책에 담았다. 쉬뢰더 역시 틈날 때마다 탐사 여행을 즐기는 프리랜스 작가. 그는 스스로 20여 년간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모험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위대한 인물의 전 생애를 완벽하게 분석하고 연구한 위인전이 아니다. 그렇다고 단지 흥미 거리만을 모아놓은 이야기 소품집도 아니다.

마르코 폴로에서 닐 암스트롱에 이르기까지 거의 1,000년에 이르는 역사 속에서 자연의 한계에 도전하여 신 세계를 개척한 탐험가 33인의 드라마틱한 삶을 흥미롭게 기술했다. 치열했던 그들의 탐험 과정, 역경, 불굴의 도전정신 등을 눈앞에 펼쳐 보이듯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 제노바 놈은 미쳤어. 이 뱃길로 가면 황금의 땅은 커녕 지옥으로 떨어질 걸. 난 저 놈이 정말 저주스러워.” 1492년 ‘제노바 놈’ 콜럼버스에 대한 선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그를 살해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콜럼버스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가슴에는 인도로 향하는 새로운 항로 발견이라는 뜨거운 야망이 이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역사에 신대륙 발견이라는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저자는 개척자 33인의 열정적인 삶을 통해 ‘투지,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 개척자들의 드라마같은 삶 외에도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함께 다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객관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세계 역사의 주요 장면들을 재현했으며 개척과 탐험의 역사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 등 수많은 이야기들을 특유의 리듬감 있는 문체에 담아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과감히 사족을 없애고 필요한 부분만 부각시켜 ‘개척과 탐험의 역사’라는 한 편의 짜임새 있는 그림을 완성했다는 평이다.

문명의 이기 속에서 나약해진 현대인들. 가족, 직장, 친구 등 사회의 그물에 얽매여 고단한 일상에 허덕이는 사람들. 21세기의 콜럼버스가 되어 보자. 새천년의 마르코 폴로가 되어 보라. 왕성한 도전정신으로 새 역사를 일궈낸 33인의 삶에서 진취적인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다.

송기희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7/19 16:43


송기희 주간한국부 gihu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