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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순례(22)] 앤더슨 컨설팅

앤더슨 컨설팅 서울사무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2,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의 8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이중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는 1,800억원, 기업과 개인간 상거래(B2C)는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급증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전자상거래가 유통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비중과 증가비율이 기존의 배율로 증가하리란 보장은 없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과거의 패러다임이 더이상 준거기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세계적 소매체인인 월마트와 인터넷 서점 ‘아마존’(www.amazone.com)의 차이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매장을 여는데 20년이 걸렸지만 아마존은 2년만에 끝냈다. 아마존이 미국에 뿌리를 내린 뒤 세계로 시장을 넓히는데는 불과 수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쨋든 다수 전문가들은 21세기 전반기에는 전자상거래가 소매업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상거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어떤 기업도 전자상거래 전략을 세우지 않고서는 생존하지 못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6만5,000여명의 두뇌 보유

전자상거래 붐의 토대는 인터넷 혁명이고, 인터넷 혁명의 중핵은 지식이다. 지식과 인터넷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지식의 축적과 지식의 전달은 인터넷을 통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해 버렸다. 지식은 무형자산이다. 무형자산은 인터넷과 만나면서 그 가치와 이익이 극대화하고 있다.

인터넷 시대와 함께 때를 만난 대표적 업종은 컨설팅이다. 컨설팅업에 있어서는 적어도 ‘오프라인(off-line) 기반없는 온라인(on-line) 사업은 한계가 있다’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다. 컨설팅업체에게 지식과 자산은 동의어다. 지식과 상품도 사실상 동의어다. 컨설팅업체에게 상품은 가공된 지식이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은 지식경영 그 자체다.

앤더슨 컨설팅은 전세계 컨설팅업계의 선두주자이자 세계최대 컨설팅회사다. 앤더슨 컨설팅은 지난해 모든 업종을 통틀어 전세계 지식경영 1위 업체로 선정됐다.

앤더슨 컨설팅은 세계 48개국 147개 사무소에 6만5,200명의 두뇌(전문 컨설턴트)를 두고 경영 및 정보기술을 자문하고 있다. 1998년 매출액은 83억달러. 1998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20%에 달했다.

컨설팅이 기업은 물론 각 산업분야, 공공부문에서 맡는 역할은 의사다. 의사가 인체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듯, 컨설팅은 기업과 공공부문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치료방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원하는 기업을 위해 적절한 진입전략을 수립해준다. 컨설팅은 또 두뇌사업이다. 당연히 인력에 대한 훈련, 교육과 연구개발(R&D)이 중시될 수 밖에 없다.


총매출의 14% 연구개발에 투자

앤더슨 컨설팅이 1998년 직원훈련과 교육에 들인 돈은 5억9,500만달러. R&D에는 5억8,800만달러를 투자했다. 총매출의 14% 이상을 연구개발, 훈련관련 비용으로 지출한 셈이다. 지식경영부문의 세계 1위 업체는 거저 된게 아니다.

앤더슨 컨설팅의 사업영역은 광범위하다. 정부부문, 금융산업, 제조업, 에너지 산업, 통신산업 등 크게 5개 분야로 나눠지지만 또다시 각 분야로 들어가면 무수한 세부영역이 있다.

미국 정부까지 고객에 포함돼 있는 정부부문을 보자. 국방, 교육, 환경, 우편, 사법·공공안전, 조세제도 등 중요한 정부 업무에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앤더슨 컨설팅은 각국 정부 뿐 아니라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연 5,0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미주지역에서는 제너럴 모터스, 포드, 엑슨 등 초대규모 다국적 기업을 거의 고객으로 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브리티시 석유, 로열더치쉘, 다임러벤츠 등 유명기업을 포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특히 일본 대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미쓰비시, 미쓰이, 수미토모, 도요타 자동차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에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국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한국통신, 한국외환은행, 국민은행, 이리듐 코리아 등이 고객명단에 포함돼 있다.

앤더슨 컨설팅의 사업지역은 크게 미주, 유럽·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으로 나눠져 있다. 이중 미주지역에서는 1988년 3만4,900명의 컨설턴트들이 7개국에서 4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유럽·아프리카에서는 2만4,500명이 29개국에서 30억달러, 아·태지역에서는 5,800명이 12개국에서 6억달러를 벌어들였다. 따라서 아·태지역은 앤더슨 컨설팅에게 가장 취약한 곳이다.


58년의 전통과 축적된 노하우

앤더슨 컨설팅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한 것은 58년의 전통과 축적된 노하우, 전세계적 네트워크 등 3박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 컨설팅은 1913년 미국 시카고에서 설립된 회계법인 ‘아더앤더슨’에서 출발했다.

1942년 경영정보 컨설팅 부문을 새로 편성하면서 오늘날의 토대를 마련했고 1989년에는 앤더슨 컨설팅을 단독법인으로 설립하면서 비상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앤더슨 컨설팅은 1952년 세계최초로 기업 경영평가를 위한 표준모델인 ‘상용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92년에는 미국 생산품질관리센터와 공동으로 ‘조직적 지식경영’모델을 개발해 기업의 지식경영을 지원해 왔다.

앤더슨 컨설팅의 또다른 자랑은 자체 구축한 지식 데이터 베이스.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세계 사무소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48개국 147개 사무소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이 상호 긴밀한 협조체제 아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경쟁력의 한 축이다.

앤더슨 컨설팅은 ‘지식에도 품질이 있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앤더슨은 독특한 품질관리제도인 CQMA를 개발해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 CQMA는 프로젝트 과정 뿐 아니라 결과에 대한 검증까지 실시함으로써 고객에게 비용만큼의 성과를 제공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고객과 지속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성과보증에 있다.


벤처펀드 조성, 직접투자자로 입지 넓혀

앤더슨 컨설팅 서울 사무소는 1986년 설립됐으며 89년 단독법인(대표 이재형)으로 진일보했다. 지난해 말 250여명 컨설턴트를 두고 전략, 비즈니스 프로세스, 정보기술, 변화관리 4개 부문에 각각 10%, 45%, 25%, 20%씩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앤더슨 컨설팅은 기존의 컨설팅 서비스에서 한발 나아가 직접투자자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벤처펀드를 조성해 각국의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앤더슨 컨설팅 벤처스’. 앤더슨 컨설팅 벤처스는 한국도 주요 투자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앤더슨 컨설팅은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와 10억달러 규모의 합작사까지 설립했다.

지식과 정보를 쥐고 있는 컨설팅 회사가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정보의 속성에 들어맞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평가·진단기관이 자체 펀드를 운용할 경우 객관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무력 뿐 아니라 지식도 역시 횡포로 흐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0/07/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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