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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현금 경품 사이트 성행

‘이젠 현금이다.’

자동차 컴퓨터 프린터 MP3플레이어 등 각종 경품으로 네티즌을 유혹했던 인터넷 사이트들이 이제는 더욱 노골적으로 현금을 바로 지급하는 이벤트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과거에 한두번 경품행사에서 재미를 본 네티즌도 이미 갖고 있거나 활용도가 낮은 물품보다는 현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현금 지급 사이트로 클릭수가 몰리고 있다.


무료 사이버머니로 베팅, 횡재

평소 주식에 관심이 많았던 김모(29)씨. 그는 7월10일 우연히 주식경주 사이트(www.stockrace.net)에 들어갔다가 무려 1,000만원을 챙겼다.

회원에 가입하고 무료로 받은 사이버머니 10만원으로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베팅을 했는데 뜻밖에도 116배의 고배당이 터진 것. 이 사이트는 실제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을 경주마로 간주하고 경마게임을 벌이는데 참가자들은 12개의 대상종목 중에서 뛰어난 ‘말’을 골라 베팅한다.

베팅방법도 경마경기에서 원용해왔다. 12개의 경주 종목 중 1등을 하리라고 예상되는 주식에 베팅(단승식)하거나 1등, 2등 또는 3등을 하리라고 예상하는 종목 하나에 베팅(연승식)하고, 또 1등과 2등 종목을 알아 맞추는(복승식) 것도 있다.

사이버 머니로 게임을 벌이지만 베팅에서 딴 사이버머니가 1,000만원이 넘으면 현금으로 바꿔준다. 김씨가 바로 첫번째 수혜자였다.

대기업 사원 윤모(22)양은 그야말로 100만원을 줍다시피한 케이스. 지난 7월18일 일본문화 전문 사이트인 신쥬쿠닷컴(www.shinzuku.com)에 들렀다가 신규 회원 가입을 했는데 추첨에 당선돼 현금 100만원을 받았다. 이 사이트는 8월12일까지 매일 신규 가입하는 회원중 1명을 추첨해 현금 100만원씩을 나눠주고 있다.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현금을 챙기는 방법은 대체로 두 가지다. 가장 고전적인 방식이 윤양처럼 여러 사이트에 신규가입한 뒤 행운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100명에게 100만원씩 총 1억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개최중인 디씨피아(www.dcpia.com)도 그런 경우다.

‘더 나은 인터넷 세상’을 위한 초대형 인터넷 할인 쇼핑몰을 구축한다는 이 사이트는 신규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첨 이벤트 외에 네티즌이 게임이나 쇼핑, 경매 등을 통해서도 행운을 잡을 수 있도록 입체적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벤트 참여 유도, 사이트방문 늘어

지난 21일로 ‘뽕’ 이벤트를 끝낸 마이존투어(www.myzon.com/tour). 여행전문 사이트답게 휴가철 여행자들을 겨냥한 이벤트로 큰 돈을 걸지는 않았지만 재미와 짜릿함을 안겨주었다는 평이다.

‘뿅’이라는 글자 72개 중에 들어있는 1개의 ‘뽕’을 30초 안에 찾는 게임이었는데 클릭하는 순간부터 시간을 재 가장 빨리 ‘뽕’을 찾은 사람에게는 5만원, 3초만에 찾으면 2만원 등 상금 지급 방식도 재미있었다.

다른 하나는 네티즌들로 하여금 주최측이 준비한 행사에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하게 만드는 이벤트다.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최 사이트에 관심을 갖게 되고 클릭수가 늘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어 두었다.

여성비즈니스 전문 사이트인 사비즈(www.sabiz.com.kr)는 ‘배너모델 찾기’ 이벤트를 개최중이다.

모델로 뽑히면 상금 200만원과 상품, 다양한 활동을 보장한다. 명분은 ‘배너모델 찾기’이지만 모델을 선망하는 젊은 여성의 심리를 이용한 사이트 광고의 성격이 짙다. 자격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당당한 직장 여성으로 규정해 응모하든 안하든 직장여성간에 화제가 되도록 신경을 썼다.

비슷한 행사로 미스 황진이 선발대회가 있다. 주최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는 사이트 조이헌트(www.joyhunt.net)다. 상금은 5,000만원으로 비교적 많은 편이다.

각종 유흥업소, 식당, 숙박업소 등에 대한 소개와 안내, 예약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사이트답게 미스 황진이 선발대회 참가자격으로 접객업소 전현직 근무자로 제한했다. 이 이벤트 역시 사이트 전문 캐릭터 선발을 내세웠지만 응모자의 야한 사진과 프로필을 올리면 많은 남성이 들어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골드뱅크가 현금경품의 원조

증권전문 사이트 소톡노트(www.stocknote.com)는 ‘숨어있는 전문가 찾기’ 게임을 벌이고 있다. 주식시장이나 종목에 대한 의견을 게시판에 올리면 7월 한달동안의 클릭수와 추천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숨어있는 전문가를 뽑아 현금(100만원)을 준다.

에어미디어(www.airmedia.co.kr)는 자사제품인 무선통신 단말기를 구입한 회원을 대상으로 ‘주가지수 맞추기’게임을 벌이고 있다. 1년중 5번만 맞추면 1억원을 지급한다.

인터넷에서 현금을 주는 ‘현금경품’의 원조는 역시 한때 코스닥에서 황제주로 기대를 모았던 골드뱅크다.

광고를 클릭하면 현금을 주는 깜짝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던 이 사이트는 신규회원과 신규회원을 2인 이상 추천한 기존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황금상 1명에게 1억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등 큰손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 뒤 골드뱅크 아이디어를 모방한 인터넷 광고 행운권 사이트(www.netimore.co.kr)와 같은 유사 사이트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광고를 직접 클릭하는 사이트 외에 대부분의 인터넷 업체들은 현금지급을 꺼렸다. 부정적인 시각때문이다. 대신 아파트나 자동차와 같이 고액경품 내거는 ‘고가경쟁’을 벌였다.


“잘못된 가치관 심어줄 우려 크다”

인터넷 업체들이 현금을 내거는 것은 단시간에 접속건수나 회원수를 늘리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 고액 경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재정적 부담도 작용했다. ‘롯데닷컴에서 휴가비를 챙기자’라는 문구를 내걸고 최고 50만원의 휴가비 지급 이벤트를 기획한 롯데닷컴(www.lotte.com)의 안정규씨는 “고가 경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해 7월31일까지 휴가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회사에 다니다 그만 둔 최모(31)씨는 인터넷 경품 사이트를 찾아다니는 이른바 ‘경품 헌터’였으나 최근에 ‘현금 헌터’로 돌았다. 이유는 경품에 당선돼도 맨날 똑같은 것밖에 없다는 것.

그는 매일 자신이 등록한 사이트에 들어가 당첨 여부를 확인해보고 새로 경품을 내건 사이트가 없나 살펴보는데 지금까지 10여개의 현금 제공 사이트를 찾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금경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여전하다. 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금 경품 전략은 네티즌에게 사행심을 조장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에 저해가 된다”고 지적했으며 정신과 의사인 최태영 박사는 “현금 경품은 도박이나 복권처럼 청소년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07/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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