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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스타열전(21)] 김성현 넥스텔 사장(下)

김성현 사장에게 일본은 새 삶을 일군 곳이다. 맨손으로 건너간지 5년만에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 그리고 사업 시작에 필요한 종자돈을 갖고 돌아왔다.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도 실패한 사람이 남의 나라에서 재기하기가 쉬웠겠습니까?”

“어려움을 이겨낸 비결이 있었을텐데요”

“마케팅이죠. 일본에서는 거꾸로 갔습니다. 철저한 조직사회인 일본에는 4~5단계를 거치는 하청구조가 형성돼 있는데 그 중간단계를 건너뛰는 마케팅을 시도했습니다. 강화플라스틱(FRB)사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중간단계를 무시하고 대기업 미쓰비시와 자동차 몇몇 업체와 직접 계약을 했죠. 그렇게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셨습니까?”

“일본은 배타적인 나라입니다. 신용을 잘 지키니까 괜찮은 업체라더니 웬만큼 자리를 잡자 견제가 심해졌어요. 결정적인 게 FRB협회 가입입니다. 국적을 바꿔야 가입을 시켜준다고…. 그래서 또 망하더라도 돌아가자고 마음먹었죠.”

김성현 사장은 일본에서의 성공비결으로 ‘헝그리 정신’을 꼽았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포츠에만 헝그리 정신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배가 고플 때, 헝그리 정신이 살아 있을 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제대로 된 벤처기업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헝그리 정신과 초심유지

헝그리 정신과 항상심(恒常心)이 그의 벤처관을 이루는 두 개의 축이다. 성공하려면 헝그리 정신이, 성공한 후에는 항상심만이 항상 파고가 높은 벤처기업의 앞날을 지탱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돈만 벌면 이상해지는, 일부 벤처기업인에 대해 못마땅한 표정을 굳이 감추지 않는 김 사장은 “과거를 잊으면 미래는 없습니다. 창업때 가졌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헝그리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넥스텔에도 올해에 도전하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게 뭘까? “웹 기반의 지리정보시스템(GIS)분야에서 승부를 걸 작정입니다. 아직까지는 수요가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물류, 관광, 도시계획, 교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응용될 분야라고 봅니다.”

그러나 GIS가 그렇게 만만한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지난해 CAL-GIS(미 캘리포니아 GIS전시회)와 캐나다 GPS-Wireless99(GIS 전시회) 등에서 자체 개발한 GIS ‘넥스트맵’을 선보여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 뒤떨어져 있어요. 잘 나가는 벤처들이 저마다 세계 최고라고 큰소리치며 미국 공략에 나서지만 미국 시장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넥스텔)도 넥스트맵의 경쟁력을 보고 틈새시장을 파고드는데, 글쎄요! 결과는 두고 봐야지요.”


3차원영상 GIS 구축 절실

솔직한 그의 토로다. 어쩌면 앞으로는 너무 솔직한 게 그의 흠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의 약점을 알면 대처도 빠르지 않을까. “지난 4월 현대우주항공에서 분사한 e-HD.com, 아이콜스와 함께 위성영상을 이용한 3차원 GIS 개발을 위해 3G코어를 설립했습니다.

기존 GIS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3차원 GIS 시장에 미리 들어가 승부를 걸 생각입니다” 3G코어가 개발하는 3차원 GIS는 위성영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현재의 GIS 자료보다 더욱 생생하고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의 GIS는 단편적인 이미지 위주여서 사용자들의 불만도 없지않다. 그래서 넥스텔을 위해서나, 사용자를 위해서나 하루빨리 3차원 영상의 GIS를 구축해야할 형편이다.

넥스텔의 또다른 도전은 인터넷 전용선 서비스(ISP)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바로 위성기반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이다.

넥스텔은 이를 위해 미국의 위성기반 인터넷 캐싱 솔루션업체인 시데라(CIDERA)사와 솔루션 도입계약을 맺는 등 포괄적인 제휴관계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넥스텔은 8월부터 국내 최초로 위성기반 웹 캐싱 서비스를 시작하는 ISP사업자가 된다. 정식 서비스는 11월부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넥스텔 ISP 고객은 추가비용 지불없이 다른 ISP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동영상이나 대용양 멀티미디어 자료를 전송하거나 다운받을 수 있다.

3차원 GIS나 위성 ISP 모두 바깥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김 사장은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우리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은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게 나쁘거나 부끄러운 일은 아니죠. 앞선 정보와 기술을 들여와 우리 것으로 만든 뒤 부가가치를 높여 해외에다 내다팔면 회사(넥스텔)도 크고 우리나라도 좋아집니다.”


"첨단기술 들여와 우리것으로 만들어야"

넥스텔이 최근 개발한 ‘넥스트맵 모빌’(GTS)은 부가가치를 높인 전형적인 기술이다. GTS는 휴대폰 및 PCS 무선통신망을 이용, 이동전화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인터넷 전자지도상에 그 위치를 표시하고 웹과 휴대 단말기간의 쌍방향 통신을 제공하는 새로운 위치 추적 시스템이다.

넥스텔은 이 기술을 갖고 일본과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멀티미디어 관련 제품과 교통부문의 인터넷 컨텐츠 등을 중국과 일본에 수출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 사장 개인적으로는 한가지 과제가 더 있다.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회장으로서 차세대이동통신사업(IMT-2000)의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중소기업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회원사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넥스텔사장으로, PICCA회장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김 사장이지만 ‘밑바닥’에서 기사회생한 경영자답게 미래를 대비하는 젊은이에게는 “철저하게 준비한 뒤 스스로 악역을 맡아 회사의 밀알이 된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나서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07/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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