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스위트 워터· 서버번

음악에 인생을 걸었던 젊은 시절이 있는 분이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영화 두 편. 팝 음악은 이제 회고조의 영화를 만들어도 좋을 만큼 길고 다양한 역사를 갖고 있다.

비틀즈나 엘비스 프레슬리와 같은 불세출의 스타가 아니면 어떠리. 노래방에서나 이따금 불리는 곡일지라도 그런 추억의 노래를 부른 가수와 애청자는 행복할 것이다. 노래에 얽힌 추억과 회한을 안고 살아가는 장년의 남녀를 만나본다.

1999년 작인 <스위트 워터:Sweet Water; a true rock story>(12세, CIC)는 여성 감독 로레인 세나 페라라가 그리는 여성 로커 이야기다.

글렘 록을 화려하게 되살려낸 <벨벳 골드마인>이나 제니스 조플린을 모델로 한 <로즈>와 같은 빼어난 음악 영화가 대개 그러하듯 <스위트->도 갑자기 사라진 스타의 궤적을 쫓아 베일에 가려졌던 스타의 인간적 고민을 들추어내며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여기에 음악이 인생의 전부였다고 믿었던 젊은 날도 소중하지만 평범한 다른 길을 택한 현재도 소중하다고 덧붙인다.

50만 관중이 모여 32개 팀의 밴드에 열광했던 우드스탁 페스티발. ‘We are Music’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Mix TV의 여기자 케미 칼슨(켈리 윌리암스)은 이 역사적 공연의 첫 무대를 장식했던 록그룹 스위트 워터에 관한 프로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녹화 테잎을 보던 칼슨은 리드싱어 낸시 네빈스(에이미 조 존슨)의 열정적 무대 매너와 가창력에 반해 조사에 박차를 가한다. 대학가 바에서 6명의 남자가 취미삼아 연주하고 노래했던 스위트 워터에 어떻게 여성 싱어가 들어오게 되었는지, 여성 싱어의 영입으로 맞게된 변화, 그리고 최초로 퓨전을 시도했던 자신만만한 밴드가 어떻게 해서 갑자기 해체되었는지를 추적한 끝에 얻어낸 결론. “내 마음의 상처, 내가 당한 배신의 원인이 음악인줄 알았다.

그러나 나 자신이 문제였다.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스타라고 여겼었다. 그룹 해체에 미스테리는 없었다”

1999년 작인 <서버번:The Suburbans; A Rock'n Roll Fable>(12세, 콜럼비아)은 다날 라드너 워드가 각본, 주연, 연출을 도맡은 남성 록 밴드 이야기. 코믹 터치와 신나는 음악, 개성 넘치는 배우의 포진으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인기를 끌었다.

1981년의 할리웃. 고교 졸업생 4명으로 구성된 서버번이 열광하는 10대 소녀들 앞에서 히트곡 ‘Be My Side’를 부른다. 이들은 M-TV의 출현을 묻는 기자 질문에 “가수는 노래만 잘 하면 되고 연기는 연기자에게 맡기면 된다”는 아둔한 답을 한다.

현재의 롱아일랜드. 서버번 멤버들은 이렇게 살고 있다. 수영장 구조원이 된 대니(다날 라드너 워드)는 애인인 사진작가 그레이스(에이미 브레넌)로부터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말을 듣지만 아이는 절대 사절이라고 다짐한다.

보험판매원 로리(토니 구마)는 모델 출신인 늘씬한 라라와 살고 있지만 그녀는 미치광이 전남편을 잊지 못하고 있고 그녀의 두 아이는 늘 말썽을 일으킨다. 발 전문 의사인 미치(크레이그 비에르코)는 진료 도중 악상이 떠오르면 환자를 내버리고 기타를 퉁기는 바람둥이.

세 친구는 시실리 출신 갑부 줄스의 딸과 결혼하게 된 길(윌 페럴)의 결혼 피로연에서 18년만에 유일했던 히트곡을 연주하게 된다.

기타는 어느 쪽으로 매는지, 스타트는 언제 하는지 몰라 쩔쩔맬 만큼 음악과 멀어진 세월. 헌데 이들 연주를 들으며 자랐다는 아름다운 아가씨 케이트(제니퍼 러브 휴이트)가 레코드사 명함을 내밀며 이렇게 말한다. “밀레니엄 시대의 특징은 1980년대에 대한 향수이므로 다시 활동을 하면 어떻겠어요?”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

입력시간 2000/07/26 19:19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