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나이 파괴] 연상의 아내는 '두마리 토끼'


여의사 임필빈이 말하는 '연애, 결혼, 그리고 섹스'

얼마전 휴일에 집에 있었더니 막내 이모네가 집에 놀러오셨어. 이모부가 물으시더군. “Dr. Feel(필자를 지칭)은 시집 안가나? 내년이면 서른이잖아. 처형, Dr. Feel에게 선 같은 거 안 들어와요?”

과일을 깎던 엄마 왈.“작년까지는 선 한번 안 들어와서 ‘비뇨기과 여의사라고 다들 싫어하나’ 했는데 TV에 얼굴이 알려지면서 가끔 뚜쟁이들이 어디서 전화번호를 알아냈는지 귀신같이 알고 집에 전화를 해요.”

그러나 선이 들어와도 나는 한번도 맞선을 본 적이 없다. 아무리 직업이 어떻고 집안이 어떻고 해도 나이가 나보다 많으면 엄마가 거절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원하는 건 단하나. 젊은 사위다.

우리 집안은 좀 특이하다. 외할머니가 외할아버지 보다 4살 연상이고 친할머니도 친할아버지보다 5살 연상이다. 부모님은 동갑이고 이모도 이모부보다 2살이 연상이다. 내가 대학 다닐 때 나이가 많은 남자를 사귈려고 하면 엄마는 원천봉쇄를 하셨어.

또 나이 어린 남자를 만날 때는 용돈까지 주시면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어. 난 엄마가 왜 그렇게 나이를 따지는지 이해를 못했었지. 엄마의 설명은 이랬어. “Dr. Feel, 여자가 남자보다도 평균 수명이 더 기니 늙은 남자랑 살면 여자가 과부로 혼자 살 확률이 훨씬 높잖니? 소영이 엄마를 봐. (소영이네는 아버지가 엄마보다 8살 연상이다) 소영이 엄마는 아직은 50대 초반이라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싶은데 아버지는 환갑이 넘어 나다니기 힘들다고 집에만 있으려고 한대.

또 소영이 아버지가 50대 들어 고혈압약 먹기 시작해 발기 부전도 왔다더라. 소영이 엄마가 남편하고 잠자리 포기하고 산지가 10년이 다 되었데. 소영이 엄마가 결혼했을 때 소영이 아버지는 기반을 잡았으니까 살기가 편했겠지.

또 나이 어린 색시한테 얼마나 자상하게 잘 해줬겠니. 그러나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한단다. 몸이라는 게 40대 다르고 50대 다른 것 같더니, 이제 환갑이 되니까 하루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단다. 젊음은 돈주고 못 사는 거야.”


경제력과 함께 남편에 능동적 서비스

내 주위에 있는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 커플을 보면 공통점이 있어. 연상의 여자는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고 사회적 지위나 경험이 남자보다 많아. 또 권위적인 남자를 싫어하지. 아무리 나이 어린 남자라도 결혼하면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려 하겠지만 연애할 때만큼은 결코 권위적일 수가 없거든. 그랬다가는 당장 여자한테 짤리게? 그리고 남편이 젊으니까 자신도 덩달아 젊어지는 것 같대.

대부분 어린 신부는 남편에게 뭐든지 의지하려 하고 공주님 대접 받기만을 좋아하구. 이런 수동적인 자세가 잠자리에서도 연결되기가 십상이거든. 어린 신부가 부부관계때 수동적인 반면에 대부분 연상의 신부는 능동적이고 남편에게 서비스해야 한다는 정신이 더욱 투철한 것 같거든.

그 이유를 추정해 보건데 이런 여자는 남자가 자신에게서 성적 만족감을 못얻는다면 젊은 여자를 찾아 바람을 피울 것이라고 걱정을 하거든. 젊은 여자와 비교해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하겠어. 이미 나이로는 액면가가 낮으니까 테그닉으로 주가를 높이는 수 밖에.

남자들도 챙겨주기만을 바라는 어린 여자에게는 부담감을 느껴서 싫다고 하더군. 오히려 남자를 잘 챙겨주고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어서 자신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는 연상이 편하다는 거야. 그렇다고 누나라고 생각되는 것은 아니래.

여전히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한 여자로 여겨진다더군. 또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여자가 정상적으로 20대 중반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게 되면 30대에 들어서는 sexual activity가 절정에 이른다더군. 아마도 30대가 되면 성경험이 많고 애도 낳았으니까 뻔뻔한 아줌마 정신 때문에 자신의 성적 만족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껏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일 꺼야.

그런데 남자의 경우는 이미 20세때 절정이었고 그후는 계속 하강곡선을 그리는데, 남자가 나이가 많으면 소영이 엄마꼴 나는 거지. 요즘 신문이나 잡지를 읽다 보면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 커플의 이야기가 큰 이슈인 것 같아. 이런 커플이 없다가 생긴 것은 아닐테고.


결혼은 가치관에 따라 하면 되는 것

우리나라가 남성 위주의 권위적 사회였기 때문에 이런 커플이 있었어도 숨졌겠지. 이제 세상이 변하니까 이런 이야기가 마치 새로운 현상인양 떠들어대는 것 같아.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non of your business’야. 이게 옳고 저게 그른 것은 아니잖아. 나이가 많은 여자와 결혼하든, 적은 여자와 결혼하든 왜 상관이냐 이거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살면 되잖아. 남편을 고를 때 성적인게 중요하다 싶으면 나이 어린 남자랑 결혼하는 거고, 다른 사회적인 거나 경제적인 게 좋다면 성적인 부분은 포기하고 사는 거구. 우리나라가 다양성을 수용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야.

<임필빈 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의사>

입력시간 2000/08/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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