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미스테리] 일본군 금괴 어디있나

2차대전 종전 직전 필리핀 은닉 소문

소문에 따르면 히로히토 일본 천왕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 야마시타 대장에게 금괴를 필리핀의 터널에 숨겨두라고 지시했다. 전쟁 패배를 직감한 천왕은 이 금괴를 전후 일본 재건에 사용할 의도였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야마시타가 금괴를 숨겼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지만 소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야마시타가 필리핀의 요새에 숨어있다가 미군 병사에게 항복한지 55년이 지났는데도 금괴와 관련된 책과 인터넷사이트가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닐 스테픈슨은 그의 베스트셀러 ‘크립토노미콘’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금괴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고 올해 초 발간된 논픽션 ‘숨겨진 역사’는 금괴 때문에 일본이 전후 경제회생이 가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갖 종류의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지만 골자는 비슷하다. 일본군은 1930년대 만주 등 식민지에서 보석과 값나가는 금속을 조직적으로 약탈하기 시작했다.

금괴는 일본 군함에 실려 필리핀으로 옮겨졌다. 야마시타는 이 금괴를 필리핀의 한 터널에 숨겨놓고 주변에 지뢰와 독가스를 설치했다.

하지만 금괴 이야기에도 몇가지 석연치 않은 구석은 있다. 야마시타는 전쟁을 주도한 군부 핵심부로부터 따돌림을 당했으며 결국 히데키 도조 총리에 의해 면직되고 말았다. 도조가 퇴진하자 그는 1944년 12월 필리핀으로 전보됐다.

야마시타는 미군에 투항한 1945년 9월까지 미군의 총공세를 피해 6차례나 본부를 옮겼다. 10개월간 겨다니면서 과연 그 많은 금을 숨길만한 여유가 있었을까. 1943년에서 1944년까지 일본 통신사 도메이의 필리핀 특파원으로 일했던 케이 다테이시는 “그런 소문은 있었지만 아무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내가 아는 한 그저 시시한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리 송용회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8/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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